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힘든데…" JTI·롯데아사히, 日 불매운동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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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힘든데…" JTI·롯데아사히, 日 불매운동에 '속앓이'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7.08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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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I,코리아, 갑작스럽게 기자간담회 연기
회사 "일본제품 불매운동 탓 아냐" Vs 업계 "반일감정 떄문에 연기한 듯"
롯데아사히, 반일 감정 최고조 상황에 팝업스토어 오픈
회사 "상황 예의주시 중" Vs 업계 "반일감정 영향 작지 않을 수도"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 기반을 두고 있는 담배업체 JTI코리아와 주류수입업체 롯데아사히주류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최하위인 JTI코리아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지난해 수입맥주 매출액 1위 자리를 내 준 롯데아사히주류는 팝업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악재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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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전국적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 기반을 두고 있는 JTI코리아와 롯데아사히주류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JTI코리아, 롯데아사히주류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반일 감정에 따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제품에 대해 반품은 물론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임원배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일본이 무역보복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계속할 경우 동네슈퍼 역시 일본산 맥주 및 담배 등 팔고 있는 제품을 전부 철수시키는 등 전면 거부 운동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역시 "한국마트협회 회원사 200여 곳에서 일본 담배와 맥주를 전량 반품처리하고 판매 중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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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I코리아는 11일 예정된 신제품 출시 관련 기자간담회를 8일 갑작스럽게 연기했다. 사진제공=JTI코리아 

◆ JTI코리아, 기자간담회 연기…"日제품 불매운동 영향 아냐"  

8일 JTI코리아는 11일로 예정된 기자간담회를 내부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연기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간담회는 외부 공간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당일 비 예보가 있다"면서 "날씨도 연기 이유 일부 중 하나이며 전체적으로 행사준비가 미흡해서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기된 행사 일정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JTI코리아는 갑작스러운 간담회 연기 이유를 '준비 미흡'이라고 강조했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사회적 이슈인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자간담회를 하루 이틀 준비하는 기업은 없는데 갑작스럽게 명확한 이유 없이 행사를 연기한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며 "아무래도 최근 사회적 이슈인 일본 제품에 대한 반발감 때문에 행사를 미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TI코리아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JTI(Japan Tobacco International) 소속이지만, 모회사는 일본담배산업주식회사(JAPAN TOBACCO INC)로 본사 역시 일본에 있다. 회사의 뿌리는 엄연히 일본에 있다는 뜻이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기자간담회 연기와 최근 불거진 일본제품 불매 운동은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JTI코리아는 스위스에 본사를 분 글로벌 기업이다"고 강조했다. 

JTI코리아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열식 캡슐형 전자담배 '플룸테크(Ploom Tech)'를 소개하고 국내 출시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JTI코리아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메비우스(전 마일드세븐), 카멜 등을 앞세워 지난 1992년 한국 담배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2017년 열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 시장점유율 모두 업계 최하위에 머물렀다. 

업계 안팎에서는 JTI코리아가 이번 신제품 발표를 통해 반등을 노릴 것으로 봤지만,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주력 제품인 메비우스가 인기를 끌기도 했으나 트렌드가 변하면서 충성 고객이 줄었고, 최근 일반 궐련담배 흡연자도 감소하는 있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지 못하면서 업계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최근 사회적 이슈 때문에 내부적으로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신제품 정보와 출시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하기 힘들다"며 "전자담배 시장에 소극적인 것은 절대 아니며 다양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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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아사히주류는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수동과 용산구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사진제공=롯데아사히주류

◆ 수입맥주 매출 1위 내준 롯데아사히 "상황 예의주시 중"

롯데아사히주류 역시 일본제품 불매 운동 확산에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그룹의 주류 수입업체로 일본 맥주 점유율 1위인 아사히맥주가 주력 상품이다. 

아사히맥주를 앞세워 수입맥주 시장을 주름잡았던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칭타오를 수입하는 비어케이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롯데아사히주류의 지난해 매출은 1247억원으로 전년대비 8.3% 감소하면서 비어케이(1263억원·전년대비  7.5% 증가)에 뒤졌다. 영업이익 역시 110억원으로 237억원을 기록한 비어케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비어케이에 선두 자리를 내준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5일부터 여름 성수기 시장을 겨냥해 성북구 성수동과 용산구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서울 핫플레이스 두 곳에 아사히 수퍼드라이의 고품질과 프리미엄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며 "많은 분들이 아사히 수퍼드라이만의 세계관을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밝혔지만, 팝업스토어 개장 직전에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팝업스토어 방문객 수나 실적에 당장 영향이 있다, 없다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장기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만큼 내부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주세법 개정에 따라 국산·수입 캔맥주 가격 간격이 좁혀지는 상황에서 일본 맥주만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에 이번 반일 감정은 '분명한 악재'라고 보고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일 관계는 정치적인 이슈로 볼 수 있는데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세법이 개편되고, 아사히맥주를 주력으로 하는 롯데아사히주류에는 영향이 작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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