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30만명·법인세 1조6000억'...롯데 "일본 기업 아니다"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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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30만명·법인세 1조6000억'...롯데 "일본 기업 아니다" 항변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8.05 18:1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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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국면 속 또다시 고개든 롯데 정체성
오너·기업까지 나서 해명했지만…풀리지 않는 국적논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 대기업 총수 중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동하는 모습.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국내 대기업 총수 중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동하는 모습. 사진=롯데지주 제공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롯데는 한국기업입니다.”

최근 롯데그룹 소속 관계자는 이런 말로 하소연했다. 일본 정부의 2차 경제보복 조치 이후 ‘반일(反日)’ 감정이 더욱 격해진 가운데, 일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는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특히 ‘일본 색’을 지우기 위해 추진했던 모든 노력들이 거품처럼 사라질 것을 대비, 일종의 ‘정체성 알리기 전략’의 시동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 작년 법인세 1조5800억 납세…직·간접고용 30만명

복수의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그룹이 낸 법인세가 1조5800억원 수준”이라며 “직접고용 13만명, 간접고용까지 포함하면 30만명 이상”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70여개 계열사를 품고 있다”며 “여기에 코스피 시장에 상장돼 있다”고도 주장했다. 롯데라는 기업의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반문하려는 의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지난 2015년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출석해 ‘롯데는 한국기업이냐’는 질의에 “네, 맞습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당시는 형 신동빈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구조가 대중들에게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을 때였다.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 불매운동 중인 여대생. 사진=오피니언뉴스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 불매운동 중인 여대생. 사진=오피니언뉴스

◆롯데그룹, 정체성 수차례 해명…하지만 여전한 日 기업 논란 

롯데그룹과 신 회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체성 논란’이 최근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다수의 계열사가 불매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 각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하는 조치가 포함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앞서 지난달 1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감광재)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3개 소재에 대한 수출을 규제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로 양국의 갈등이 격화됐고, 국내에서는 자발적 일제 불매운동이 전개됐다. 이로 인해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아시히맥주 등 롯데·일본 합작사들은 매출이 반토막났다.

심지어 롯데 계열 편의점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은 전국 9700여 가맹점에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라는 긴급 안내문을 발송, 불매운동 피해에 대한 걱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코리아세븐은 롯데지주(지분율 79.66%)와 신 회장(8.76%)·형 신 전 부회장 회장(4.02%)·누나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2.42%) 등 대한민국 국적 주주가 지분 96.8%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극단적 일제 불매운동가 일부는 ‘코리아세븐이 로열티를 지급하는 최상위 회사가 세븐일레븐재팬’이라는 주장을 펴며 불매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롯데그룹 정체성 논란, 핵심은 호텔롯데 상장

이처럼 ‘롯데’가 한국기업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지배구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호텔롯데의 일본계 지분율을 50% 이하로 줄이고, 롯데지주 지배 아래 둘 계획이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출범(2017년 10월) 전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했다. 이 회사는 롯데홀딩스(19.07%)와 광윤사(5.45%), L투자회사 등 일본계 보유 지분율이 99%에 달한다.

하지만 신 회장이 지난 2016년 경영비리에 따른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상장 작업은 무산됐다.신 회장은 ‘70억원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단을 받아야 한다. 이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룹 내 2인자로 알려진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역시 지난달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에서 “연내 호텔롯데 상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과거 롯데와 지주사 출범 이후 롯데를 같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며 “롯데지주 출범한 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꾸준했다”고 의미 부여했다.

이어 “검찰 수사 등 외부적 영향으로 호텔롯데 상장이 지연된 것을 사실이지만, 그룹 총수가 약속한 만큼 관련 작업이 다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롯데 관계자도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당국과 현지 고객은 롯데를 한국으로 보고 보복했다”며 “두 달 전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롯데를 미국에 가장 많은 투자한 한국기업이라고 소개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기업이 정치·외교적 이슈로 국적논란이 제기된 점은 씁쓸한 현실”이라며 “분업화 시대에 일본과 관련이 없는 국내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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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2019-08-05 22:47:49
장난합니까?
세금이 그 정도면 순이익이 도데체?

wlq8995 2019-08-06 08:10:26
팔고환영받는미국에서새판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