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악재 '첩첩산중'...8월에 2000선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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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악재 '첩첩산중'...8월에 2000선 지킬 수 있을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31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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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코스피 예상밴드 1900~2150
日 ‘백색국가’ 제외 현실화땐 경기 우려↑
“실적 개선 종목에 주목해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다음달 코스피의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기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 국내 경기 우려 등 악재가 국내증시를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호재를 기대하는 대신 악재의 강도가 완화되는지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당분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실적에 따른 업종‧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코스피 예상밴드는 1900~2150으로 제시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유지됐던 심리적 지지선이 한 번 무너지면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다”며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다면 저점을 쉽게 가늠할 수 없을 것”고 말했다.

◆ 日 백색국가 제외…국내 경기 우려 높아져

시장에서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규모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다음달 2일 열리는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긴 ‘수출무역관리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의결 절차를 거쳐 공포되면 21일 후인 다음달 말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존 수출규제 품목(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칭가스)을 포함한 857개 품목이 ‘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허가’ 대상에 오르게 된다.

현재로선 일본 수출규제가 한국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국내 경기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특히 국내 수출을 지탱하는 반도체 업종이 타깃인 점도 경기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수출규제 강도가 강화되고 기간이 길어질 경우 경기‧실적 전망은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추가적인 규제 가능성도 있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본 수출규제에 관심이 모이면서 유동성 공급 등 호재에도 관망세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 메모리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추세적 상승 어려울 수도

일본 수출규제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반도체주(株)는 내달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이달 국내증시 부진에도 메모리반도체 현물가격 반등에 힘입어 매수세가 유입, 차별적 강세를 보였다.

다음달 반도체 업종이 추세적으로 상승하려면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신호가 뚜렷해져야 한다. 

다만 아직까지 업황 개선에 대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업황 불확실성이 완화되지 않은 셈이다. 하반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은 물론 전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을 이끄는 D램의 수요가 미미하다. 현물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반도체주를 쓸어 담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행진이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 현물가격이 하락할 경우 외국인의 매도세를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다음달 말에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 신흥시장(MSCI EM) 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의 유출(28일 종가 기준)이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에 매도세가 집중될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말 MSCI EM 지수에서 한국 비중 축소로 인한 외국인의 매물 출회가 이뤄진다”며 “주 타깃은 한국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2Q 실적 부진…연간 실적 전망 ‘암울’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하면서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유가증권시장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3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조9000억원)보다 38.6% 감소했다.

문제는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 대부분 하반기 실적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실적 바닥’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현재 영업이익 전망치는 144조7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낮은 수준인 데다 순이익의 경우 100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둔화 우려는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국내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2분기의 경우 기계‧자동차‧미디어 업종의 실적이 양호했다. 또 유틸리티‧조선‧운송‧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실적 충격(어닝 쇼크)의 기저효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화장품‧의류‧소프트웨어‧미디어‧교육‧기계‧소프트웨어 등을 비롯해 필수소비재, 즉 중국소비주와 내수주가 실적 기대 업종으로 꼽힌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시장 대응에 대한 현실적인 선택지는 실적 개선이 담보되는 종목일 수밖에 없다”며 “경기 하락, 이익 둔화, 일본 수출규제 등 증시를 제약하는 변수들의 저점 통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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