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유혹한 그녀만의 비법, 당신의 타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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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유혹한 그녀만의 비법, 당신의 타입은?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5.09.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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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예 칼럼 ‘Blurred Lines’… 사랑, 섹스, 관계의 사회학

 

시대를 풍미했던 여인들이 있다. 그녀들 중에는 경국지색의 빼어난 미모를 지닌 여인들만 있던 것이 아니다. 눈에 띌 만한 미인이 아니었지만 본인만의 독특한 매력과 뛰어난 자기관리로 많은 이들을 잠 못 이루게 만들었던 여인들이 있다. 그렇다. 결국 꽃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건 그 꽃에 어울리는 그만의 향기인 것.

요즘 같은 시대에 예뻐지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꼭 유전자적으로 타고난 미인이 아니더라도, 노력하면 예뻐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외모만을 가꾸다보니 매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느낌이다. 누군가는 ‘나는 엄청 예쁜데 왜 인기가 없지?’라고 물을 것이다. 아마도 겉만 예쁘거나, 어딘가 모르게 침대에서 딱딱해 보일 타입이거나. 아무리 예쁘더라도 매력이 있어야 누군가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매력 있는 여자의 타입은 다양하다.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 하듯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으로 본인을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1. 클레오파트라 형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매력녀의 심볼로 뽑히는 그녀.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기록을 보면 사실, 그녀는 엄청난 미인이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더 많다. 키는 150cm가 좀 넘으며, 매부리코를 가졌다는 기록이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가장 큰 매력은 다름 아닌 ‘목소리’였다. 한없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의 외모를 여성스럽게 보이도록 했을 것이다.

이러한 클레오파트라는 자기 연출에 상당히 능한 여자였다. 그녀는 자신을 여신 같은 분위기로 연출하고는 남자를 맞았다. 아무리 대단히 남자다운 장수라도 그녀의 이런 연출에 긴장하지 않는 남자가 없었다. 자신을 마치 연극 무대 위 배우처럼 연출하였으며, 늘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남자에게 보여주었다. 누구라도 그녀의 이런 모습을 접한다면 그 다음을 궁금해 할 것이다. 이렇듯 변화무쌍한 클레오파트라는 당연히 여러 가지 화장술에도 능했다고 한다.

이런 그녀의 반전 매력은 바로, 지성미였다.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아랍어 등을 구사했던 그녀는 정말 외모 빼고는 다 갖춘 여자였던 것이다! 타고나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노력으로 오늘날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자의 심볼이 되어버렸다. 숨은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철저한 자기관리는 물론이거니와, 감정 표현을 잘 숨길 줄 아는 여자라면 클레오파트라 같은 매력을 지녀도 좋을 것이다.

 

2. 장녹수 형

연산군을 사로잡아 조선을 뒤흔들었던 여인, 장녹수. 그녀는 많은 영화나 문헌에서 알려졌다시피 상당한 미인까지는 아니었다고 한다. 조선의 왕을 사로잡았던 그녀는 사실 돌싱 중의 돌싱이었단다! 결국 그녀는 여러 번 시집을 갔다가 기생이 되고 만다. 이렇듯 파란 많은 인생에 궁궐에 입성할 날이 올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지.

과거도 화려한(?) 그녀는 어떻게 연산군의 마음을 잡았던 걸까? 장녹수는 남자 경험이 많은 것은 물론이요, 타고나기를 남자의 마음을 잘 읽었다. 그렇기 때문에 연산군이 무엇을 원하는지 역시도 빠르게 알아챘던 것이다. 또한 그녀는 연산군이 죽은 어머니에 대한 아픔이 있음을 알고, 평소 그에게 그의 어릴 적 이름을 부르기도 하며 어미처럼 굴었다고 한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도 장녹수(강성연 분)가 연산(정진영 분)에게 “우리 애기, 젖 줄까?” 하는 대사가 나온다.

또한 그녀의 교태와 아양은 당시 조선에서 따라갈 자가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 장녹수는 전형적인 요부 스타일이었던 것. 한 나라의 왕이었던 연산군이었으니 주변에 내로라하는 요부들이 왜 없었겠느냐만, 장녹수의 진짜 매력은 강인해 보이는 그의 숨은 아픔을 읽어내는 데에 있었던 것이다. 그건 그녀 역시도 아픔이 있었던 사람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난 미래를 가진 남자, 그리고 과거가 있는 여자를 좋아한다.(오스카 와일드)

 

3. 조세핀 베이커 형

프랑스를 매료시킨 당대 최고의 댄서였던 그녀. 그녀는 위의 두 인물과는 다르게 굉장히 빼어난 미인이었다. 그녀가 무대에 서면 모두들 그녀의 훌륭한 몸매는 물론이거니와 살아 넘치는 움직임, 그리고 아름다운 미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그녀는 전형적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슬럼가에 살았던 그녀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채 자랐다. 하지만 춤을 시작한 그녀는 상류층에 가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게 되고, 결국 전 프랑스를 열광시켜 버린다.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은 사실 외모가 아니었다. 바로 그녀의 천진난만함이었다. 젖가슴을 드러내고 전라의 모습으로 춤을 추던 그녀였지만, 왠지 모를 천진난만함이 그녀에게서 풍겨져 나온 것이다. 오히려 그게 더 야하게 느껴졌을지도.

사람들은 누구나 어린 시절 천진난만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럴 때 조세핀 베이커처럼 천진난만함을 풍기는 여자를 보면, 마치 그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녀에게서 휴식의 기분을 맛보는 것이다.

처음 태어나 잠들던 침대가 몹시도 그리워 어린 시절이/ 이런 말 할 때가 이미 찾아와 버린 건 어른이 돼간다는 짐이 힘겨울 때.(현진영 요람에서)

 

조세핀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어쩌면 인생에 웬만한 것들이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되어가며 무척 행복했을 것이다. 그랬기에 한번도 꽃을 피워보지 못했던 천진난만함이, 그제야 발현된 건 아니었을까.

 

4. 퐁파두르 후작부인 형

루이 15세의 꿈을 이루어준 내조의 여왕 퐁파두르 후작부인. 그녀는 전형적으로 헌신하는 스타일의 여인상이었다. 그녀는 뛰어난 미모로 루이 15세의 관심을 얻었지만, 오래가질 못했다. 그는 늘 새로운 여자를 찾아다니는 스타일이었기 때문.

하지만 그녀는 차분했다. 희망을 잃지 않고 질투심을 티내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더 상냥한 말투로 그를 맞았으며, 관능적으로 어필하는 여자들과는 다르게 우아함을 내세웠다. 하고 다니는 옷이나 액세서리, 메이크업은 물론 방에 두는 물건 하나까지도 신경 썼으며, 그에게 단 한 번도 화를 내는 일도 없었다.

사실 그녀는 루이 15세의 마음을 잘 읽어냈다. 루이 15세는 큰 권력을 얻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위대한 지도자로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채고는 자신을 통해 그 욕망을 풀어낼 수 있게 한 것이다. 평민 출신의 그녀였지만 문화적 소양을 길러 그의 좋은 대화 상대가 되어 주었다. 실제로 루이 15세에게 건축이나 문예와 관련해 훌륭하게 조언을 했으며, 로코코 문화의 상징적 존재라고 일컬어진다.

그녀는 침대에서도 남달랐다. 관능미보다는 고상하고 우아한 매력으로 어필했다. 이렇듯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을 가졌으니 다른 여자는 금방 금방 갈아치워도 그녀만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그녀는 무려 19년이나 루이 15세의 곁을 지켰고 가장 총애받는 첩실이었던 것이다. 사실 그녀는 아주 헌신적인 여성상임은 물론이거니와 야망이 아주 큰 여자였다.

 

시대를 풍미했던 여인들을 만나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그녀들은 사랑받기에 충분한 여자들이구나! 그녀들은 운 좋게 예쁘게 타고나서 사랑을 받았던 게 아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남자에게 사랑받는 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진 않겠다. 하지만 난 사랑받고 싶으며, 사랑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가치있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1,2,3,4번 유형 이외에도 인류 역사상 수많은 매력적인 여성들이 많았다. 아마 그녀들 모두 외모만을 가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겉모습이 주는 매력은 한정적이다. 하지만 속에 매력이 꽉 차 있다면, 그 사람의 속까지 파고들 것이다.

 

이번 가을 어떤 색상의 브라운 헤어 컬러가 유행할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남자들은 그런 거 모른다. 카푸치노 브라운, 밀크 브라운, 애쉬 브라운? 그저 남자들에겐 다 갈색일 뿐이다.(물론 여자들은 자기만족을 위하여 외모를 가꾸는 이유가 더 크다!)

위의 유형 이외에 ‘나만의 매력 타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보라. 그렇다면 아마 그에게, “내가 왜 좋아?”라고 물었을 때, “너라서 좋아”라는 말을 듣게 되지 않을까. 사랑받는 여자가 된 그 아름다운 느낌을, 모든 여자가 누려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주에는 남자 버전도 준비하겠다. /지예<칼럼니스트>

*참고문헌/ ‘유혹의 기술’(로버트 그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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