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대중의 비난 자초하는 모르쇠, ‘건물주 빅뱅 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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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대중의 비난 자초하는 모르쇠, ‘건물주 빅뱅 대성’
  • 권상희 문화평론가
  • 승인 2019.07.31 15: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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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 권상희 문화평론가] 조물주 위에 건물주란다. 

건물주 부모를 두고 있으면 금수저가 아닌 황금수저가 되는 세상이다. 부(富)의 유무에 따른 수저분류, 먹고사니즘이 팍팍한 시대에 이를 무조건 비판만 할 수도 없다. 

빅뱅의 대성. 젊은 나이에 스스로 성공해 건물주 대열에 들어섰으니 일단 대단하다고 칭찬이라도 해야 하나 싶다. 한편으론 보통 사람에겐 절대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해주는 연예인이란 직업에 새삼 부러움 마저 든다. 물론 노력으로 이룬 인기와 부(富)를 폄훼할 생각은 전혀 없다. 

◆불법의 아이콘 돼버린 YG사단

어쨌든 이번엔 대성이다. 

승리에서 시작된 버닝썬 사태, 비아이의 마약논란, 그리고 양현석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까지 바람 잘 날 없는 YG사단이다. 거기에 대성이 소유한 건물에서 성매매와 마약유통, 불법 영업이 이뤄졌다는 의혹까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패밀리여서일까. 성추문과 마약, 돈 문제까지 양상은 조금씩 달라 보이지만 결국 이들은 불행히도 닮은꼴이다. 이쯤 되면 YG엔터테인먼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불법의 아이콘이 돼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빅뱅 멤버 가운데 ‘태양’만 남았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들린다. 

가장 높은 곳에서 비상했던 그들, 이제는 날개를 잃고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다음 타자는 누구일까. 이들에게 끝은 있는 걸까.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속담이 있지만, 털어 보니 먼지 뿐인 이들에게 위안 삼아 해줄 말은 결코 못된다. 

빅뱅 대성. 사진=연합뉴스
빅뱅 대성. 사진=연합뉴스

◆'월 임대수익 1억' 넘는 300억짜리 건물주인데 '나는 몰랐다?'

대성이 31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거액을 들여 구입했다는 강남의 건물은 임대 수익만 월 1억이 넘는단다. VIP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간판조차 없는 업소들, 그 업소들이 위치한 층은 엘리베이터 버튼조차 일반인들에겐 허용되지 않는 ‘그들만의 세상’이 형성돼 있다고 한다.

탈세의혹, 성매매의혹, VIP고객에게 이뤄졌다는 마약유통 의혹 그리고 보도 이후에 행정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기습 폐업까지, 비밀스러운 공간에는 ‘의혹’이라는 이름의 역겨운 악취가 넘실댄다. 

화가 나는 건 그럼에도 그는 군 입대를 이유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예인들이 물의를 일으킬 경우 통상 소속사가 방패막이를 해주는데, 이번에는 그마저 여의치 않으니 대리인에게 떠넘기기식이다.

‘나는 몰랐어요’ 식의 기막힌 대응,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자기 소유의 건물에 어떤 업소들이 들어서 있는지는 임대수익과 직결된 사항이기에 건물주가 결코 모를 수가 없다.

빌딩 매입 시기는 2017년 11월, 대성의 군 입대는 2018년 3월이다. 4개월여의 시간차가 있는데 그 시기에 거액을 들여 사들인 자신 명의의 빌딩에 무관심할 수 있을까. 상식을 무시한 모르쇠가 변명이 될 수 있다고 믿는가.

'업소의 면면을 모를 리 없다'는 업주들의 반응말고도 건물 구입 전 성매매 알선 방조죄 등 건물주에게 법적 책임이 따르는지 법률 자문까지 받았다는 증언도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이례적으로 대성이 임차인에게 요구해서 받아냈다는, "임차인이 불법행위를 하거나 일반음식점 외 용도로 업소를 사용할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한다”는 내용의 계약 조항까지 드러났다.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까지 염두에 둔 치밀함, 그 영악함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그럼에도 언제까지 모르쇠로 일관할 것인가. 

◆공인이라면 법보다 도덕적 책임의 무게 더 느껴야

아직까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확실한 증거가 확보된 것은 아니다. 경찰이 대성과 관련해 전담 수사팀을 꾸렸으니 조사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추론 가능한 것은 그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법적 책임에서 빠져 나갈 구멍만큼은 성실히(?) 만들어 놓았다는 것일 게다.

대성, 그는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공인이다. 그러하기에 법적 책임보다 도덕적 책임의 무게를 더 크게 느껴야 한다. 법적 책임 유무를 따지기에만 급급했던 그간의 정황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며 각종 의혹과 관련된 거짓 해명으로 이제 그는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어쩌면 이런 상황에서는 거짓 전략보다 정직한 사과가 최선일지도 모른다. 대중에게 외면 받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제 그마저도 타이밍을 놓친 듯싶다.

 

●권상희는 영화와 트렌드, 미디어 등 문화 전반의 흐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글을 통해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하며 세상과 소통하길 바라는 문화평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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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7-31 18:56:10
그래서. 딴따라가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