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이트·테라 연타석 홈런' 하이트진로... 'OB 아성'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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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이트·테라 연타석 홈런' 하이트진로... 'OB 아성' 흔들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7.02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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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출시 100일 만에 1억병 판매 돌파
필라이트, 출시 1년 10개월 만에 5억캔 돌파
김인규 대표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로 이어질 것"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하이트진로가 야심차게 출시한 '발포주' 필라이트와 '청정 라거' 테라가 시장에 연착륙하며 맥주 시장판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배수의 진을 치고 내놓은 테라는 역대 맥주시장 신제품 가운데 출시 한 달기준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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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가 출시와 동시에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테라와 필라이트를 앞세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 테라, 국내 맥주 신제품 역대급 판매 속도 

2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3월 판매를 시작한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달 29일(출시 101일) 기준으로 누적판매 334만 상자(330ml 기준), 1억139만병이 팔렸다. 초당 11.6병이 판매됐고, 국내 성인(20세 이상, 4204만명 기준) 1인당 2.4병씩 마신 셈이다. 

역대급 페이스다. 과거 맥주 신제품 출시 한 달을 기준으로 보면 테라는 약 3200만병(330ml 기준) 판매를 돌파했다.

2017년 롯데주류에서 출시한 피츠(1500만명)는 물론 1994년 나온 오비맥주의 카스(2424만병)의 실적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한 달은 물론 100일로 기준을 확대해도 국내 맥주 신제품 판매량은 테라가 단연 1위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피츠의 출시 100일 판매량은 4000만병이다. 테라 판매량이 정확히 2.5배 더 많다.   

하이트진로는 본격적인 성수기가 시작되는 만큼 테라 판매량은 더욱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1년 판매 목표인 1600만 상자로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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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신제품 테라는 출시 100일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 '필사즉생' 간절함으로 탄생한 테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테라의 흥행 뒤에는 '필사즉생(반드시 죽고자 싸우면 그것이 곧 사는 길임)'이란 간절함이 있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테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몇 년간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은 치열한 경쟁, 수입맥주 파상공세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며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며 "테라 출시와 함께 모든 직원이 '필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힘든 시기에 마침표를 찍고, 반드시 재도약의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테라는 5년 전부터 구상하고 2년간의 개발 끝에 만든 하이트진로의 야심작이다. 하이트진로 맥주사업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013년 '퀸즈에일' 이후 6년 만에 신제품을 내놓았다. 재도약을 위해 주력 제품을 기존 '하이트'에서 '테라'로 바꿀만큼 사활을 걸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번이 아니면 맥주사업을 접는다'는 각오로 테라 출시에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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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발포주인 필라이트는 출시 1년 10개월 만에 5억캔을 돌파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 '필라이트' 인기도 여전…맥주부문 실적 향상 기대

국내 최초 발포주인 '필라이트' 역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출시 된 이후 올해 3월 기준으로 5억캔(355ml 기준) 판매를 돌파했다. 1년 만에 2억캔 판매 때와 비교해도 30%이상 빠른 속도다.  

필라이트는 '막강 가성비'를 앞세워 출시 효과를 넘어 가정용 맥주 시장에 완전히 안착했다.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된 발포주 필라이트는 기타주류로 분류돼 일반 맥주와 비교해 주류세가 40% 이상 낮다.

최근 '홈술', '혼술'이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필라이트는 출시 초기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필라이트에 이어 테라까지 최근 출시된 제품이 연이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 맥주부문 실적 역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테라는 기존 브랜드(하이트, 맥스 등)와 함께 시너지를 내며 맥주 부문 판매량 증가를 이끌고 있다. 지난달 하이트진로 맥주 부문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약 5% 상승했다.

특히, 레귤러 맥주 시장의 격전지로 꼽히는 유흥시장에서 돋보였다. 6월 판매량은 전년대비 45% 상승했다. 지난해와 2016년 모두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각각 21%, 23% 하락)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회사 관계자는 "테라는 내부 기대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필라이트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른 시일 내에 맥주사업의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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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테라 출시와 함께 모든 직원이 '필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힘든 시기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 업계 "테라 흥행 위협적"·김인규 "맥주 시장 판도 변화 예상"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 60%, 하이트진로 30%, 롯데주류가 10%다. 

후발주자인 롯데주류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앞세워 40% 이상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류 소비 패턴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테라는 맥주 시장뿐 아니라 소맥(소주+맥주) 시장에서도 '테슬라(테라+참이슬)'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반응이 뜨겁다"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향후 흥행이 이어진다면 맥주 시장 판도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로 발포주 시장에 안착했고, 레귤러 맥주에 주력 제품을 테라로 바꾸고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어 경쟁업체로서는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면서 "다만, 기존 주력 제품이었던 하이트의 성과를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도 분명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테라가 최근 나온 신제품 가운데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필라이트로 시작돼 테라로 이어지는 맥주 시장 판도 변화와 국내 소주 1위 브랜드 참이슬과 신제품 진로 효과로 더욱 견고해진 소주 시장이 결합해 올해는 실적 턴어라운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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