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내부자들' 조상무에서 독립군 마병구로…어엿한 주연배우 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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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내부자들' 조상무에서 독립군 마병구로…어엿한 주연배우 조우진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08.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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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의 인상깊은 연기 이후 영화감독들 러브콜 이어져
'미스터 션샤인'에서 영어, '남한산성'에서 만주어, '봉오동 전투' 일본어 통역 역할
서슬퍼런 악역에서 순박한 삼촌까지 폭 넓은 연기로 상승세
사진=연합뉴스
요즘 가장 바쁜 영화배우 조우진.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무려 4개 국어를 구사하는 배우. 영화 팬이라면 최근 그가 나온 영화 한 편쯤은 봤을 배우. '내부자들'의 조상무, '1987'의 박종철 삼촌, 배우 조우진이다.

1979년 1월 대구광역시 출생,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를 졸업했다. 재학 중 1999년 연극 '마지막 포옹'으로 데뷔했고 영화는 2009년 ‘껍데기’로 데뷔했다.

'최종병기 활’에서 단역인 청나라 전령장교로 출연, 그 후 몇 편의 조연을 거치고 드디어 내부자들(2015)에서 조상무역으로 캐스팅 된 후 ‘더 킹’, '남한산성', '브라더', '강철비', '1987', '창궐', '국가 부도의 날', '마약왕', ‘돈'  그리고 최근 '봉오동 전투'까지 가장 바쁜 배우면서 가장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배우다.

 

영화 '껍데기들'로 데뷔한 조우진(맨 왼쪽).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껍데기'로 데뷔한 조우진(맨 왼쪽). 사진=네이버 영화

 

조우진이라는 배우가 대중에게 각인되기 시작한 영화는 ‘내부자들’. 

원래 조상무 부하 역할로 오디션을 봤는데 오디션 진행을 맡은 조감독이 조상무 역할 후보에 끼워 넣어 감독에게 제출, 우민호 감독이 그 영상을 보고 발탁했다고 전해진다. 연락을 받고 감독과 일대일로 짧은 오디션을 가졌는데  ''어떻게 오디션을 봤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혼미한 상태"였다고 회상한 조우진은 그 조감독을 '친구이자 은인'으로 휴대폰에 저장했다고 한다.

조우진이 '내부자들'에서 서늘한 눈빛으로 안상구(이병헌)에게 내뱉은 그 유명한 대사.

 

“청소를 시킸으믄 청소만 해주믄 되지 왜 쓰레기도 훔칠라카나요. 갖구온나.
여 하나 썰고.”
“여기요?”
“거 말고 여 썰어라.”


이 영화로 청룡 영화상 남우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 조우진.사진=네이버영화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 조우진.사진=네이버영화

'강철비'에서는 북한 넘버원과 엄철우(정우성)를 남한까지 따라온 요원 최명록 역을 맡았다.
대사는 많지 않지만 강렬한 연기를 펼친 조우진은 이 역으로 백상 예술 대상 남우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남한산성’에서는 청나라 통역관 정명수 역을 맡았다. 정명수는 원래 조선의 노비였으나 나라를 등지고 청나라에서 역관(통역관)이 된 인물. 조우진은 중국어가 아닌 만주어를 소화했어야 했는데 중국어와 판연히 달라 무척 힘들었다고. 만주어 대사를 보이는 곳곳에 붙여놓고 공부하는 열성을 보였다고 한다.

 

“홍의포라는 대포요. 원래 서양에서 들어온 것인데  명나라 놈들한테서 빼앗은 것이요.
당신들의 임금님이 숨어있는 작은 성벽도 이 홍의포 몇 발이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릴 것이오.”
“이보시오 정대인. 그대도 본디 조선사람이라 들었소. 어찌 그런 말을 쉽게 입에 담을 수 있단 말이오.”
“이보시오 영상. 나는 부모가 노비라 태어날 때부터 노비였소. 조선에서 노비는 사람이 아니오.
다시는 나를 조선사람이라고 부르지 마시오.”


"사람이 아니요"란 부분에서 분함을 이기지 못해 입술을 부르르 떠는 연기가 절절하다.

그 뿐인가. 청나라 장수 용골대(허성태)의 말도 싹둑 잘라버린다.

 

"너희 조선인들은 어찌 그리도 아둔한가."
"장군, 저는 이제 대청제국의 사람이옵니다."

 

'국가부도의 날'에서는 재정국 차관으로 엘리트 관료역을 소화했고, '돈'에서는 작전세력을 추적하는 금융감독원 수석 검사 한지철을 맡았다. '내부자들'의 열연 이후로 주연을 서포팅하는 역할에서 비중있는 조연 혹은 주연으로 올라선다. '돈'에서는 극중에서 ‘사냥개’로 불리며 한 번 물면 놓치않는 집요하고 근성있는 검사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마병구 역의 조우진. 사진=네이버영화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마병구 역의 조우진(맨 오른쪽). 사진=네이버영화

최근 개봉한 '봉오동전투'에서 조우진은 특이하게 일본어를 통역하는 역할로 나온다. '남한산성'에서 만주어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미국공사관 역관 임관수를 연기하며 영어를 통역했다.

마적(賊) 출신 마병구는 백발백중 사격 솜씨에 일본어도 능통하며 해철(유해진)의 오른팔이자 아드레날린을 돋우는 캐릭터이다. 마적이 잘하는 일본어는 한계가 있다며, 유창함 보다는 절박함을 가미한 '서바이벌 일본어'를 구사해 극중 재미를 더했다.

또한 유해진과 '1987'에서, 이장하 역의 류준열과 ‘돈’에 함께 출연했던 조우진은 이번 영화에선 당당히 주연으로 상대 배우들과 케미를 만들어내는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다.

다소 암울하고 불안한 상황에서도 대장 해철을 믿고 따르는 병구역의 조우진은 극중에서 완급 조절의 연기로 봉오동 전투를 대하는 관객의 지나친 경건함과 진지함을 다소 덜어내주는 역할을 한다는 평.

원신연 감독과의 첫 만남 당시 조우진은 '연기 가계부' 같은 수첩을 들고 왔다고 한다. 캐릭터 분석은 기본, 씬마다 어떤 호흡, 어떤 감정으로 연기할 지를 깨알같이 적어놓은 수첩이었다고. 이런 치밀한 노력 덕분일까. '봉오동 전투' 역시 순조로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힘든 무명시절 중 11년을 함께 한 여자친구와 지난해 결혼한 조우진.

16년의 무명 생활을 딛고 일어선 그에게 앞으로 펼쳐질 연기 스펙트럼은 그 한계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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