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구루' 손정의, 이재용 등 총수 회동...일본 수출규제 해법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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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구루' 손정의, 이재용 등 총수 회동...일본 수출규제 해법 찾을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0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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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4일) 저녁 재계 총수와 회동...앞서 문대통령 면담도 가져
손 회장, IT관련 5G, AI, IoT 분야 사업협력·비전펀트 투자 논의할 듯
민족愛 강한 손회장, 일본 수출규제 맞서는 대응책 논의할지 주목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세계 최고의 'IT구루'중 한명으로 꼽히는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소프트뱅크 회장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시행된 날, 한국으로 날아왔다.

1957년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인 손 회장은 차별과 멸시로 1975년 창씨했던 '야스모토 마스요시'라는 일본 이름을 버리고 자신의 성인 '손'을 사용할 만큼 한국에 대한 애착이 강한 세계적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손 회장은 오늘(4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를 비롯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회동한다. 

손 회장이 글로벌 정보기술(IT) 벤처기업 투자의 '글로벌 큰 손'인 만큼 신기술 미래 사업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해법도 함께 논의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 신기술 및 사업 전략 논의 전망

이번 회동은 손 회장과 한국 5대 그룹 3세 총수, 벤처창업 1세대 사업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1990년대 말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반도체 기업 ARM 인수를 공동으로 추진할 당시 손 회장과 인연을 맺은 뒤 친분을 쌓아온 이 부회장이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에 대한 손 회장의 애정은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 간 공개적인 만남은 2016년 9월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이다.

이들은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첨단 기술들의 동향과 이와 관련된 미래 사업 전략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앞서 손 회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벤처창업과 인공지능(AI) 분야를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한국 기업과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와 협업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7년 5월 조성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현재 세계 각 지역의 차량공유 업체 중 ▲우버(미국) ▲디디추싱(適適出行‧중국) ▲그랩(동남아시아)를 비롯해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 영국 반도체 기업 ‘ARM’ 등 80개 혁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비전펀드 2호펀드를 조성 중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차, LG, 네이버, 엔씨소프트 모두 반도체, AI, IoT, 공유경제 측면에서 손 회장과 협업을 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 기업 중에서는 쿠팡이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비전펀드의 투자금 20억달러를 유치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환하게 웃으며 회담 장소로 인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환하게 웃으며 회담 장소로 인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부회장, 일본 5G 시대 맞춰 협업 추진

특히 이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부터 일본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는 행보를 보인 만큼 이번 회동에서 관련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지난 5월 15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에 머물며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와 2위 업체 KDDI를 찾은 것이 대표적에 사례다. 이 부회장은 두 회사 경영진과 내년 일본의 5G 시대 개막을 앞두고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협업 계획 등을 논의했다.

지난 3월에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의 체험 공간인 ‘갤럭시 하라주쿠’를 찾아 직접 현지 고객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갤럭시 하라주쿠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브랜드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전 세계에 설치 중인 ‘갤럭시 쇼케이스’ 공간 중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 10월 일본 통신·전자기기 업체 NEC와 ‘5G 무선통신용 기지국 개발 및 관련 시설·장비 판매에 관한 제휴’를 맺는 등 일본 5G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태세를 갖추고 있다. 나아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무선통신 분야 공식파트너로서 선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일본 수출규제 해법 의논할 수도

재계에서는 이번 만남에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이날부터 한국으로의 수출 관리 규정을 개정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필요한 핵심소재인 불산(불화수소), 감광액(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지난해 10월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따른 것이다. 대상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3일 일본의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NTT도코모와 KDDI를 방문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만남에서도 5G, AI 관련 논의가 주로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일본의 수출 규제 사안이 중대한 만큼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 회장은 재일동포 3세다. 1981년 24세 나이에 1000만엔(약 1억1000만원)으로 소프트뱅크를 창업해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이자 정보기술(IT) 투자기업으로 키웠다.

2017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 인베스트먼트 펀드(PIF)와 미국 애플, 퀄컴, 대만 폭스콘 계열사 샤프 등과 정보통신(IT) 분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930억달러(약 105조원) 규모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설립했다. 소프트뱅크 또한 이 펀드에 280억달러(약 32조원)을 출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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