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 우려 표명...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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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 우려 표명...이유는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7.10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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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 가능성 크지만 금융 안정성 위협
은행 경쟁력 하락, 뱅크런, 개인정보 유출 우려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금융위원회가 페이스북 암포화폐인 '리브라'를 두고 금융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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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암호화폐 리브라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8일 '리브라 이해 및 관련 동향' 보고서를 통해 "가격변동성 등 기존 가상통화의 문제를 해결해 현재 어떤 가상통화보다도 상용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면서 금융안정성과 금융위기, 자금세탁, 통화정책 등 금융시스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금융위는 "언론 등의 이해를 돕기 위해 리브라 백서, 국내외 언론 및 해외 동향 등을 정리한 것으로 금융위의 공식 의견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리브라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로 계좌가 없는 세계 약 17억명의 인구가 추가 비용 없이 페이스북 메신저 등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즉석에서 돈을 송금하거나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비트코인과 달리 허가형 암호화폐로 달러화 등 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된다. 향후 송금은 물론 온·오프라인 결제, 뱅킹, 대출, 신용 거래 등 모든 금융 서비스에 이용될 전망이다. 

리브라 컨소시엄에는 마스터카드, 비자, 우버, 스포티파이, 보다폰, 페이팔 등 28개사가 참여했다. 페이스북은 스위스 제네바에 기반한 독립적인 비영리 기구인 리브라 협회를 통해 리브라를 감독, 관리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일 이용자만 15억명이 넘는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신용카드를 뛰어넘는 네트워크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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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라 구조. 표=금융위원회

◆ 상용화 가능성 크지만…예상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금융위의 자료에 따르면 리브라는 국가 통제를 받지 않는 디지털 화폐로 변동성, 규제 불확실성 등 기존 암호화폐의 문제를 해결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4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사용자가 은행예금의 10%를 리브라에 이전할 경우 리브라 적립금은 2조달러를 초과하게 되다. 기존 은행들의 현금 지불능력이 하락하게 되고, 대출금이 감소하며 국제수지가 취약한 신흥시장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위 자료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질 시 법정통화 등에 머물던 자금이 리브라로 쏠리는 일종의 뱅크런(bank-run)이 발생해 신흥시장에 위기가 심화된다"며 "리브라로의 자유로운 환전과 신속한 해외송금은 국제자본이동과 관련한 정책적 대응능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언급됐다.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페이스북은 이미 과거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경험한 바 있다. 금융위 보고서에는 "페이스북의 소셜데이터와 금융데이터가 결합돼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리브라가 은행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자금세탁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고, 중앙은행 통화를 대체 또는 병행하게 되면 통화정책 효과도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암호화폐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과도한 가격 변동성, 이용자 신원 보호 및 돈세탁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리브라가 실제 통화로서 통용될 여지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리브라가 페이스북을 통해 전세계에 송금, 결제 시장에 진출하면 금융시장에 커다란 지각 변동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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