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변호사의 IT와 법] 타다냐 택시냐 무엇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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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변호사의 IT와 법] 타다냐 택시냐 무엇이 중헌디?
  • 김정민 변호사
  • 승인 2019.07.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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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공유서비스,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기술 결합 불보듯
타다-택시 논쟁 '무의미', 자율주행기술 시대에 적극 대비를
정부, 택시 면허 매입 →자율주행 테스트와 고정밀지도 데이터 확보에 활용해야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흥미롭고 중요한 일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트렌드를 예측하는 서적이 서점에 넘쳐나고 사람들은 이를 바탕으로 각자의 한해를 계획한다.

 기업에 있어서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잘못 예측했다간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 현재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인 IT산업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먼저 과거를 돌아보자.

2020년대에는 어떤 시대가 펼쳐질 것인가

2000년대는 인터넷의 시대였다. 1990년대 말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필자는 PC통신을 통해 많은 것들을 했다. 친구도 사귀고 동아리활동도 하고, 미팅도 소개팅도 했다. PC통신은 그 시대의 페이스북이었다.

2000년 밀레니엄이 되더니 PC통신은 귀신같이 사라졌다. 전화모뎀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잉~잉~’거리는 소리도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PC통신에서 하던 모든 것을 했다. 기업의 거의 모든 업무도 전산화가 되었다.

검색엔진(인터넷 포털)이 여러 개 생겼다 없어졌고, 이메일이 우편을 대체하였고, 프리첼, 아이러브스쿨이 생겨, 초등학교 동창회가 붐을 이뤘다. PC방(게임방)이 생겨 친구들과 당구장에 가는 대신 PC방에서 주로 모여 놀았다.

2010년대는 스마트폰의 시대이다. 2010년이 되더니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세상에 나왔다. 정확히는 2009년에 아이폰(3GS)이 한국에 상륙했고 2010년에 스마트폰 붐이 일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인터넷에서 하던 모든 것을 했다. 애플과 구글(안드로이드)이 최고 비싼 기업이 되었고, 페이스북과 아마존, 알리바바가 전세계를 점령했다.

2020년이 눈앞에 와있다. 10년마다 경제위가 오는 것과 같이, 10년마다 IT패러다임은 크게 변화해왔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지는 않는다.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변화해 변화가 완성되면 패러다임이 변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 패러다임의 변화에 미리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2020년대는 과연 어떤 시대가 될 것인가? 누구의 시대가 될 것인가? 어떤 기업의 시대가 될 것인가?

승차공유서비스 기업인 우버는 시가총액이 749억 달러에 이른다. 사진= 연합뉴스
승차공유서비스 기업인 우버는 시가총액이 749억 달러에 이른다. 사진= 연합뉴스

공유의 시대, 초연결의 시대가 온다

미국에서 신규 상장하는 기업 또는 데카콘 기업을 보자.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유니콘이라고 하며 1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것을 데카콘이라고 한다.

기업을 보면, 2020년대를 대략 예측할 수 있다. 우버, 디디추싱, 리프트(이상 승차공유서비스 회사), 에어비앤비(숙박공유 회사), 위워크(오피스공유 회사), 팔란티어(palantir, 빅데이터 분석 회사), 핀터레스트(Pinterest, 이미지공유 검색서비스 회사), 포스트메이츠(Postmates, 온디맨드기반 배달서비스 플랫폼), 슬랙(개발자용 소셜미디어 회사)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공유’, 특히 ‘승차공유’이다. 승차공유서비스가 단순히 승차공유만으로 10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우버의 현재 시가총액은 749억 달러, 88조원). 승차공유서비스는 자율주행기술이 완성된 이후 그 빛을 발할 것이다.

자가용을 소유하는 사람은 곧 없어질 전망이다. 자동차는 우버와 같은 공유회사가 모두 소유하고, 사람들은 자동차를 ‘소유’가 아닌 ‘사용’의 개념으로 인식할 것이다.

현재 자동차가 운행되는 시간은 4.2%에 불과하며 95.8%는 주차장에 세워져 있다. 매일 출퇴근을 하더라도 고작 2시간을 사용한다. 이런 비효율이 없다. 자동차 운행시간이 늘어나면 주차장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2020년대는 정시출근, 정시퇴근이라는 개념도 많이 희석될 것이다. 기술적으로 모든 차량은 스마트카로 바뀔 것이고, 모든 차량이 연결되어 있는 커넥티드카의 세상이 올 것이다. 스마트카가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IT플랫폼이 될 것이고,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같은 변화를 경험할 것이다.

다음 시대는 자율주행 기술의 시대...규제에 막힌 한국

이런 변화의 직격탄을 맞을 곳은 택시업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타다와 같은 승차공유서비스도 자율주행 기술이 없다면, 순식간에 도태될 것이다. 운전기사가 필요한 차량공유회사가 완전자율주행기술을 가진 차량공유회사(운전기사가 필요 없는)와 경쟁해 효율성에서 이길 방법은 없다.

요약하자면, 모든 차량에 완전자율주행기능이 탑재되고, 차량끼리는 모두 연결(커넥티드 카)될 것이며, 스마트폰은 스마트카에 연결될 것이다.

5G통신 이후 6G이동통신이 보급되는 시기가 되면 모든 서비스가 상용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이 되면 완전자율주행(5단계) 자동차가 50%를 넘고 6G 기술이 상용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국토부는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자율주행차 시험도시인 '케이시티(K-city)'를 작년 말에 완공했다. 5G통신을 활용한 자율협력주행을 시험하는 곳이다.

이에 더해 국토부는 현대차와 LG, SK텔레콤, 네이버랩스, 카카오 등과 함계 자율주행 자동차용 정밀지도를 구축, 갱신하기 위한 협의체를 만들었다. 민관이 협동해 자율주행을 위한 기반 기술과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힘쓰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법규는 어떠한가? 국토부는 현대차의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추어 규제를 강화 또는 완화한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자율주행과 관련해 현재는 2단계 자율주행까지만 허용된다. 스스로 핸들을 돌리고 가감속을 하는 정도이다. 운전보조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3단계 자율주행(차량이 스스로 주변 환경을 파악해 주행하고 운전자는 돌발 상황에만 개입하는 수준)은 현재 불법이다. 도로교통법에서 “모든 차량 운전자가 조향장치와 제동장치 등을 정확하게 조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법에서는 운전자가 운전 중 휴대폰 및 컴퓨터를 사용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연구진도 운전석에 앉아 연구용 컴퓨터를 들여다보거나 조작할 수 없다. 현행법이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물론 연구개발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반면 구글, 웨이모는 작년 말에 자율주행 택시를 상용화했다. 이 자율주행기술은 4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서울대 연구팀, 서승우 교수와 그 제자들이 창업)는 지난달 미국에서 자율주행택배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토르드라이브는 2017년 국내 처음으로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에 성공한 ‘스누버’를 개발한 바 있다.

이들은 국내에서는 규제에 막혀 투자를 받을 수 없어 미국 실리콘밸리로 회사를 옮겼다. 한국이 자율주행기술에서 선진국이 될 수 없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토르드라이브,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기술도 웨이모와 같은 4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타다냐 택시냐를 넘어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하는 정책을 만들자. 개인택시면허를 정부가 사들여 자율주행택시를 위한 데이터 확보용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사진= 연합뉴스
타다냐 택시냐를 넘어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하는 정책을 만들자. 개인택시면허를 정부가 사들여 자율주행택시를 위한 데이터 확보용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사진= 연합뉴스

타다도 택시도 없다...고정밀지도가 만능인 시대가 온다 

타다냐, 택시냐.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보자. 필자는 10년 내에 택시도 타다도 없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집안싸움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네이버는 그동안 구글 등 제국주의에 맞서 저항해왔다고 주장한다. 어찌 보면 맞는 말이다. 한국기업인 네이버는 한국에서 우대가 아닌 역차별도 많이 받아왔다.

네이버(네이버랩스)는 자율주행용 고정밀지도 작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020년대에 구글 등 제국주의에 맞설 무기를 '고정밀지도' 확보에서 찾고 있다. 한국의 고정밀지도를 얻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자동차를 운행하며 정교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한국 기업에 충분히 강점이 있고, 글로벌 기업에 맞설 무기가 될 수 있다.

과거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보는 상대국의 지도정보였다. 2020년대 IT플랫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 정보도 고정밀지도 정보이다. 고정밀지도 확보의 성패는 시험운행차량의 수와 누적운행거리에 달려있다.

혹자는 타다가 택시면허를 사들여서 영업을 하라고 주장한다. 국가가 발급한 택시면허를 타다보고 사들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최근에는 국토부에서도 비슷한 소리를 한다. 추가규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타다는 이 제안을 수용할지도 모른다.

‘택시냐 타다냐’의 싸움을 끝내고, 규제 대신 택시면허를 미래를 위해 활용하자.

먼저 정부에서 택시의 일부를 매입해(개인택시면허도 매입) 자율주행 테스트와 고정밀지도 데이터 확보(누적운행거리 확보)용으로 개조한 후 자율주행택시로 이용하는 것은 어떨까. 여기에 참여할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은 차고 넘친다. 글로벌 기업에 맞서 싸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과거에도 그랬듯이 국가에서 방향을 잘 잡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적어도 한국 내에서는 해볼 만한 싸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정민 변호사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 법학(부전공)을 공부했다. 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으며 (주)케이엘넷 준법지원팀 팀장으로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위원회 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회 위원, 한국블록체인법학회 정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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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덕 2019-07-14 15: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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