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신망에 화웨이 장비?...남북 통신경협 걸림돌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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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통신망에 화웨이 장비?...남북 통신경협 걸림돌 안될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7.23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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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G 수준 북한 통신망 고려할 때 통신장애는 없을 것"
북에 깔린 화웨이 장비, 향후 4G, 5G망 구축때 걸림돌 될수도
국내 업계 "시장 열려야 할 수 있을 듯" 조심 반응
WP, 화웨이 북한 통신망 구축 도운 정황 포착
중국 최대 ICT 기업 화웨이가 북한에 통신망을 지원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최대 ICT 기업 화웨이가 북한에 통신망을 지원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중국 최대의 정보통신(ICT)기업 화웨이가 북한의 이동통신망 구축을 도왔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향후 남북한간 통신산업 협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익명의 화웨이 전 직원으로부터 북한 이동통신망 구축과 관련한 화웨이의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WP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의 국유 기업인 '판다국제정보기술'과 협력해 2008년부터 적어도 8년 동안 북한 내부의 상업이동통신망 구축에 관여하거나 장비의 유지 및 보수를 도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무선 통신망이 확대되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 휴대폰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 이 통신망 구축에 중국 화웨이가 장비 공급등을 통해 관여하고 도왔다는 추측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이는 앞으로 남북간 관계가 완화될 때, 북측에 도로 등 토목인프라와 함께 통신장비 구축, 통신망 확보 등을 기대하고 있는 국내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지 않느냐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통신망 이용에는 장애 없을 듯...문제는 통신장비산업 진출

이와 관련,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화웨이 통신장비가 북한에 깔린다고 해서 통신 장애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 이유로 "북한은 3G 망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KT 이용자과 SKT 사용자와 통화에 지장이 없는 것처럼 화웨이 장비가 깔린다고 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신장비의 호환은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 

향후 북한에 LTE나 5G 통신망을 구축할 경우 호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해 이 교수는 "현재 한국 5G는 '논-스탠드얼론' 방식이어서 LTE와 5G 장비사가 다를 경우 상호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면서 "북한이 LTE나 5G 통신망 구축에 나서지 않고 있는 만큼 북한을 특정해 말하는 건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 1위 삼성전자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 내용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쟁 업체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LTE와 5G 통신망 구축은 WP가 보도한 3G 통신망 구축과 성격이 다른 만큼 "시장이 열려봐야 알 수 있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3G 통신망 북한, 향후 4G· 5G땐 화웨이 장비 안쓸까

남한이 현재 채택하고 있는 방식인 '논·스탠드얼론(NSA·Non-Standalone)'은 혼자 자립하지 못하고 의존해 작동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 통신망을 이어달리기에 비유하면, 스마트폰 단말기에서 데이터가 송수신되려면 5G 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인터넷 데이터센터→교환국→기지국→5G 스마트폰의 단계를 거친다.  

5G 단말기에서 기지국으로 데이터가 전송될 때는 5G, 기지국에서 교환국으로 갈 때는 LTE 또는 5G 다시 인터넷 데이터센터로 향할 때는 LTE 망을 사용하는 식이다. 데이터 수신 역시 송신 때의 역순의 과정을 거친다. 인터넷 데이터센터에서 교환국은 LTE, 교환국에서 기지국은 LTE 또는 5G, 기지국에서 5G 단말기로는 5G를 사용한다.   

반면 중국은 스탠드얼론(Stadalone)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말 그대로 독립된 5G 기지국을 통해 5G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특히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이 내년 1월1일부터 논-스탠드얼론 방식의 스마트폰을 5G 망에서 금지시킬 것이라고 발표한데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3대 이통사들 역시 스탠드얼론으로 전환을 독려하고 있다. 

북한이 5G 방식을 채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남한처럼 '논 스탠트 올론' 방식을 채택할지, 아예 전체를 5G 통신장비로 교체하는 '스탠드 얼론'방식을 채택할 지에 따라 판단하기 어렵지만 화웨이 장비의 기득권이 유지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화웨이가 북한의 3G망을 구축에 관여한 것이 사실이라면, 향후 5G망 구축시에는 북한도 남한과 같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화웨이 통신장비와 국내 통신장비간 호환이 갈수록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북한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화웨이가 북한의 통신망 구축을 도운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워싱턴포스트 보도화면 캡처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화웨이가 북한의 통신망 구축을 도운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워싱턴포스트 보도화면 캡처

워싱턴포스트 "화웨이, '고려링크'에 각종 통신장비· SW 제공"

한편 WP가 입수한 자료 중 2008년 3월17일 날짜가 명기된 'UMTS 가격 결정 계획'이라는 제목의 계약서에는 과거 작업 주문서와 계약 내용 등이 담겨 있다. UMTS는 유럽의 3G 이동통신 기술을 의미한다. 

WP는 화웨이가 북한의 고려링크 통신 서비스에 전방위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네트워크 통합'과 소프트웨어는 물론 고려링크의 '확장' 프로젝트에도 화웨이가 참여했다. 화웨이는 북한에 제공한 많은 개량사업 중 하나인 2012~2013년 고려링크의 자동응답 시스템 구축도 지원했다고 WP는 전했다. 

고려링크는 2008년 북한 체신성 산하 조선체신회사와 이집트 통신사 오라스콤이 각각 지분 25%와 75%를 투자해 함께 만든 업체다.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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