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그룹재건 자금조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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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그룹재건 자금조달에 달렸다
  • 조희제
  • 승인 2015.09.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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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7,228억원 인수가격 제시...빠르면 추석전에 끝날 수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의 지주사역할을 해온 금호산업을 되찾아 금호그룹을 재출범시킬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격 7,228억원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연합뉴스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4일부터 55개 채권금융기관들로부터 7,228억원의 매각 가격에 대한 찬반을 취합한 결과, 18일 75% 이상의 채권단이 동의를 표시해 가결 요건을 충족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 측에 21일 결의된 가격을 통보할 예정이다.

채권단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1조원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경입장을 취해온 미래에셋 PEF(사모투자펀드)이 이 가격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과 박회장은 빠르면 추석전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융권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채권단이 국내에서 박회장 외에는 적당한 인수주체가 없는 상황이어서 당초 예상했던 인수가보다 낮지만 빠른 시일내에 거래를 끝내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마지막 남은 관건은 박회장이 7,000억원대의 인수대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박회장은 현재 자산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과정에서 보유지분이 크게 줄었으며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매각하면서 박회장의 자산도 쪼그라 들었다.

박회장이 개인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돈은 5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회장과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주식(10.1%)를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도 500억원 정도다.

금융투자업계는 박회장이 나머지 6,000여억원을 지난 5월 금호고속과 금호리조트를 4,150억원에 인수할 때 활용한 대금 조달방법을 다시 꺼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의 손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운 뒤 이 SPC가 외부에서 3,500억원을 융통해서 인수대금을 지불했다.

박회장은 이번에도 금호고속을 우호세력인 칸서스자산운용에 3,000억원대에 매각하는 것이다. 박회장이 조달해야할 자금이 4,000억원대로 줄어든다.

박회장의 자금조달 시나리오가 이렇게 완성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가 금호산업에서 금호터미널로 바뀌어 금호터미널→금호고속→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출자구조가 등장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 박회장의 인수대금 조달방안은 개봉박두만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채권단의 가격을 통보받은 박 회장이 고민을 끝내고 이달 말까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고 결정하면 주식매매계약이 맺어지고, 12월 30일까지 거래를 종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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