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韓금융시장, 9월중순 美 금리인하前까진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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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韓금융시장, 9월중순 美 금리인하前까진 '시계 제로'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8.06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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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9월17~18일 美연준 금리인하 `단기 이벤트` 꼽아...파월, 트럼프 요구 수용할 듯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혼돈의 근본원인...내년말 대선까지 이어질 듯
"한국, 단기적으로 수출 회복 시급...추경과 금리인하로 경기부양 나서야"
자산가 투자 방향 "달러는 분할 매수, 채권비중 늘리는 중"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중국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화 역시 가치가 떨어지면서 미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있는 반면 국내증시 역시 급락했다.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까지 겹치면서 국내 경제는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번진 금융시장의 혼돈은 내년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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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심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48포인트(1.51%) 내린 1917.50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6년 2월29일(1916.66) 이후 약 3년5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스닥지수 전 거래일보다 18.29포인트(3.21%) 내린 551.5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14년 12월 30일(542.97) 이후 4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변동없이 121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개장 이전에 미국 뉴욕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2.90%),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2.98%), 나스닥지수(3.47%) 모두 급락했고, 미국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악재가 많았으나 개장초부터 외환당국의 실개입 물량이 쏟아지면서 시장의 롱(매수)심리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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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48포인트(1.51%) 내린 1917.50으로 약 3년5개월만에 최저치로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 "증시-원·달러환율 변동성 이달까지 지속될 것"

지난주 미국 정부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데 이어 5일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방어선인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갈등이 더욱 심화,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증시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적어도 이달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미중 재협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외 이슈를 해소할 만한 대형 이벤트가 없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증시에는 경제적 이슈, 국내 기업 펀더멘탈 등이 모두 반영된 상황에서 대내외 정치적 이슈가 중요한데 당장 이를 완화시켜주거나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이벤트가 없다"며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오래가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당장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본과의 무역갈등까지 격화됐고,국내 펀더멘탈 역시 약해 원화 강세 모멘텀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원화 약세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연구원은 각각 증시·환율 반등할 수 있는 시점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개최되는 오는 9월 17~18일로 예측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제롬 파월 총재가 이끄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100%다. 인하 폭은 0.25%포인트 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0.5%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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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은 미국 내년 대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 "韓, 수출회복과 경기부양 시급....장기적 불확실성 잠복"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 약한 가운데 미·중·일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의 근본적인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들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미중 무역갈등,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불안전성 요소가 그대로 금융시장에 반영됐다"며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장 외환 시장도 불안해 금리를 무작정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 변동성에 큰 영향을 끼쳐 원·달러환율은 물론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켰다"면서 "일본과 무역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대내외 악재가 모두 국내 경제로 전파되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 정부도 제대로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단기적으로 수출 타격을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고, 추경 예산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시작된 국내 경제 불확실성은 내년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장기적 비관론을 내놨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FOMC의 기준금리 인하(0.25%)에 만족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뒤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을 보면 중국과 싸움을 내년 11월 미국 대선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갈등을 전면에 내세워 금리인하 정책을 강하게 펼칠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며 금리인하로 인한 경기부양 효과를 재선의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제로(0)금리'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는 가운데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로금리의 실현 가능성을 떠나서 미국이 물가 안정 차원에서 크게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정환 교수 역시 "제로금리까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많이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만약 실현된다면 한국 역시 큰 폭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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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불확실성 탓에 '안전자산' 금·달러로 몰리는 중

한편,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달러로 부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KRX금시장에서 1g당 금 가격(종가 기준)은 전날보다 910원(1.59%) 오른 5만81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거래량은 267.6kg로 가격과 거래량 모두 KRX금시장이 개장한 지난 2014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부지점장)은 "글로벌 주식 시장이 모두 흔들리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와 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기존에 달러에 투자했던 분들의 환전도 많아지고 있다"면서 "다만 달러와 금 모두 최근 단기간에 모두 급등했기 떄문에 분할 매수, 역외펀드 또는 단기 차익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채권형 펀드 비중을 60~70%, 외화 ELS(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 투자를 10~15%로 가져가는게 안정적인 자산운용"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최근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된 상황에서 최근 많이 오른 달러는 분할 매수는 권유하고 있다"며 "증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주식은 적립식으로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취약한 상황에서는 변동 리스크가 큰 주식보다 금이나 채권으로 향하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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