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日 수출규제에 1.5%대 하락…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2% 넘게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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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日 수출규제에 1.5%대 하락…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2% 넘게 떨어져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29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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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1.5%대 하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오후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1.5%대 하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국내증시가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한 주를 시작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 개발도상국 혜택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던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

29일 오후 1시 54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49포인트(1.52%)내린 2034.77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7.13포인트(0.35%) 하락한 2059.13에 개장한 지수는 점차 낙폭을 키워나가며 오후 들어 2025.0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1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현재 외국인은 678억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 또한 91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기관만  746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 日, 韓 백색국가 제외 ‘거의 확실’…국내 경기 우려

시장에서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다음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긴 ‘수출무역관리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이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례적으로 일반인 의견이 4만건을 넘겼고 이 중 90% 가량이 한국 수출규제를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각의에서 개정안이 의결 절차를 거쳐 공포되면 21일 후인 다음달 말께 적용될 수 있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빠질 경우 기존 수출규제 품목(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칭가스)을 포함한 857개 품목이 ‘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허가’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의 재수출 구조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국내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음달 2일 일본 각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긴 ‘수출무역관리 개정안’이 의결되면 다음달 말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은 백색국가 제외 확정 이후 가늠할 수 있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 수출규제까지 단행되며 국내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이 재수출하는 제품 중 정보기술(IT)‧자동차 등의 비중이 크다. 이날 일본 수출규제의 타깃인 IT업종이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유가증권시장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950(-2.01%) 하락한 4만6200원에, 삼성전자우는 전날 대비 550원(1.42%) 떨어진 3만8050원에 거래중이다. SK하이닉스(-2.38%)를 비롯해 LG전자(-0.15%), LG이노텍(-2.58%), LG디스플레이(-0.63%), 삼성전기(-0.33%) 또한 동반 약세다.

◆ 美, 韓‧中에 WTO 제외 위협…미‧중 무역협상 비관론 우세

이 가운데 미국이 오는 30‧31일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상대적으로 발전된 국가에 개도국 혜택을 중단토록 하라”는 취지로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에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WTO가 90일 안에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경우 한국, 중국 등 해당 국가에 대해 개발도상국 대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농업 분야에 한해 개도국 특혜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를 내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협상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시점에 비관론이 우세해지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는 30‧31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 금융시장은 이달 미국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증시는 이번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주목,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수준에 비해 그간 시장의 기대감이 과도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트럼프 대통령의 WTO 개도국 혜택 시정 요구, FOMC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의심 등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며 “연준의 7월 금리인하는 기정사실이지만 추가 인하 여부가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통화정책 기대감이 꺼지면서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외국인 차익 실현 물량이 출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D램‧낸드 가격 또한 하락 전환했다.

한편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5.90포인트(2.47%) 하락한 628.69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01억원, 기관이 39억원어치 주식을 내대 팔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12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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