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인포르메] '전동스쿠터의 천국' 마드리드, 사고 급증으로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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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인포르메] '전동스쿠터의 천국' 마드리드, 사고 급증으로 골머리
  • 최지윤 스페인 마드리드 통신원
  • 승인 2019.07.27 07: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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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요금 비싼 마드리드, 관련업체 20여개 경쟁
시의회, 전동스쿠터 1만대 배치, 시민 편의 높이기로
잦은사고, 시민 불안감 고조...운전규칙 등 안전법규 뒤늦게 마련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동스쿠터. Bird(버드), Lime(라임), Wind(윈드) 등과 같은 전동스쿠터 대여 회사들이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까지 적극적으로 시장을 넓혔고, 그 결과 유럽에서도 전동스쿠터가 본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합리적 가격과 편리성, 시민들에게 큰 각광 받아

마드리드에는 전동스쿠터 경쟁 업체가 약 20개 존재한다. 마드리드 시의회는 최대 1만 대의 전동스쿠터를 배치해 시민들의 편리성을 증진시킨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기본요금 1유로로 시작해 이동 시간에 따라 추가 요금이 붙는 전동스쿠터(Patinete)는 택시를 비롯한 대중교통 요금이 비싼 마드리드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출퇴근 시간에 빠르게 이용할 수 있고, 지하철에서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시민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전동 스쿠터를 매일 이용하는 리카르도 에르난데스 씨는 “자동차를 구입하게 되면 세금과 보험 등 많은 금액을 부담해야 하는데 전동스쿠터는 유지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일반 차량 운전자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아

전동스쿠터는 대부분 별도로 마련된 주차 공간이 없다. 사용 후 아무데나 반납이 가능하기 때문에 길거리에 무질서하게 늘어져 있는 전동스쿠터를 쉽게 볼수 있다.

질서 없이 주차되어 있는 전동스쿠터의 모습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시민들의 의견도 있다. 전동스쿠터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기계 상태가 좋지 않거나 청소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전동스쿠터의 개수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운전자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아드리안 곤잘레스 씨는 “백미러로 잘 확인되지 않는 작은 전동스쿠터는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고, 갑자기 차를 앞질러 가거나 작은 길에서 튀어나오는 스쿠터가 많아 운전 중에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 퇴근길에 전동스쿠터가 많아 운전하기가 조심스럽다”라고 전했다.

대중교통 요금이 비싼 마드리드에서는 전동스쿠터 이용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진= 최지윤 통신원
대중교통 요금이 비싼 마드리드에서는 전동스쿠터 이용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진= 최지윤 통신원

전동스쿠터로 인한 사고 증가, 시민들의 불안감 고조  

지난 6월에는 Oropesa del Mar 지역에서 15살 미성년자가 빠른 속도로 전동스쿠터를 타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를 계기로 스페인 전역에서 전동스쿠터의 안전성과 규제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페인 교통국(Dirección General de Tráfico)은 전동스쿠터로 인해 2018년에 5명이 사망하고 27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2019년에는 이 수치의 3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사고의 90% 이상은 전동스쿠터의 과실로 드러났으며, 사고 장소는 도로(33%), 보도(28%), 횡단보도(19%)의 순서로 나타났다. 부상당한 사용자의 평균 연령은 29세였다.

스페인 보험 회사 Línea Directa의 통계에 따르면 스페인 전체인구중 2500만 명(72%)에 달하는 사람들이 전동스쿠터가 도로 안전에 실질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동스쿠터 사용자들이 사용자는 교통 규범을 존중하지 않고 운전한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전동스쿠터에 대한 규제 필요

또한, 시민들은 전동스쿠터 사용자가 헬멧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출하며, 전동스쿠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터테인먼트용으로 미성년자의 전동스쿠터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특별한 면허증이 없이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발렌시아대학의 루이스 몬토로 교수는 “전동스쿠터의 문제는 일반적인 (운전)규칙이 없다는 것”이라며 “전동스쿠터의 사고 증가는 규제 및 법의 부재 탓”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최근 스페인 교통국(DGT)은 전동스쿠터의 속력을 시속 25km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전동스쿠터가 마드리드의 새로운 골칫덩어리로 전락하기 전에 관련법 제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 최지윤 통신원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전공했고, 국외 한국어 교육 사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세종학당(멕시코)’에서 근무했다. 현재 스페인 살라망카대학 한국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스페인어권 국가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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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os 2020-12-13 06:58:15
Do u have Instagram ?

노마드 2019-07-28 00:25:56
이거 실제로 봤는데 좀 위험해 보이기는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