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수거' 강화 나선 中...'환경 후진국' 오명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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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분리수거' 강화 나선 中...'환경 후진국' 오명 벗을까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7.17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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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개 도시서 강제 시행...세계 2위 생활쓰레기 배출국 오명 벗으려
KOTRA 중국 우한무역관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294개 도시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전면시행에 들어갔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생활쓰레기 배출국인 중국이 쓰레기 분리수거 정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짧은 기간내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쓰레기의 급증이 도시화의 발전을 제약한다는 판단하에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 강제시행에 나선 것이다.

KOTRA 중국 우한무역관에 따르면 지난달 초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개석상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에 대한 지시를 내린 이후 중국의 주택·도농건설부, 생태환경부 등 9개 부처는 ‘전국 지급(地級) 이상 도시 생활쓰레기 분류 작업 전면개시 통지’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9년부터 46개 시범도시를 시작으로 전국 294개 지급시 쓰레기 분리수거 실시를 결정했으며, 2025년까지 쓰레기 분리수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 내년까지 생활쓰레기 재활용률 35%로

또 2020년까지 생활쓰레기 재활용률을 3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하에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 촉진과 쓰레기 감량화, 자원화, 무해화 처리에 대한 상벌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엄격한 제도 시행을 위해 이미 여러 도시에서 '기준 미부합 쓰레기 수거 불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달 9일 항저우시 도시관리국은 샤브샤브 유명 브랜드 '하이디라오(海底撈)'에 분리수거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쓰레기 수거 불가’를 통보했다. 항저우시는 작년 7월부터 쓰레기 분리수거 집중 관리를 시작했으며, 한 달에 6곳이 쓰레기 수거를 거절 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주어진 시간 내에 개선하지 못하면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현재 중국 쓰레기 분리수거 시범도시 대부분은 쓰레기를 4가지 종류로 분류한다. 예컨대, 상하이와 우한에서는 유해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마른 쓰레기, 젖은 쓰레기로, 항저우에서는 유해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기타 쓰레기로 분류하는 식이다.

중국 생활쓰레기 분리수거 체계 구축과 언론 홍보에 힘입어 쓰레기 분리수거는 사회적 이슈가 됐으며, 몇몇 도시는 쓰레기 분리수거 상식 시험을 중학교에 도입할 계획이다.

상하시에서는 이달부터 ‘생활쓰레기 관리 조례’가 시행된다. 생활쓰레기를 버리는 시간과 장소를 지정했으며, 위반시 개인 최고 200위안, 기업 최고 5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한다.

◆ 분리수거 관련 게임기, 장난감도 등장

상하이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 담당자의 "당신은 어떤 쓰레기에요?” 라는 상하이 말투의 질문이 유행하기도 하고, 위챗에서는 인기 에니메이션 캐릭터 ‘아기돼지 페이치(小猪佩奇)‘를 등장시켜 알기쉽게 쓰레기 분리수거를 설명하는 모멘트가 자주 공유된다.

쓰레기 분리수거 게임기(왼쪽)과 장난감. 사진=봉황망, 타오바오망

쓰레기 분리수거가 사회적 이슈 또는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발빠른 게임 개발업체에서는 VR '쓰레기 분리수거' 게임기를 출시했다. 이는 하늘에서 쓰레기가 내려오면 잡아서 분리수거 하는 게임이다. 쓰레기 분리수거함 장난감도 나왔다. 쓰레기 분리수거 상식과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문제 해결능력을 배양할 수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다..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도시 생활쓰레기 운반량은 매년 증가추세다. 지난해 기준 2.3억 톤으로 세계 2위 규모다. 3위인 러시아의 2배에 달하는 양이지만, 1위인 미국(2.38억 톤)과는 차이가 거의 없다. 중국의 생활쓰레기 운반량은 2023년에 4억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쓰레기처리 방식은 매립(54%), 소각(43%), 퇴비화(3%) 등으로 나뉜다. 그 중 소각 처리 방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퇴비화 방식은 중금속 오염문제와 처리규모 제한 등의 이유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자료=중국 주택 및 도농건설부

생활쓰레기 종류별로는 음식물 쓰레기가 5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플라스틱 12.1%, 종이류 9.1%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중국의 쓰레기 분리수거와 관련해 주목할 점은 인터넷을 응용해 분리수거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점이다.

◆ 인터넷을 활용해 분리수거 효율성 높인다

'인터넷+쓰레기 분리수거' 응용 기술은 사용자 실명을 등록하고, 쓰레기 봉투에 적힌 QR코드를 통해 쓰레기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면 포인트를 부여하고, 잘못한 경우에는 시정 작업을 취함으로써 생활쓰레기 분리수거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인터넷 기술의 활용이 폐품 회수 산업 생태계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미래의 폐품 회수는 단순한 거래가 아닌 일종의 사회 서비스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인터넷+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쓰레기 봉투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여 분리 수거함을 연 다음에 쓰레기를 버리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스마트폰 앱으로 쓰레기 방문수거를 예약하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상품으로 교환 가능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2017년 8월에 설립된 ‘샤오황고우(小狗) 스마트 쓰레기 회수 설비 회사’는 전국 34개 도시에 1만개가 넘는 쓰레기 분리수거함를 설치했으며, 앱 사용자는 377만 명에 달한다. 현재 중국에는 이와 유사한 스마트 쓰레기 분리수거 설비 회사가 많이 있으며, 방문수거, 로봇 활용 분리수거, 공익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기반 확립 등 다양한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한 화챠오청 단지 내 스마트 분리수거 함​
​우한 화챠오청 단지 내 스마트 분리수거함. 사진=KOTRA 우한무역관​

'샤오황고우' 앱에는 회수한 쓰레기 종류마다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음료수병 0.05위안/개, 종이류 0.9위안/킬로그램, 방직물 0.6위안/킬로그램, 금속 0.5위안/킬로그램, 플라스틱 0.7위안/킬로그램 등이며 가격은 시세에 따라 달라진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통해 적립한 포인트는 '샤오황고우' 앱 혹은 위챗 프로그램에서 검색이 가능하며, 10위안 이상이 되면 앱에 연동되어 있는 은행계좌로 이체할 수 있다.

KOTRA 우한무역관은 “'인터넷+쓰레기 분리수거' 모델은 시행한지 2년 밖에 안 됐지만, 중국 특유의 쓰레기 분리수거 모델로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크게 높였으며, 중국식 쓰레기 분리수거 발전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관은 또 “중앙 정부로부터의 톱-다운식 쓰레기 분리수거 목표가 부여됨에 따라 많은 지방 정부들은 쓰레기 분리수거 기업에게 자금지원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KOTRA 중국 우한무역관(작성자 류빈)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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