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수출규제로 韓 타격 커"...의도적인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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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수출규제로 韓 타격 커"...의도적인 때리기?
  • 한동수 기자
  • 승인 2019.07.09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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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룸버그"글로벌 피해 확산" 경고  
세계경기와 연동된 점유율과 日수출규제 연관시켜 
블룸버그 "韓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차질시 글로벌시장 영향 커"
선거앞둔 日정부 ‘밀어붙이기’에 언론도 가세  
"한국도 적절한 대응해야”   

[오피니언뉴스=한동수 기자] 일본 언론이 자국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관련 억지스런 논리의 기사를 내놨다. 

9일 뉴시스에 따르면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제품들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고 반도체 부문에서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자체 조사한 데이터를 활용, 한국의 ▲편광판(디스플레이 부품)과 ▲VR헤드세트가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수출규제가 시행되면앞으로 한국의 반도체 등 세계시장 점유율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아베 총리. 사진=연합뉴스.
일본 아베 총리. 사진=연합뉴스.

편광판 사업...LG화학, 日 수출규제이전 이미 매각키로 

LG화학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니혼게이자이가 이날 들고나온 한국의 편광판 사업 세계 시장 점유율 하락 보도는 일본 수출규제와 무관하다. LG화학은 이미 올 초부터 편광판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LG화학은 편광판 사업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LG화학은 지난 6월 HSBC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편광판 사업부문 인수후보자 20여곳과 접촉을 진행했다. 곧 편광판 사업부문 숏리스트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광판은 LCD 패널의 전·후면에 부착해 빛을 통과하게 하거나 차단하는 필름인데 이미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사양산업에 접어들었다”면서 “이에 LG화학이 지난 2017년까지 편광판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지만 이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난해 한국 기업의 편광판 사업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내준 것은 기술력이 딸렸기 때문이 아니다. 또 앞으로 편광판 사업을 접을 예정이어서 앞으로 일본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한다해도 큰 걱정이 필요없는 상황이다.   

VR헤드세트 역시 가상현실(VR)이 붐을 일으켰던 2016년 주목을 끌었으나 5G이동통신 출현에 따라 관망세가 지배하는 사업부문이다. 따라서 한 때 VR헤드세트부문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가 이 사업 비중을 축소한 것에 불과하다.  

한편 이날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글로벌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일본의 대(對)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는 미국의 애플 아이폰과 델 노트북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체제에 들어간 '내장형M램' 반도체.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3월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체제에 들어간 '내장형M램' 반도체. 사진=삼성전자.

◆ 日업체도 ‘초격차’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 못쓰면 손해   

만약 삼성전자 반도체가 일본의 수출규제로 생산차질을 빚는다면 세계 IT시장에도 일대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일본의 결정이 대규모 무역 흐름의 붕괴로 이어질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미 기업과 투자자들에겐 위험성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내장형M램(eMRAM·embedded M램)’개발에 성공, 양산체제를 갖췄다.  이 제품은 D램처럼 빠르면서 낸드플래시처럼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차세대 반도체 칩이다. 

특히 '내장형M램'은 전류가 새는 것을 막기위해 실리콘 웨이퍼 위에 절연막을 입히고 그 위에 트랜지스터를 형성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이로인해 전력 손실이 급격히 줄어든 초절전 제품이다.

내장형 M램은 기존 플래시 반도체가 전원이 꺼져도 기억하는 장치가 있는 대신 느리고, D램이 속도는 빠른 대신 전원이 꺼지면 기억을 못하는 단점을 보완한 첨단 제품이다.  

이로써 내장형M램은 플래시보다 쓰기 속도가 약 1000배 빠르고 D램처럼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것이 특징이다.  소형 전자기기나 차량용 컨트롤러 등 특정한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제품 개발에 최적화된 세계 유일의 반도체다.  

日 수출규제 장기화되면... "세계 IT산업 피해 만만찮을 것" 

내장형M램을 만드는데 일본산 소재는 필수 부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일본의 독점 제품 중 하나인 반도체판 '웨이퍼'까지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시키면 삼성전자가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일본의 수출규제로 부품을 제때 구하지 못해 최첨단 ‘내장형M램’ 생산 차질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문제 만은 아니다.  

세계 1위 반도체 생산국(한국)과 역시 1위인 반도체 소재 생산국(일본)간 마찰로 생산차질이 발생하면 전 세계 IT기업들도 일대 혼란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올 초 개발한 세계 유일의 ‘내장형M램’ 칩을 기반으로 제품 설계에 들어간 세계 여러 IT기업들의 경우 대체재가 없다. 미국의 애플이나 델은 물론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도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자율주행차 개발에 성큼 다가가 있는 일본의 도요타도 피해 영향권 안에 있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한양대 교수)는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장기화 국면으로 가면 당사국인 한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IT관련 산업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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