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금리인하' 내우외환에 물러선 한국은행
상태바
'3년 만에 금리인하' 내우외환에 물러선 한국은행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7.18 13: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내외 불확실성 선제적 대응...시장,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언급
금통위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주의 깊게 살펴볼 것"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한국은행이 대내외적으로 여러 악재가 겹치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3년 만에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출·투자 부진 등으로 국내 경기가 둔화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주력산업의 타격이 예상되자 시장 예상을 깨고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ㅇㄹ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8일 오전 이주열 총재의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0.25%p 내려간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016년 6월(0.25%p 인하) 이후 무려 3년 1개월 만이다. 그동안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에 모두  0.25%p씩 오른 바 있다. 

애초 시장에서는 이달 말 기정사실화 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를 확인한 뒤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은은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이 크게 불거지자 경기 부양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여기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한은으로선 금리인하를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내외 불확실성 금리인하 부추겨…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장 전문가들도 경기 하강 국면에 따라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요인이 크게 불거지고 있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도 기정사실화 된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며 "GDP 성장률 역시 추경 등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의 정책 조합이 필요할 정도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금리인하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하반기 내내 지속하고 다른  산업으로도 수출규제가 확대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0.8%p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무역수지와 설비투자 감소분만 감안한 것으로 취업자 수 감소와 이로 인한 소비둔화 영향까지 감안하면 GDP 하락 폭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제한이 여타 산업으로 확대 또는 장기화 될 경우 채권시장은 올해 추가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경제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으로 재정정책과 정책조합 필요성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다"며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ㅇㄹ
한국·미국 기준금리 추이 현황. 그래프=연합뉴스

◆ 금통위, 경제성장 2.5%→2% 초반 하향 전망

이날 금통위는 세계경제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과 설비투자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소비가 증가세를 이어가겠으나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치(2.5%)를 하회하는 2%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상황과 국내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