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서 버려지는’ 채소·과일 살린다…美서 주목받는 ‘어글리 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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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겨서 버려지는’ 채소·과일 살린다…美서 주목받는 ‘어글리 푸드’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7.01 2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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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싼 가격에 구입 & 환경보호는 '덤'...연간 200억달러 판매도 못하고 버려져
KOTRA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
'못생겨서' 상품화가 어려운 채소 과일을 판매하는 '어글리푸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엥떼르마르세 어글리푸드 캠페인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미국에서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으나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상품성이 떨어져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채소와 과일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어글리푸드(ugly food)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KOTRA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못생긴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꿈으로써 사용 가능한 식품 자원의 낭비를 예방하고 더 나아가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까지 줄이는 어글리푸드 캠페인이 확대되고 있다.

어글리푸드는 마트에서 판매되는 다른 식자재 대비 최소 25%에서 최대 50%까지 저렴한 가격에다 영양소가 높고 맛있는 채소와 과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가격 25~50% 저렴해 마트서 인기

미국 오하이오 주에 본사를 둔 중서부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Kroger)는 올해부터 자체 어글리푸드 브랜드인 ‘Pickuliar Picks’를 런칭하고 ‘Imperfect but perfectly delicious’라는 캐치 프레이즈 하에 어글리 푸드를 유통할 계획이다.

이 브랜드의 런칭은 크로거의 ‘Zero Hunger/Zero Waste’ 캠페인의 일환으로 미국 내 음식물 폐기물 절감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대표 대형마트 체인인 호울푸드(Whole Food)와 월마트(Walmart)도 어글리푸드 팝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Imperfect Produce 홈페이지

미국의 대표적인 어글리푸드 판매 기업으로는 임퍼펙트 프로듀스(Imperfect Produce)와 헝그리 하베스트(Hungry Harvest)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임퍼펙트 프로듀스는 농작물 폐기율을 낮추기 위해 외관상의 이유로 대형 유통사에 판매되지 못한 어글리푸드를 직접 농가에서 받아 30~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2016년 기준 2300명의 고객을 보유했으며 한달에 약 7만파운드의 식품을 판매했다.

회사 관계자는 “농가에서 판매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식자재의 양은 매년 약 800만~900만톤에 달한다”며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폐기되고 있기 때문에 과일과 채소의 외형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Hungry Harvest 홈페이지

헝그리 하베스트는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시작된 기업으로 2016년 기준 2500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월간 6만파운드의 어글리 푸드를 판매하고 있다.

어글리푸드 캠페인은 2014년 프랑스의 대형마트 체인인 엥떼르마르세(Intermarche)가 최초로 시작했다. 당시 “수프에 들어간 못생긴 당근 누가 신경 쓰나?”라는 포스터 문구로 인기를 얻었다.

엥떼르마르세를 시작으로 못생긴 채소와 과일들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제고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이를 벤치마킹한 사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어글리푸드는 일반 제품에 비해 25~50%까지 저렴한 게 매력포인트다. 사진은 국내 한 대형마트 채소코너. 사진=연합뉴스
어글리푸드는 일반 제품에 비해 25~50%까지 저렴한 게 매력포인트다. 사진은 국내 한 대형마트 채소코너. 사진=연합뉴스

◆ '못생겨서' 버려지는 식자재 연 200억달러

음식물 낭비를 줄이기 위한 활동을 하는 비영리 단체인 ReFED(Rethink Food Waste Through Economics and Dat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음식물 폐기물 중 시장에 판매조차 되지 못하고 농가에서 버려지는 식자재는 200억 달러 규모로 전체 폐기물의 약 16%에 해당한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음식물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온실 가스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전체의 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못생긴 채소 과일이라고 해서 품질이 낮은 것은 아니다. 영국 영양학 학회에 따르면 못생긴 과일들이 상품성이 좋은 일반 과일들보다 항산화 영양소 함량이 높고, 잔류농약함량도 낮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미국의 어글리푸드 캠페인 모델을 도입하여 품질에 문제가 없이 버려지는 식자재를 유통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이 기사는 KOTRA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작성자 김지윤)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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