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어 산’ 보험株...실적 악화 우려에 추가 금리인하 전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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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넘어 산’ 보험株...실적 악화 우려에 추가 금리인하 전망까지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8.08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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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KRX보험지수 20.1% 하락
추가 금리인하 전망에 실적 악화 우려 높아져
당분간 신계약 경쟁에 따른 비용 부담 지속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보험주(株)가 약세가 심상찮다. 통상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의 수익성이 악화,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추가 금리인하 전망까지 제기되자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또 당분간 신계약 경쟁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험업종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KRX보험지수는 1216.11로 마감, 지난 1월 2일 연초(1216.11)대비 20.1% 하락했다. 보험 ‘대장주’ 삼성생명은 8일 6만88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연초보다 14.3% 내렸다. 삼성화재(-5.5%), DB손해보험(-23.5%), 현대해상(-36.3%) 등 역시 가파른 내리막을 걸었다.

◆ 채권금리 하락세 지속…주가 상승 제한

보험업종의 가장 큰 악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다.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들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

보험사의 실적은 크게 보험영업 부문과 자산운용 부문으로 구성된다. 특히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자산운용 부문의 성과가 중요해졌다.

문제는 금리가 하락할 경우 자산운용수익률이 내려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하에 따라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평가이익이 상승, 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금을 위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한 보험사 특성상 장기채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이 낮아진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고수익을 낼 만한 투자처가 줄어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 투자환경이 나빠져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며 “실제 대체투자 등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이익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수익률 인하로 보험사들은 역마진 위험에 노출된다. 즉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은 줄어드는데 고금리 확정형 상품 혹은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에 높은 금리를 적용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해서다. 특히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2000년대 초반까지 5% 이상의 고금리 상품으로 몸집을 불려온 탓에 금리 인하의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미국에 대(對) 중국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국내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부터다. 이달 말 한국은행이 금리를 한번 더 내릴 경우 보험업종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경기 둔화 우려를 감안하면 채권금리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당분간 보험업종의 상승 동력(모멘텀)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보험업계에선 금리인하의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와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헤지(위험회피) 등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하는 등 실적 악화를 보완해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당장 실적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당국 모집수수료 개편 효과 미미

시장 전문가들은 또 금융당국의 보험상품 사업비‧모집수수료 개선안(案)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보장성보험 중 불합리한 사업비 체계 개선 ▲보장성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인식시키는 요인 개선 ▲보험 모집수수료 제도 개선 등을 핵심으로 하는 안을 발표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모집수수료 제도 개선을 통해 보험사 간 경쟁 구도가 완화, 관련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번 개선안에는 보험계약 첫해 수수료와 해약환급금 합계액이 연간 납입 보험료를 넘어서지 못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그 다음해부터는 제한을 두지 않아 절대적인 수수료 총액이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 모집수수료 개선안이 2021년부터 도입되면서 그때까지는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이 시행된다면 신계약 경쟁이 완화되고 보험계약 유지율이 개선될 수 있으나 시행 시기”며 “당분간 보험사간 신계약 경쟁과 사업비 지출이 지속되면서 경쟁 완화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이번 발표로 단기간에 신계약 경쟁 구도가 완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내년 초 실손요율 인상폭이 구체적으로 확인될때까지는 보험주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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