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와 한국경제 절반을 바꿀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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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와 한국경제 절반을 바꿀수 있나요"
  • 임권택
  • 승인 2015.09.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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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창완 "미국 MD체제로 들어가면 중국 관계는 끊어질 것"

‘달콤한 중국’의 저자 조창완 인터뷰

                                                

   <대담"임권택 아주시대 편집국장>

‘중국통이 본 중국’ 언론인, 서평가, 다큐멘타리 피디(PD), 교수, 사업가, 공무원으로 활동하던 한 방랑자가 15년간 중국에 집중한 결과를 꺼내들었다. 다름아닌 신간 ‘달콤한 중국’이 그것이다. 이 책에서 그는 누구보다 빨리 중국을 이야기하며 경계했다. 또 기상청 못지않게 황사를 예측해 ‘황사전문기자’라는 호칭마저 얻었던 그가 그간 펴냈던 중국 관련 서적 12권을 뛰어넘어 그가 만난 중국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 책은 정치, 경제, 문화, 한중 관계 등을 통해 중국을 풀어냈는데, 그 핵심은 우리나라가 지금 중국을 얼마니 잘 읽어낼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모택동을 말하면서도 1976년에 죽은 모택동이 아니라 현재 중국에서 신으로 변해가는 모택동을 말하고, 모택동 얼굴로 장식된 중국 인민폐가 어떻게 세계 기축통화를 꿈꾸며, 그러면 한국경제에 어던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점을 다양한 연결고리를 통해 풀어간다.

이러한 다양한 연결고리를 저자는 그간 경험하고 현장에 접했던 생생한 내용을 쉽없어 풀어냈다. 그는 말한다. “중국을 바로보고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활용하라”고. 왜 한국 대기업이 중국에서 고전하는지, 왜 한국에 중국투자가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는지에 대해 명쾌하게 전한다.

앞으로의 중국은 우리가 건너야할 큰 강이며 생존과도 직결된다. 결코 달콤하지 않을 미래의 중국을 어덯게 볼것인가에 대한 답을 들어봤다.<편집자주>

- 달콤한 중국'으로 책명을 정했는데 이유가 있는지, 마치 경고의 의미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병헌이 주연으로 나오는 김지운 감독의 영화 '달콤한 인생'을 대었습니다. 영화와 처음과 끝에 어느 선사와 동자의 이야기로 꾸몄습니다. 선사가 달콤한 꿈을 꾼 후에 일어나 우는 동자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답합니다.

"그 (달콤한)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15여년간 저는 중국을 지켜보고 중국을 통해서 살아왔습니다. 그 시간 중국을 통해 우리는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달콤한 시간인 셈이죠. 하지만 앞날에 대해서는 결코 낙관할 수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달콤한 중국'은 어찌 보면 이루어지기 힘든 한 때의 백일몽 같다는 생각에 책 제목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책 내용도 그런 묵시록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 시진핑 주석의 등장은 우리에게 득이 될까요. 책에서도 지적한바와 같이 시 주석은 한국전쟁을 '항미원조는 침략에 대항한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했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실권을 갖지 못했던 후진타오와 달리 태자당, 상하이방, 군부를 통솔할 수 있는 실질적 지도자입니다. 거기에 공청단이나 칭화방의 맥까지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 세대까지는 이세기, 김한규 등과 같은 분들을 통해 중국 권력 최상부까지 갈 수 있는 핫라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라인이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대중관계는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시진핑은 혁명 1세대인 아버지 시중쉰의 정신과 더불어 혁명 성지였던 옌안의 정신들도 갖고 있습니다. 실질 때문에 한국을 등한시할 수 없지만 혈맹이었던 북한을 배제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때문에 실질과 명분 속에서 한반도 관계를 가질 것입니다. 때문에 이전보다는 휠씬 합리적 방식으로 중국을 접근해야만 실질적 이익과 외교적 안정을 담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한국경제에 있어 중국 성장은 큰 행운으로 여겨 질 정도입니다. 저서에서 매력이지만 결코 매력적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1992년 수교이후 23년 동안 한국은 중국을 통해 큰 경제적 이익을 얻었습니다. 매년 20%에 가까운 교역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지난해 대중국 무역흑자만도 552억 달러였고, 수교 후 누적 무역흑자는 5,000억 달러입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의 수치를 보면 큰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수출 증가율은 정체를 지나 마이너스 추세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대중국 산업경쟁력의 감소뿐만 아니라 중국 속에 있는 한국기업들의 위상이 축소되기 때문입니다. 경제에서 무역의존도가 100%를 상회하는 우리 경제에서 대중국 의존도가 너무 큰 것은 이제 독으로 바뀔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 중국을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역설했습니다만.

▲우리 수출의 26%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적 관계도 있지만 외교, 군사 등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나 사드 배치 문제가 한국의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른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근대에도 그랬지만 세계 열강의 패권이 갈등을 빛는 지역이 한반도가 될 수 있는 개연성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책에 북경대 주펑이 한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로 들어가는 순간 한중간은 돌아올 수 강을 건너는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소개합니다.

이 말은 우리의 대중국 경제교류를 모두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미사일방어체계의 첫 단계인 '사드'와 대중국 수출을 연결해 생각하는 이가 얼마나 될지 묻고 싶습니다. 사드와 우리 경제의 절반을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를 물어야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해서 성공한 기업이 드믄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국에 대한 지식과 정보, 전문가 그룹이 있었던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중국 속에서 잘 생존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마지막 단계가 아닌 듯 싶습니다.

삼성이나 현대차가 아직 선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계 기업들의 각축장인 중국에서 얼마나 더 잘해 갈지 의문입니다. 한때 굴삭기 시장 1위였던 두산중공업이 중국 사업을 정리단계에 들어선 것을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의 중국 사업에 가장 어려움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 안에 중국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중국 전문가는 단순한 언어 능력이 아니라 그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대기업에 있는 중국 전문가들도 지나친 자신감으로 중국을 대하다가 보니, 중국과 소통이 더 어려워지는 게 현실입니다. 소통 능력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 대한 프라이드를 잃지 않을 수 있는 중국 전문가를 기르지 않으면 대중관계는 백전백패일 겁니다.

- 중국진출, 일곱가지를 기억하라 했는데 독자를 위해 설명해주시지요

▲제가 말한 일곱가지는 순서대로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중국을 얼마나 아는가 2.자신이 할 사업이 경쟁력이 있는가. 3.합자나 독자 등 사업형태를 고민해라. 4.사업경쟁자를 파악하라. 5.자기 비즈니스 수명을 검토해라. 6.진출 분야가 중국의 외국인 금기분야가 아닌지 파악하라. 7.자녀 교육 등 주변 여건도 보라 등입니다. 사실 이런 내용은 중국사업 뿐만 아니라 사업하는 이들의 가장 기초일 수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도 우리나라의 중국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초적인 것들을 잘 살피는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도 걱정입니다.

- 우리의 대중국 무역은 미국과 일본의 그것을 합친것보다 무역비중이 높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줄고 있고, 중국에 진출한 대기업들에게 경고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 보는지요.

▲지난해 정부 고위급 관료를 지낸 분들과 중국에 있는 우리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 잘 나가는 기업인데, 기업 현지 관계자들의 입장을 들으니 그 어려움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 기업 노동자들의 월급은 벌써 150만원을 상회했습니다.

그 수치도 매년 30%씩 증가합니다. 거기에 주요부품 등의 공급자도 중국 회사로 바꾸라는 요구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또 증설이나 이전 등에서도 중국 정치권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회사 내부에 있는 중국 전문가가 나가면서 중국과 소통의 어려움도 생겼다고 하더군요. 이런 문제들을 중장기적으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더욱이 중국이 커가면서 이제 만날 수 있는 중국 측 인사의 단계도 턱없이 낮아지면서 그 어려움이 커가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로 중국속 한국기업이 어려워지면 이 기업에 부품을 수출하던 한국기업이 어렵고,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위기가 되는 상황입니다.

_ 중국을 논함에 있어 '꽌시(关系)'를 중요시하는데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설명을 해주시지요.

▲책에도 밝히지만 '꽌시'가 중요하지만 이 단어에 집착하지 말고, 합리적 이성을 가지고 중국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꽌시'는 생명을 공유할 만큼 큰 인간관계입니다. 이런 인맥을 갖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인맥에 집착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선입견 없이 중국을 대하는 중국 전문가들이 있다면 중국 교류의 외연도 넓어지고, 무리하게 꽌시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 아직은 활동하는 이세기, 김하중, 김한규 등 중국 전문가 들을 최대한 활용해 한중 소통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중국과의 인적교류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요.

▲이런저런 인연과 업무로 중국 관료들을 많이 만나봤습니다. 그들은 정말로 신뢰나 믿음을 참 중요시했습니다. 지속적으로 교류하면 현재의 직위와 상관없이 진짜 친구로서 대우하고, 필요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주려고 합니다. 저는 이게 단순한 과시보다는 신뢰에 의거한 인간관계들로 생각합니다. 반면에 공식적인 교류에서 만날 수 있는 중국측 인사의 폭은 더 좁아져 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개인적으로 부대사급을 연결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참사급을 만나서 풀어가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런 위상에 집착하기 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되, 격을 잃지 않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 이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중국의 성장에 위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4장에서 한중관계는 중국 속에서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위대했는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 불교계에 유일한 신인 김지장보살은 신라왕자였던 김교각이었습니다.

또 한족 정권이 번성할 때는 우리나라와 문화나 정치적 교류가 활발할 때였습니다. 특히 일제 침략이후 우리 선조들의 중국내 항일운동은 중국인들에게도 큰 귀감이 됐습니다.

또 중국 영화황제 김염, 중국의 피카소 한락연, 중국의 드뷔시라는 정율성 등 중국 문화계에서도 우리 선조의 존재감은 남다릅니다. 중국 역시 우리민족의 이런 저력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선조의 뜻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에 위축되기 보다는 중국과 같이할 수 있는 중국 전문가들을 육성해 다가올 수 있는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반도가 뚫리면 중국 자신도 위험하다는 것을 중일전쟁을 통해서도 깨달았고, 한국의 국력도 세계적인 만큼 중국 역시 우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미래를 주체적으로 잘 정립해가야 할 겁니다.

- 우리 입장에서 중국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책에서 '역린(逆鱗)'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중국이 가진 컴플렉스가 있습니다. 가령 사드처럼 민감한 군사적 이슈는 최대한 피해가는 게 현명합니다. 또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문제 등도 역사에 기초해 우리가 주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또 중국의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릅니다. 중국 청년들은 안정적인 직장 보다는 창업을 위해 중관춘과 선전, 청두 등에서 스타트업을 위해 노력합니다.

한국보다 규제도 없고, 국제 감각도 뛰어납니다. 이들과 상대하는 우리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 걱정이 앞섭니다. 우리 스스로도 북유럽 모델 등을 잘 연구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저자 조창완은 고려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한 후 <미디어오늘>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1999년에 공부하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다. ‘YTN 해외통신원’, ‘KBS 영상통신원’, ‘오마이뉴스 해외통신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했고, ‘중국경제신문’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2004년에 중국 전문 기획 여행사 ‘알자여행(www.aljatour.com)’을 창업했다. 2008년 귀국 후에는 한신대 외래 교수, 인민일보 한국 대표처 국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살림지식총서 베이징』, 『알짜배기 세계여행 중국』(하경미 공저), 『차이나 소프트』, 『베이징을 알면 중국어가 보인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중국여행지 50』 등 중국과 관련된 책 12권을 출간했다. 2010년 공직에 입문해 현재 새만금개발청에서 중국 담당 사무관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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