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2Q 사상 최대 실적 비결은…해외로 향한 '박현주 마법'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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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2Q 사상 최대 실적 비결은…해외로 향한 '박현주 마법' 통했다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8.09 2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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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이미 지난해 연간 세전순익 넘어서며 '효자노릇'
8조원대의 자기자본 바탕으로 IB, 트레이딩 부문서 발군
위탁매매, 자산관리 비중은 낮아져...단기금융업 허가 여부가 변수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사상 최대'

2분기 미래에셋대우 주요 사업부문 실적에는 이 수식어가 빠지지 않았다. 전체 영업이익부터 통합법인 출범 이후 최대 규모였다. 특히 해외법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기업금융(IB)·트레이딩 부문의 성과가 실적에 보탬이 됐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2618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1420억원)보다 84.3% 늘어난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2016년 12월 합병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2분기(2140억원)와 비교해도 22.9% 증가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 또한  2194억원으로 지난 1분기(1682억원) 대비 30.4%, 지난해 같은 기간(1571억원)보다 39.6% 증가했다. 매출의 경우 전분기(4조6897억원) 대비 9.0% 줄어든 4조2686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동기(4조721억원) 대비로는 4.8% 늘었다.

◆ 해외법인, 이미 지난 한해 수준 세전순익 달성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겸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Global Investment Strategy Officer)이 진두지휘하는 해외법인의 가파른 성장세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박 회장은 지난해 5월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국내 사업에서 손을 떼고 해외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박 회장은 특히 올 초 임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국내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전념하겠다고 결정할 때 쉽지만은 않았다”면서도 “지금 생각하면 최근 Global X 인수 이후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략적인 사고를 갖고 좋은 회사를 만들어 후대 경영인들에게 글로벌 미래에셋을 물려줄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자료=미래에셋대우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10개국에서 11개 해외법인과 3개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법인은 IB·트레이딩·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주력 사업에 따라 세 곳으로 분류된다. ▲IB·투자 사업에 특화된 홍콩·런던·인도·LA 법인 ▲현지 증권사로 성장한 브라질·인도네시아·베트남 법인, 그리고 ▲기타 뉴욕·싱가폴·북경·몽골 법인 등이다.

2분기 해외법인의 세전순이익은 사상 최대 규모인 444억원으로 지난 1분기(428억원)보다 3.7% 늘었다. 상반기에만 872억원 세전순이익을 기록,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845억원)을 뛰어넘었다.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곳은 홍콩·런던·인도·로스앤젤레스(LA) 법인으로 2분기 302억원의 세전순이익을 냈다. 지난 1분기(292억원)보다 3.4%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91억원) 대비로는 231.9%나 늘었다.

IB·트레이딩 부문을 중심으로 이들 법인의 올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는 게 미래에셋대우 관계자의 설명이다. 네 법인 모두 IB 사업에 집중하며 지역 특성에 따른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홍콩법인의 경우 본사와의 협업을 통한 ‘빅 딜(Big Deal)’ 투자·상품화에 적극적이다. 미국 LA법인의 경우 IB와 자산관리(WM)의 시너지를 추구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외에 8개 해외법인 또한 세전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했다. 브라질·인도네시아·베트남 법인의 2분기 세전순이익은 116억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동기(37억원)보다는 213.5% 증가했다. 뉴욕·싱가폴·북경·몽골 법인의 경우 2분기 세전순이익 27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20억원) 대비 35.0% 늘었고, 지난해 1분기(8억원)보다 세 배 넘게 증가했다.

자료=미래에셋대우
자료=미래에셋대우

◆ 위탁매매·자산관리 수익 비중 ↓…IB‧트레이딩↑

해외법인과 더불어 주요 사업부문 가운데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한 IB·트레이딩 부문의 성장세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3월 분기보고서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8조 3524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1위다. 최근 증권사 수익구조의 중심이 리테일에서 IB 부문으로 옮겨가면서 자기자본 규모가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사상 최대인 1086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31.0% 늘었다. 구체적으로 ▲인수주선수수료 397억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문수수료 275억원 ▲ 채무보증 251억원 등이었다.

기업여신은 1조8000억원대 잔고를 유지하며 수익이 전분기 대비 42.5% 증가한 376억원이었다. 이로써 2분기 IB 관련 수익은 1462억원을 기록, 지난해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1000억원을 웃돌았다.

또 자기자본투자(PI)를 포함한 트레이딩 부문은 전분기 대비 34.4% 증가한 1663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채권운용 부문이 저금리 기조 속에 채권 잔고를 7000억원 늘리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냈고 파생운용 부문 역시 파생결합증권 발행·상환 규모 회복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2분기 별도기준 순영업수익 4587억원 가운데 위탁매매(브로커리지·Brokerage) 수수료 비중이 전분기 대비 3.8%포인트 낮아진 19.8%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 비중이 10%를 기록한 건 처음이다.

또 2분기 자산관리 부문 수익비중이 11.5%로 지난 1분기보다 0.6%포인트 줄었고 이자손익 비중이 같은 기간 1.4%포인트 감소했다. 대신 트레이딩 부문과 IB 부문의 2분기 수익비중은 각각 34.2% 22.3%로 전분기 대비 1.9%포인트, 3.8%포인트 높아졌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2분기 실적에서 수익구조의 안정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며 “지속적인 자기자본투자를 바탕으로 IB‧트레이딩 부문을 비롯해 해외법인의 수익 창출력을 높여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 8조원대 자기자본 바탕으로 성장에 가속도

미래에셋대우는 순자본비율‧레버리지비율 등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현재 6조8000억원 규모의 국내‧외 투자자산을 꾸준히 늘리며 성장세를 지속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특히 IB‧트레이딩 부문와 해외법인의 시너지를 추구할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업계는 IB 부문을 중심으로 한 수익 구조의 변화로 자기자본 규모에 따른 실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로서는 자기자본 기반이 있는 만큼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간 미래에셋대우가 초대형 IB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건 2016년 통합법인 출범 이후 일종의 합병 비용을 감당한 때문이라고 본다”며 “글로벌 IB에 걸맞은 자기자본 규모를 가지고 있어 국내 다른 증권사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가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사업 규모가 더 커지게 된다. 단기금융업을 영위하는 초대형 IB(자기자본 4조원 이상)는 자기 신용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두 배까지 만기 1년 이하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는 미래에셋대우가 16조원이 넘는 자금력을 끌어올 수 있는 셈이다. 이 조달자금은 기업금융을 비롯해 부동산금융 등에 쓰인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12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받으면서 심사가 보류됐다. 다만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6월 2~3개월 내에 심사를 마무리한다고 밝히면서 미래에셋대우의 단기금융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막대한 자금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면서 증권업계의 새 판도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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