YG엔터, 본업 망가졌는데…매출‧영업이익 늘어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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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 본업 망가졌는데…매출‧영업이익 늘어난 까닭은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8.13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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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781억, 전분기比 21%↑...영업이익 2억, 흑자전환
자회사 YG플러스 실적 개선 영향...모회사는 각종 악재에 '휘청'
증권업계 “본업 불확실…목표주가 하향”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 사진=연합뉴스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YG엔터테인먼트(종목명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연이은 논란에도 2분기 실적이 일부 개선됐다. 본업인 엔터테인먼트업은 부진했으나 자회사 YG플러스(PLUS)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영향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적어도 내년까진 실적을 이끌만한 동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8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647억원)보다 20.8% 늘어났다. 상반기 매출은 1428억원으로 1년전(1400억원)보다 2.0%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23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한 2억원이었다. 다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20억원 영업손실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37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 1분기(73억원)에서 2분기 당기순손실 6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럼에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4억원)에서 149.3% 증가했다.

◆ YG플러스 매출 72% 증가…영업이익 흑자전환

이번 YG엔터테인먼트 실적을 이끈 건 자회사 YG플러스였다. YG플러스는 ▲음반‧음원 유통 및 음악플랫폼 운영 ▲머천다이즈(Merchandise‧MD) 제작‧판매 ▲광고대행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으로 자회사를 통해서는 ▲화장품사업 ▲골프선수매니지먼트 등 골프사업 ▲모델매니지먼트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YG플러스가 주력으로 하는 화장품사업은 2분기에도 부진했으나 음악사업이 양호한 성과를 냈다. 올 들어 YG엔터테인먼트의 음반‧음원 유통을 시작, 그룹 블랙핑크 앨범 유통 수익이 2분기에 인식됐다. 또 네이버 바이브(VIBE) 운영을 대행하면서 매출이 증가했고 성수기에 진입한 골프사업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YG플러스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13억원, 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240억원)에서 71.8%나 불어났고 영업이익의 경우 전분기 14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6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 7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 디지털콘텐츠 매출 감소에 타격

반면 YG엔터테인먼트의 별도기준 2분기 매출은 379억원으로 전분기(417억원)에서 9.1% 감소했다. 또 영업손실은 1억원을 기록, 지난 1분기 영업이익 9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먼저 수익성이 높은 디지털콘텐츠 관련 매출이 고꾸라지면서 실적에 타격을 줬다. 2018년 1분기 이후 디지털콘텐츠 매출은 매 분기 100억원을 기록해왔으나 2분기에는 89억원에 그쳤다.

그룹 블랙핑크 음원의 국내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빅뱅의 빈자리가 컸다. 블랙핑크 월드투어가 반영된 콘서트 매출 또한 전분기 대비 26.5% 감소한 64억원에 그쳤다. 이외 세무조사 관련 수수료와 승리 콘서트 위약금 등의 비용이 발생했다.

문제는 YG엔터테인먼트의 본업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올해 YG엔터테인먼트는 업계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시발점은 빅뱅 전 멤버 승리가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지난해 11월 발생한 폭행사건이었다. 이후 ▲승리 성접대 의혹 ▲승리 횡령 의혹 ▲강남경찰서 유착 의혹 등이 버닝썬 관련 의혹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버닝썬 외에도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 마약 투약 의혹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성접대 의혹 ▲빅뱅 대성 유흥업소 불법 영업 건물주 의혹 ▲양현석‧승리 원정 도박 의혹 등이 YG엔터테인먼트 내에서 줄줄이 터졌다. 업계 사건‧사고 대부분이 YG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연합뉴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연합뉴스

◆ “단기간 실적 개선 어려워…보수적 접근해야”

특히 최대주주인 양 전 대표를 비롯해 주요 아티스트들이 잇달아 각종 의혹에 휘말리면서 YG엔터테인먼트 본업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당장 하반기 아티스트들의 컴백과 신인 아티스트 데뷔가 미뤄졌다. 이들 아티스트들의 활동 여부가 불투명해 당분간 본업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만8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내리면서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또 유진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기존 각각 4만2000원, 3만9000원에서 2만9000원, 3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내림폭이 가장 큰 곳은 하나금융투자로 기존 4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34.9%나 낮췄다. 특히 이 증권사의 이기훈 연구원은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아이콘 컴백 및 신인그룹 트레져13의 데뷔가 연기된 데다 하반기 콘서트 횟수가 줄어들어서다.

김현용 이베스트주자증권 연구원 또한 “블랙핑크의 선전에도 위너‧아이콘 컴백이 지연되고 신인 데뷔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활동량 자체가 줄어들었다”며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심리는 4분기 블랙핑크 컴백과 빅뱅 전역이 겹치는 시점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안타증권은 YG엔터테인먼트의 본업 불확실성을 감안, 투자의견을 의견없음(Not Rated)로 변경했다. 실적을 책임지던 빅뱅 멤버들까지 위험(리스크) 요인이 됐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빅뱅의 군 전역 이후 활동 재개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기업가치 평가에 걸림돌이 됐다”며 “빅뱅 활동 재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투자의견‧목표주가를 다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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