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텅빈’ 유니클로, 불매운동 직격탄…'韓 소비자 무시' 논란까지 불거져
상태바
[르포] ‘텅빈’ 유니클로, 불매운동 직격탄…'韓 소비자 무시' 논란까지 불거져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7.17 17:1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니클로 명동중앙·롯데월드몰점, 오후 12시 넘어서도 매장 텅텅
유니클로, 불매운동 통했나…韓 소비자 무시 발언 사과
유니클로, 최근 5년 동안 日 모기업에 1478억 배당
유니클로는 17일 여름 세일을 진행 중이지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인해 고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사진은 롯데월드몰점(위쪽)과 명동중앙점. 변동진·임정빈 기자
유니클로는 17일 여름 세일을 진행 중이지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인해 고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사진은 롯데월드몰점(위쪽)과 명동중앙점. 변동진·임정빈 기자

[오피니언뉴스=변동진·임정빈 기자]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 ‘유니클로’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모기업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임원의 ‘한국 소비자 무시 발언’이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이같은 상황은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 운영을 목적으로 지난 2004년 12월 지분 49%를 투자해 합작사를 설립한 롯데쇼핑 역시 불매운동에 따른 피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유니클로 매장 내부와 계산대는 한산했다. 사진은 롯데월드몰점(위쪽)과 명동중앙점=변동진·임정빈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유니클로 매장 내부와 계산대는 한산했다. 사진은 롯데월드몰점(위쪽)과 명동중앙점=변동진·임정빈 기자

◆유니클로 핵심 명동중앙·롯데월드몰점, 텅빈 매장…을씨년?

‘오니피언뉴스’ 취재진은 17일 오후 12시쯤 서울 시내 유니클로 2개 매장(명동중앙점·롯데월드몰점)을 방문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방문한 만큼 직장인을 비롯해 학생, 주부, 커플 등이 쇼핑을 즐기고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하지만 현장은 을씨년스런 느낌마저 들었다. 매장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썸머 파이널 세일’ 홍보물들이 무색할 정도로 고객의 발길은 뚝 끊겼다.

서울 중구에 1~4층 규모의 명동중앙점의 경우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임에도 불구하고 각 층마다 10명 정도의 손님만 있었다. 이마저도 절반은 외국인이었다.

잠실 롯데월드몰점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총 2개 층으로 롯데월드몰 내에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 매장이지만, 내부는 썰렁했다.

여성복 등을 판매하는 1층을 방문한 고객은 10여명 정도였고, 남성복과 아동복을 취급하는 2층은 직원들이 더 많았다. 좋은 쇼핑 환경을 만들고 우수한 성과를 낸 매장인 ‘글로벌 모델점포’에 선정(2016년)됐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명동중앙점에서 근무하는 유니클로 관계자는 ‘불매운동 이후 손님이 얼마나 줄었나’ ‘실제 매출에 타격이 있나’ 등의 질문에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롯데월드몰점 근무자는 “평일이라서 그런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만 말할 뿐 자세한 답변은 피했다.

시민단체 겨레하나 소속 대학생이 17일 오후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앞에서 일본의 강제징용에 대한 사과와 배상, 경제보복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임정빈 기자
시민단체 겨레하나 소속 대학생이 17일 오후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앞에서 일본의 강제징용에 대한 사과와 배상, 경제보복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임정빈 기자

◆유니클로 日 모기업 임원, 韓 소비자 무시 발언…불붙은 데 기름 부어

문제는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기업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한국 소비자 무시’ 논란까지 불거졌다.

오카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결산 설명회에서 유니클로 불매운동과 관련해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그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온라인 중심으로 “한국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것”이라는 여론이 격화됐다.

유니클로 코리아는 16일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의 결산 발표 중 있었던 임원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유니클로 불매운동에 대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이 만난 다수의 시민들은 역시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월드몰을 방문한 60대 남성은 “일본에 당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경제적으로 공격해온다면 그대로 되돌려주면 그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일 관계가 조속히 회복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은 명동중앙점·롯데월드몰점 이외에서 매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니클로 불매운동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커뮤니티에 게재하고 있다.

명동중앙점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겨레하나 소속 대학생은 “일본의 이번 수출규제 조치는 지난해 있었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일본 아베 정부의 일방적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피해자들이 고령이어서 시간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사죄 및 배상이나 대법원판결 이행을 하지 못할 망정 국내 기업이나 국민을 대상으로 수출규제 등의 횡포를 부리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 거리로 나오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니클로, 日제품 불매운동의 타깃된 이유는 

유니클로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핵심으로 주목받는 데에는 한국 시장에서 거둔 엄청난 성공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는 배당금 내역을 확인하면 알 수 있다.

국내에서 유니클로 운영하는 법인은 에프알엘코리아다.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일본 기업의 지배를 받는 셈이다.

특히 패스트리테일링 지난 5년(8월 결산, 2013년 9월~2018년 8월) 동안 받은 배당금은 무려 1478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매출액은 8954억원에서 1조3732억원으로 5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77억원에서 2344억원으로 두 배(117.7%) 이상 늘었다. 배당금 규모 역시 268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314.2% 커졌다.

무엇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13회기년(2014년 9월~2015년 8월)부터는 연 2회(중간·결산)씩 배당금을 지급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자신의 지갑을 열어 유니클로를 키워준 게 아닌가 하는 소비자들의 자각이 패스트리테일링의 막대한 이익챙기기에 대한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귀결됐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유니클로 이용객이나 일부 시민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지나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Japo 2019-07-28 03:49:54
롯데쇼핑은 지분을 빨리 회수하라. 곧 휴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