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업계, ‘예상보다 빨랐던’ 기준금리 인하에 '후폭풍'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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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업계, ‘예상보다 빨랐던’ 기준금리 인하에 '후폭풍' 비상
  • 이성노 기자·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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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NIM 하락 전망…실적에 악영향
‘금리확정형’ 판매한 생보사…역마진 우려↑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보험업계의 후폭풍이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보험업계의 후폭풍이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김솔이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보험업계의 후폭풍이 예상된다. 두 업계 모두 예상보다 금리인하 시기가 빨라지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 시중은행, 하반기 실적 우려 커져

9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금리인하에 따라 다음주께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예‧적금에 대한 매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대출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돼 변동되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 코픽스는 국내 은행 8곳이 수신상품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으로 수신금리가 내린 뒤 코픽스가 조정되면 대출금리가 하락한다.

그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전망이 우세했던 만큼 대출금리에 반영된 측면이 있지만 통화정책 기조가 계속된다면 대출금리 하락세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은행들은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예대율(예금‧대출 간 비율)뿐 아니라 순이자마진(NIM)이 영향을 받는다. 즉 금리인하에 따른 부담이 앞당겨진 셈이다.

은행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올 하반기 대부분의 은행에서 NIM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직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53%를 기록하는 등 시장금리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내리고 있다”며 “금리인하가 연속적으로 이뤄진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NIM의 하락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 보험업계, 업황 불황에 역마진 우려까지 커져

업황 불황을 겪는 보험업계 역시 역마진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가 반갑지 않다. 특히 2000년대 초반까지 금리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했던 생보사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5% 이상의 고금리 저축성 보험 상품이다.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 역마진에 시달리던 중 금리인하까지 단행, 역마진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금리가 내려가면 공시이율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신규계약 유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자 편에서 보면 만기 환급금이 줄어들 수 있다. 이미 주요 생보사들은 금리 인하에 대비해 이번 달 공시이율을 0.02~0.03%포인트(p) 낮춘 바 있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로 인해 운용자산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고, 과거 고금리 상품에 대한 역마진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고금리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 생보사들의 부담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며 “역마진을 차치하기 위해 새로운 고객 유입이 필요한데 금리 인하로 인해 이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업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생보사들은 본격적으로 대응 전략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일본 수출 규제에 따라 갑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 있어 전사적인 대응전략을 세우지 못했다”면서 “다만 시장에서 향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채권, 투자·운용 수익 부분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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