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치] '무정부상태' 공포확산...정체불명 폭력배, 시위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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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워치] '무정부상태' 공포확산...정체불명 폭력배, 시위대 공격
  • 홍콩=이지영 통신원
  • 승인 2019.07.22 16: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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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은 현장에 45분 지나 도착
무장괴한 연행없이 쇠파이프만 수거해가
홍콩언론, 친중 세력 배후로 지목
지난 21일 홍콩시내서 평화적 시위를 마친 후 윤롱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시민들을 흰옷을 입은 무장괴한들이 갑자기 나타나 무차별 구타하고 있다. 사진=린줘팅 홍콩 입법회 의원 동영상 캡쳐.
지난 21일 홍콩시내서 평화적 시위를 마친 후 윤롱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시민들을 흰옷을 입은 무장괴한들이 갑자기 나타나 무차별 구타하고 있다. 사진=린줘팅 홍콩 입법회 의원 동영상 캡쳐.

[홍콩=이지영 통신원] 반(反)중국 시위로 진화한 홍콩시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친 중국성향 폭력집단 세력이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백색테러'가 발생, 홍콩 시민들의 '반정부, 반중국' 시위가 한 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 지난 21일 벌어진 대규모 시위 막바지에 1000여명의 무장괴한이 등장해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직까지 시민을 향해 폭력을 행사한 무장괴한들의 정체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일부 현진언론에선 친 중국 성향의 홍콩 입법회 의원의 사주를 받은 삼합회(홍콩조직폭력배)가 가담한 것으로 추정, 보도했다.

특히 이날 무장괴한이 시내 지하철 등지에 출몰한 시각, 경찰들은 눈에 띄지 않았고 시민들의 신고 후 45분이나 지나 출동했다. 게다가 경찰들은 무장괴한들이 소지한 쇠파이프 등만 수거했을 뿐 아무도 연행하지 않아 홍콩시민들의 경찰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홍콩에선 민주파 단체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 민진)이 주최한 대규모 범죄인 인도법(일명 송환법)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에는 주최측 추산 35만명, 경찰 추산 10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작된 시위는 홍콩섬 서쪽의 셩완(上環)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있은 후 일단락 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신계(新界)에 있는 윤롱(元朗)에서 흰옷을 입은 1000여명의 무장 괴한들에게 일반시민들이 무차별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 홍콩시위, 지하철 시민 구타 영상.동영상=린줘팅 홍콩 입법회 의원 제공

지하철 안 일반시민 무차별 구타 입법의원도 부상

이날 밤 10시 경 시위에 참석했던 시민과 일반 시민을 가득 실은 지하철 열차가 윤롱역에 도착하여 열차문이 열리자 손에 철봉과 플라스틱봉을 든 수 십 명의 사람들이 지하철 안으로 몰려 들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괴한들은 열차에 있던 승객들을 남녀노소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구타했고 무방비 상태의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민주파(民主派) 입법회 의원인 린줘팅(林卓廷)도 이 지하철에 있었으며 구타를 당해서 입을 다쳤다.

이 열차가 도착하기 전 다른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들 역시 역 로비에서 수 많은 괴한들에 의해 봉으로 구타 당했다. 시민들이 무차별 공격을 당하는 동안 지하철 역 안이나 역 주변에 경찰은 한 명도 없었다.

괴한들은 특히 시위대의 통일된 복장인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을 찾아 집중적으로 에워싸고 구타했다.

윤롱 역은 지난 샤틴(沙田)의 쇼핑몰인 뉴 타운 플라자 (New Town Plaza)처럼 아수라장이 되고 부상자의 피와 봉 등 무기들이 훝어져 있었다.

경찰, 45분늦게 현장 도착 

당시 역에 있었던 시민들이 폭력을 보자마자 긴급전화 999로 약 한 시간정도 전화해도 통화중 상태로 아무 대답이 없었다. 약 한 두 시간 후 시민을 때린 괴한들은 지하철 역에 떠나 버리고 경찰이 몇 명이 역에 왔다. 다친 시민들은 뒤늦게 온 경찰의 늑장 출동에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폭행 당한 것을 일부러 무시한 것 아니냐 지적하고 질문했다.

지하철역에 온 경찰은 당시 경찰 인력부족으로 인해 늦게 올 수 밖에 없었다고 시위자한테 설명했다.

현지 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는 괴한들이 시위자를 공격하고 지금까지 최소 30여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빈과일보(蘋果日報)는 폭력사건이 일어난 당시 한 시민이 긴급전화 999로 폭력사건을 신고했지만 경찰은 무섭다면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대답하고 신고를 무시했다고 보도 했다. 다른 신문인 명보(明報)는 윤롱에는 법을 집행한 경찰이 없었고 괴한들은 2시간동안 시민들을 무차별 구타했다고 보도했다.

마치 무정부 상태 같았던 윤롱의 폭력사건은 홍콩 사람들을 경악을 금치 못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서 시민들은 너무 잔인한 폭력을 당하는 비디오를 보면서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메시지가 계속 올라왔다. 어떤 분노한 시민은 정부가 폭력 사건을 방임한 것을 항의하기 위해서 홍콩 전체가 대파업을 하자고 SNS에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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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에서 2019-07-26 11:46:08
현장감 있는 기사 감사합니다.

지나가다 2019-07-22 16:27:46
좋은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