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장관 교체 앞두고 CJ헬로 인수·티브로드 합병 '불꽃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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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장관 교체 앞두고 CJ헬로 인수·티브로드 합병 '불꽃 신경전'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7.30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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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CJ헬로 인수에 SKT KT '알뜰폰 정책' 훼손 우려
LG유플 "CJ헬로 인수에도 시장점유율 21.8%에 불과..경쟁제한성 없어"
SKT·KT "알뜰폰 산업 쇠록 우려...소비자에도 이득 안돼"
LG유플러스는 30일 CJ헬로 인수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SK텔레콤의 문제 제기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LG유플러스는 30일 CJ헬로 인수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SK텔레콤의 문제 제기에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승인 등 통신방송업계 지각변동을 앞두고, 통신 3사가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현재 진행 중인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T와 티브로 인수 합병건 심의와 관련, 인수 절차 중 하나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놓고 열띤 공방전이 펼쳐졌다. 앞서 지난 2월14일 LG유플러스는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0%+1주를 8000억원에 매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입자 뺏기 혈안 SK텔레콤, 이율배반적"

LG유플러스의 CR정책담당 강학주 상무는 CJ헬로 인수가 알뜰폰(MVNO)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SK텔레콤의 주장에 대해 "SK텔레콤은 알뜰폰 가입자가 번호이동 시 더 높은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꼼수영업을 통해 '가입자 빼앗기'에 혈안이 돼 있다"면서 "그럼에도 알뜰폰을 장려하고 위하는 듯한 주장을 하는 건 이율배반적 태도"라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MVNO 이슈 몰이에 대해 "이율배반적 행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MVNO 이슈 몰이에 대해 "이율배반적 행보"라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논란에 대해 "이동통신시장의 1.2%에 불과한 CJ헬로 MVNO를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인수하는 것을 놓고, 경쟁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및 경쟁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비상식적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MVNO 도입 초기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도매제공에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해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 지정(2011년)된 바 있다"면서 "이동통신·알뜰폰 시장에서 요금경쟁에 가장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강 상무는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이 MVNO 정책을 언급하며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법 상식에 맞지 않으며 티브로드를 흡수·합병할 때 추정되는 시장지배적 전이 및 방송의 공적 책임 훼손 이슈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선통신·유료방송 1위 사업자(KT) 역시 자사 알뜰폰 가입자를 뺏길까하는 막연한 기우에 근거도 없이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인수를 문제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가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가 공정거래법 상 경쟁제한성에 추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SKT·KT "CJ헬로 인수 반대"

이같은 LG 유플러스의 주장에 대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SK텔레콤과 KT 관계자들은 거듭 반박했다.

SK텔레콤과 KT 관계자는 한 목소리로 "알뜰폰 시장에서 독행기업 역할을 수행한 CJ헬로를 LG유플러스가 인수할 경우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 복지가 저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독행기업(Maverick)이란 시장 경쟁을 촉진해 업계 독과점을 막아내고 소비자 이익 확대에 기여하는 기업을 말한다. 

배한철 KT 상무는 토론회에서 "CJ헬로가 알뜰폰 업계에서 처음으로 반값 요금제를 내놓는 등 혁신적인 노력을 했는데 LG유플러스가 가져간다면 독행기업 소멸은 물론, 알뜰폰 산업 전체의 쇠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의 기업결합을 불허할 당시 CJ헬로의 독행기업 역할을 인정했으며 이후 지위 및 기능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이통시장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CJ헬로의 기능을 무력화하고 가장 큰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면서 "CJ헬로에 가입자를 가장 많이 뺏긴 곳도 미디어로그와 LG유플러스라는 점에서 사업 인수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정부의 알뜰폰 정책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후 고용승계와 케이블 사업자로서 CJ헬로의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후 고용승계와 케이블 사업자로서 CJ헬로의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CJ헬로 인수는 달라"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이같은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강 상무는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은 20.6% 수준으로 CJ헬로 1.2%를 인수해도 시장점유율이 21.8%로 1위 사업자에 현격하게 못 미친다. 초고속인터넷 시장 역시 종전 18.9%에서 22.6%로 상승하나 현재와 동일한 3위 사업자 수준이므로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이 추정되지 않는다"라면서 "오히려 1위 사업자를 자극해 경쟁을 더욱 촉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LG유플러스는 그동안 MVNO 시장 활성화와 상생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강 상무는 "다른 이통사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단말기 채권 유동화 지원, 멤버십 제공, 소매매장 내 선불서비스 판매, 직영매장에서 소비자 서비스 업무 지원, GS25·이마트24에서 MVNO 매대 설치 등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또한 대형 금융사, 인터넷 기업 등 특화 MVNO 사업자를 유치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장 및 사업모델 발굴을 지원했고, MVNO 시장 활성화에 기여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소 MVNO 사업자와 상생방안을 갖고 있으며 정부와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를 3월15일부터,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심사를 5월9일부터 진행 중인데, 현행법상 최대 120일까지 연장 가능하다. 

심사를 맡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 수장들중 개각을 앞두고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교체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사임했다. 또 공석인 공정위원장도 신규 임명을 앞두고 있어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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