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올 2분기 계약 늘었는데 실적 전망 암울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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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올 2분기 계약 늘었는데 실적 전망 암울한 이유는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17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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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익 1년 전 ‘절반 수준’
자동차보험‧장기 위험 손해율 증가
신계약 증가로 사업비 부담 늘어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부진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부진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실적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예상이 빗나갔다.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는 탓이다. 이 가운데 신규 계약만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17일 NH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각 증권사가 전망한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2분기 합산 영업이익 평균은 67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1714억원)보다 42.2%나 줄어든 수준이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10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9.5% 감소할 전망이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경우 각각 1435억원, 1106억원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46.7%, 48.2%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는 셈이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투자영업이익에 힘입어 9.5% 감소한 926억원을 기록하면서 ‘선방’이 예상된다. 반면 한화손해보험은 200억원으로 73.0%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 장기 위험손해율 불확실성 커져

손해보험사 실적에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 지난해 정비수가가 인상된 데 이어 지난 4월 한방 추나요법 급여화, 5월 육체노동자 노동가동 연한 상향 조정 등이 이뤄지는 가운데 보험료 인상률은 그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손해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당초 업계에서는 보험료가 7%~10% 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예상과 달리 보험료는 지난 1월과 6월 각각 3%~4%, 1.5%~2% 수준 상승했다. 실질적으로 손해율이 하락하려면 추가적으로 4%~6% 가량 인하돼야 하지만 내년 4월 총선까지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보다 장기 위험손해율의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인 일명 ‘문재인 케어’를 시행, 비급여 진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급여화를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진료 항목만 달라졌을뿐 도수치료 등 새로운 비급여 부분에서 과잉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진료비가 오르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게면서  ‘비급여 진료의 급여화’로 인한 의료계의 손실 부담을 보험사가 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손해보험사 실적의 핵심은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 위험손해율의 상승세, 사업비율 악화 등”이라며 “특히 백내장, 맘모톰(Mammotome‧진공보조흡인유방생검술) 등 치료에서 부당 청구가 늘어나 장기 위험손해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계약 경쟁 강도 높아…비용 증가 요인

더불어 손해보험사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규 계약을 위한 비용 또한 늘어나면서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손해보험사의 신계약 관련 비용은 ▲신계약비 ▲수금비 ▲대리점 수수료 ▲신계약비상각비 등으로 구성된다.

경쟁을 주도하는 건 지난해 장기보장성 인보험 신계약 매출에서 DB손해보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분기에도 장기 인보장 신계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9%나 늘어난 398억원을 기록했다.

즉 시장의 크기가 한정된 상황에서 후발주자에게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손해보험사들이 신계약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당분간 신계약 경쟁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임 연구원은 “설계사 수수료 체계가 개편될 경우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오히려 실수령액 감소폭을 메꾸기 위해 신계약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며 “분납 수수료가 일정 수준으로 쌓이기 전까지는 신계약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해보험사의 실적 개선은 빨라야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적어도 올해까지는 손해율과 사업비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보험료 인상 등 손해율을 하락을 위한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상반기 보험료 인상과 특약 할인 축소가 계속되면서 내년에는 하락 효과가 가시화할 것”이라며 “다만 장기 위험손해율의 둔화 시점과 신계약 판매에 대한 관점 변화가 실적 방향성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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