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치] 안갯속 '홍콩 운명', '행정부 내분'까지...中 개입시 국제분쟁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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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워치] 안갯속 '홍콩 운명', '행정부 내분'까지...中 개입시 국제분쟁 우려도
  •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 승인 2019.07.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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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테러 경찰 늦장 대응에 홍콩 부총리 사과
경찰, 행정부에 불만 표시
전통적 중립 '홍콩 군부'도 행정부 비판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오피니언뉴스=Jim HorYeung 홍콩통신원] 홍콩시위가 ‘시민 대(對) 시민’, ‘행정부-경찰 내분’ 등 각 세력간 자중지란이 벌어지며 꼬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은 범죄인인도법안(일명 송환법안)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중국의 내정간섭 반대 등 새로운 이슈로 진화하고 장기화할 경우 홍콩에 주둔하고 있는 중국병력 인민해방군(PLA)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의 우첸(吳謙)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올해 국방백서를 발표한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홍콩시위를 언급하고 장기화할 경우 인민해방군 개입을 시사한바 있다. 

경찰, '집회승인' 거부...6월이후 처음   

수많은 홍콩 시민들은 27일 오후 3시 이른바 ‘백색테러’ 발생지인 신계(新界)에 있는 윤롱(元朗)에 운집해 시위를 이어갔다. 이번 시위는 6월부터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와 달리 지난 21일 윤롱 지하철 역에서 흰옷을 입은 괴한들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무차별하게 폭행을 한 것을 규탄하고 시민을 지키지 못한 경찰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였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25만명, 경찰 추산 10만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이날 경찰은 지난 6월 홍콩시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집회 승인을 거부했다. 예상했던대로 시위 초반부터 경찰의 강경진압이 시작됐다. 

현지 언론은 시위자들이 윤롱에서 지난 주 시민을 잔인하게 폭행했던 횐색 옷을 입은 폭력배와 충돌해 몸싸움으로 번질 것을 우려했다. 시위자들은 일부 폭력배 용의자가 사는 남핀와이(南邊圍) 마을을 포위하고 마을에 강제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이번 윤롱 시위는 또 다시 시민과 경찰의 충돌로 이어져 시위자 11명이 체포됐고 2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홍콩의 한 경찰관이 자신의 경찰 유니폼 견장 사진과 행정부에 보낸 서한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매튜청 정무부총리는무슨 권한으로 경찰을 대표해 사과할 수 있는지 물으며 청 부총리는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사진=짐호영 홍콩통신원.
홍콩의 한 경찰관이 자신의 경찰 유니폼 견장 사진과 행정부에 보낸 서한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매튜청 정무부총리는무슨 권한으로 경찰을 대표해 사과할 수 있는지 물으며 청 부총리는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사진=짐호영 홍콩통신원.

행정부 –경찰 내분 본격화, 군부까지 가세  

홍콩시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은 지난 주 벌어진 백색테러를 계기로 시위를 막아야 할 경찰과 경찰을 지휘감독해야 할 행정부간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부내 분열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개입을 정당화시킬 수 있고 이런일이 벌어지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와 중국간 대립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 행정부와 경찰간 분열은 정무부총리가 경찰의 백색테러 늦장대처와 관련 대(對)시민 사과로 인해 벌어졌다. 지난 26일  매튜 청(張建宗) 정무부총리(정무사장)는 27일 백색테러 규탄 시위에 참여할 시민을 줄이기 위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 그는 “경찰 및 정부는 지난 21일 백색테러 사건 처리 방법에 대해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시인하며 시민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청 부총리의 사과는 백색테러 이후 5일 만에 나온 정부의 공식 사과였다. 백색테러가 발생된 다음 날 있었던 캐리 람 행정수반의 긴급기자회견에서는 당일 경찰이 뒤늦게 출동한 탓에 수많은 시민들이 폭행을 당한 것을 사과하지 않았다.  청 부총리의 사과는 곧바로 경찰 내부 불만을 야기하게 됐다. 

어떤 경찰관들은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는 경찰 신분증이나 유니폼 견장 사진을 페이스북에 함께 올리며 청 사장의 사과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글을 썼다. 한 경찰관은 잇따르는 시위에도 정부의 명령에 따라 경찰의 직무를 다해 헌신했지만 청 부총리는 무슨 권한으로 경찰을 대신해 사과할 수 있냐며 페이스북에서 공격적으로 질문했다. 2만5000 명의 조합원이 있는 경찰관노조도 자세한 조사 없이 경찰의 활동 방식을 모르는 청 부총리의 사과는 모든 경찰을 몹시 화나게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백색테러 규탄 집회가 열린 홍콩 윤롱시내에 27일 주최측 추산 25만명, 경찰 추산 10만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사진=홍콩 '백색테러' 규탄 시위. 사진=EPA연합뉴스.
백색테러 규탄 집회가 열린 홍콩 윤롱시내에 27일 주최측 추산 25만명, 경찰 추산 10만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사진=홍콩 '백색테러' 규탄 시위. 사진=EPA연합뉴스.

군부까지 '행정부 비판' 대열 동참  

이같은 경찰의 반발은 홍콩 정부소속 군부대로 확산하고 있다. 

홍콩의 심각해지는 상황에 일관적으로 정치적 중립 태도를 유지하던 정부의 행정장교 (行政主任,Administrative Officer)까지 람 행정수반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다. 백 명이 넘는 행정장교는 람 장관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정부는 시민의 목소리를 잘 듣고 요구에 잘 응답해야 한다고 했다. 

행정장교는 홍콩 정부에서 고급 공무원에 속하며 정부의 엘리트를 자처한다. 홍콩의 행정장교는 옛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정치에 대한 의견을 언급하지 않으며 절대적으로 정치적 중립 태도를 지켜와 홍콩 정부를 잘 운영할 수 있게 하는 훌륭한 전통이다. 

행정장교가 중립성을 깨고 공개 서한을 보낸 것과 경찰이 공개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것은 둘 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고 홍콩의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고 국제문제로 확전될 가능성을 두고 홍콩 시민간 SNS를 통해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27일 벌어진 경찰의 시위 강제진압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28일에도 시위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 Jim Hor Yeung(짐호영) 홍콩 통신원은 홍콩에서 태어난 홍콩인이다. 한국의 문화와 정세에 관심이 많은 홍콩 저널리스트로 현재 홍콩현지 방송국에서 보도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어에 능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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