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현물가격 10개월만에 상승…반도체업계 감산 '불가피’ 예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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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현물가격 10개월만에 상승…반도체업계 감산 '불가피’ 예상까지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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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여파로 D램 가격 반등 예상…수요 자극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 감산 나설 수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메모리반도체 D램의 현물가격이 이달 들어 반등하고 있다. 일본의 한국향(向)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가 D램 재고 수요를 자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하반기 성수기를 앞두고 고객사 재고 수준이 정상화하면서 수요가 조금씩이나마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의 현물가격은 평균 3.1달러로 전날 대비 0.45% 올랐다. 앞서 지난 10일 이 제품의 현물가격은 하루 만에 1.2%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14일 이후 10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구형 제품인 DDR3 4Gb 역시 지난 8일부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 日 수출규제, 수요 자극…현물가격에 영향

물론 단기적으로 D램 현물가격이 반등했다고 해서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까지 점칠 수는 없다. 여전히 D램 현물시장에서 강한 수요 회복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이달 초까지 D램 현물시장 공식 출하가격은 인하해왔다.

그럼에도 고객사의 수요가 미세하게나마 회복되면서 D램 현물가격이 상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에서는 가격 반등 가능성을 고려해 재고를 쌓아두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본의 수출규제가 D램 수요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일본은 지난 4일부터 한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세 품목을 ‘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변경했다. 앞으로 일본 기업이 한국 측에 이들 제품을 수출하려면 계약마다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이번 수출규제가 장기화하거나 대상 품목이 확대될 경우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메모리반도체 공급 축소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재고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수출규제는 수요자의 심리적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며 “수요자들은 일본 수출규제가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비해 일단 재고를 늘리는 방향으로 구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급 측면에서는 일본 수출규제를 이유로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가 감산에 나설 수도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낸드에 이어 D램의 감산을 논의하고 있다. 실제 마이크론은 지난달 3분기(3월~5월) 실적 발표에서 D램 웨이퍼 투입량을 5%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들 입장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위험(리스크) 관리를 위한 좋은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업황 개선 기대 어렵지만 ‘가격 바닥’ 가시화

특히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어느 정도 정상 범위 안에 들어왔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객사로서는 재고 수준이 높을 경우 이를 소진하기 전까지 재고 축적에 나서기 어렵다. 즉 고객사가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둔 매수에 나선 건 재고 수준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수요 개선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모듈 업체의 PC D램 재고는 3주~4주, PC 업체들의 재고는 5주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추측되고 현물시장 유통업자의 재고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벤텍 등 서버 제조업자개발생산(ODM)들의 매출 증가세 고려하면 데이터센터의 재고 수준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재고 부담을 감안하면 일부 제품의 현물가격 반등이 고정거래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면서도 “가격 바닥이 가시화한다는 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3분기에 고정가격이 올라가지 않더라도 올 4분기에는 고정가격 반등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북미 클라우드 업체들은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재고 수준을 고려해 추가적인 가격 인하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4분기에는 현물가격 상승과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재고 감소로 가격이 상당히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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