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 연구소장도 “韓에 대한 수출규제, 日 스스로 무덤 파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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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도체 연구소장도 “韓에 대한 수출규제, 日 스스로 무덤 파는 꼴”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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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가미 다카시(Takashi Yunogami) 미세가공연구소(微細加工研究所) 소장. 사진=유노가미 다카시 소장 페이스북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일본 반도체 분야 전문가 유노가미 다카시(Takashi Yunogami) 미세가공연구소(微細加工研究所) 소장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노가미 다카시 소장은 반도체 기업 엔지니어와 대학 교수로 30여년간 활동해온 인물이다.

18일 반도체 분야 전문지 EE타임스(EETimes) 일본어판에 따르면 유노가미 다카시 소장은 지난 10일 ‘한일 무역전쟁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기고글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핵심 화학물질 수출을 제한하면서 글로벌 전자 산업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심각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4일부터 한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세 품목을 ‘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변경했다. 앞으로 일본 기업이 한국 측에 이들 제품을 수출하려면 계약마다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는 “수출규제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기업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일본산 소재의 비중을 낮추고 대체재 확보와 국산화에 나선다면 그 피해는 일본 기업이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반발 움직임이 일본 정부를 강타하고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불화수소 공급이 중단되면 한국이 세계 1위를 점유하고 있는 D램‧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업계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유노가미 다카시 소장은 “삼성전자의 서버용 SSD(Solid State Drive)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에 납품된다”며 “이 제품의 공급이 어려워질 경우 클라우드 업체들은 삼성전자가 아닌 일본 정부를 비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기업이 불화수소를 중국‧대만 등 다른 나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단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1년~2년이 지나 수출규제가 해결됐을 때 한국 기업들이 이들 나라에서 수입한다면 일본에는 나쁜 소식”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포토레지스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최신 기술인 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에 필수적이다. 유노가미 다카시 소장은 “삼성전자의 EUV 양산 공정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출하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노가미 다카시 소장은 또 “일본의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같은 현재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잃으면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며 “사업 상 관계에서는 한번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노가미 다카시(58) 소장은 일본 교토대학 공학박사(2000년)로 1987년 히타치제작소에 입사해 16년간 디바이스개발센터, 엘피다메모리, 반도체선향 테크노로지스에서 반도체의 미세가공기술개발업에 종사했다. 2003년~2008년 도시야대학의 기술‧기업‧국제경쟁력 연구센터에서 반도체산업의 사회과학연구를 추진했다. 나가오카기술과학대 객원교수를 겸임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비영리기관인 미세가공연구소를 만들었고 현재까지 반도체 관련 기업 컨설팅과 언론 기고,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우리나라에 책 '일본 전자·반도체 대붕괴의 교훈'을 발간,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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