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트럼프, 재계총수와 나눈 얘기는..."수출과 투자 병행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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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트럼프, 재계총수와 나눈 얘기는..."수출과 투자 병행해달라"
  • 박대웅 기자,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6.30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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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하얏트호텔서 재계 총수 20여명 만나
대미 수출 확대, 유통업체 총수 참석 눈길
미중 무역분쟁 해빙무드...화웨이 제재 등 거론 안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이성노 기자]  취임이후 줄 곧 보호무역 정책을 고집해오며 중국과 무역전쟁도 불사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 재계 총수 2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방한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숙소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30일 오전 10시 국내 10대 기업과 미국에 투자한 기업 등 재계 총수와 대표들을 만났다. 

이날 간담회는 미국에 투자했거나 투자 예정인 국내 재계 총수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감사의 마음을 전달한 자리였으나 내면을 보면 대미 상품수출과 투자는 병행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韓 기업,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해달라”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기업이 미국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달라”면서 그동안 미국에 투자했던 삼성, 현대차, SK, 롯데, CJ, 두산 총수 등을 일일이 거명하고 일으켜 세우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의 감사는 더 많은 투자를 당부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방한 중 재계 총수들과 간담회 일정을 공개했다.

당초 국내 재계 총수들에게 대미투자 확대와 함께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反)화웨이 동참 등을 당부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후 회웨이에 대한 제재가 연기되면서 이날 간담회에서 중국관련 이슈는 거론되지 않았다.

방한한 도널드트럼프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3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간담회를 가진 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을 향해 설명하고 있다. 있다. (앞줄 왼쪽세번째부터 오른쪽으로)김승연 한화 회장, 신동빈 롯데회장, 트럼프 대통령, 허영인 SPC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방한한 도널드트럼프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3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간담회를 가진 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을 향해 설명하고 있다. 있다. (앞줄 왼쪽세번째부터 오른쪽으로)김승연 한화 회장, 신동빈 롯데회장, 트럼프 대통령, 허영인 SPC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동원, SPC, 농심...유통기업들도 초청

간담회의 성격은 초청된 재계 총수들의 면면이 알려지면서 명확해졌다.

국내 재계 순위에 따른 초청이 아니라 그동안 미국에 투자한 기업과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면서 미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기업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기업이 총 360억달러(약 40조원)를 투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재계 순위 이외에도 CJ, 동원, SPC, 농심 등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총수들도 포함됐다. 미국에 투자가 이뤄졌거나 이뤄진 기업들이 총망라된 셈이다.

손경식 부회장이 참석한 CJ는 CJ제일제당이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뉴저지에 만두 공장을 추가로 세웠다. 또 미국의 식품기업인 쉬완스를 인수한바 있다.

농심은 로스앤젤레스에 지난 2005년 라면공장을 설립 한 후 현재 제2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동원그룹은 미국내 캔참치 부문 1위 회사인 스타키스트를 지난 2008년에 인수했다.

지난 2005년 파리바게트 미국 1호점을 내고 진출한 SPC는 현재 미국내 78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SPC의 경우 매장 확대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미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식 감사인사...총수들 호명하고 일으켜 세우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미국내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 총수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생산기지 확대를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트럼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기업이 미국에 많이 투자했고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면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재계 총수 가운데선 유일하게 백악관 집무실 회동 후 48일만에 해후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직접 거명하고 일으켜 세우며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했는데 3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투자금액이나 미국에 대한 기여도와 재계 총수를 연결시키며 감사의 이유를 말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현대, 삼성, CJ, 두산, SK를 이끄는 훌륭한 리더가 자리에 함께했다"며 대기업 총수를 1명씩 호명하고 차례로 일어서 달라고 하며 "제가 언급한 기업들은 미국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산업 관련해서도 미국에 많은 공장을 만들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타워 보고 ‘감탄’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동산 개발 전문가답게 국내 대기업 건물들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 강남본사 건물을 보고 굉장히 놀랐고 롯데타워도 처음 봤을 때 '저 높은 게 어떤 건물이냐'고 감탄했는데 롯데 건물이었다”며 “건물을 세우는 과정에서 어떤 자재를 쓰고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다를 수 있는데 삼성과 롯데 건물을 보면서 정말 감탄했다”며 두 건물을 추켜세웠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5대 그룹을 포함해 대기업 총수 20여명이 참석했다. LG그룹에선 구광모 회장을 대신해 권영수 부회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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