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편 스타트업 설립 '111정책'...룩셈부르크의 투자유치 성공비결
상태바
초간편 스타트업 설립 '111정책'...룩셈부르크의 투자유치 성공비결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6.27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구 60만 소국에 350개 스타트업 왕성한 활동...정부-산하기관 발벗고 스타트업 육성 나서
자본금 1유로- 직원 1명- 등록 1일만에 창업...'111정책' 돋보여
KOTRA 벨기에 브뤼셀 무역관
지난달 21~22일 열린 룩셈부르크 스타트업 축제의 현장 ICT Spring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관람객들이 지난달 21~22일 열린 룩셈부르크 스타트업 축제의 현장 ICT Spring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KOTRA 브뤼셀무역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유럽의 강소국 룩셈부르크가 초간편 스타트업 설립절차인 ‘111정책’ 등을 내세워 스타트업 기업들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KOTRA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에 따르면 현재 룩셈부르크에는 핀테크, 친환경기술, 의료기술 등에 중점을 둔 정보 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35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인구 60만 국가에 350개 스타트업 활동

스타트업들이 룩셈부르크를 선호하는 이유는 ▲낮은 시장 시장진입 장벽 ▲높은 수준의 인프라 ▲초간편 스타트업 설립절차인 ‘111정책’ ▲적극적인 정부지원책 ▲그리고 글로벌 기업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환경을 꼽을 수 있다.

룩셈부르크는 인구 60만명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의 세계 3위 부국이기도 하다. ICT 기반시설을 포함한 인프라에 대한 정부의 아낌없는 투자로 인해 ICT관련 스타트업들이 사업하기 편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이른 바 ‘111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나 설립 자금 없이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개인 사업자들을 위해 사업체 설립에 관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최소 1유로의 자본금과 직원 1명 만 있어도 사업자 등록 절차가 1일 안에 완료 가능한' 법적인 제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수도인 룩셈부르크 시티에만 21개의 액셀러레이터 및 인큐베이터가 스타트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는데 이는 인구수 대비로는 유럽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 스타트업 '도우미 기관' 수두룩

룩셈부르크 경제부와 상공회의소 산하 기관들은 스타트업을 전담해 산업별, 규모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상공회의소 부설기관인 House of Entrepreneurship은 기업 성장주기에 맞춰 필요한 각종 정보와 비즈니스 조언을 제공한다. 멘토링 제도와 엔젤(개인투자자) 네트워크를 통해 신생 기업들에 절실한 네트워킹과 협업을 주선해주기도 한다.

House of Startups.

또다른 상공회의소 부설기관인 House of Startups(사진)에는 150~200여개 스타트업이 6000㎡ 규모의 건물에 입주해 있다.

이 기관은 스타트업과 투자자, 관련분야 전문가, 그리고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와의 연계를 주선하고 협업을 위한 공간 임대 서비스도 하고 있다.

경제부 산하에 있는 Luxinnovation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룩셈부르크로 유치해 육성 지원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 기관은 기업의 가치를 높여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도록 유도하고 정부와 기업이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설립됐다.

산업 분야별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코칭 ▲멘토링 서비스 ▲사업 자금 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또 매월 4~5회 네트워킹 이벤트 개최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이 비즈니스 파트너, 투자자 등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관련 업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 스타트업 경연대회만 매년 10회 이상

액셀러레이터, 컨설팅 업체 등이 연합해 주최하는 스타트업 경연대회만 해도 매년 10회 이상 열린다. 참가 업체는 경연 진행 과정에서 사업 아이디어에 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다른 참가 기업들과 사업 아이디어·정보 등을 교환한다. 경연에서 우승하거나 입상할 경우 무료 업무 공간 대여, 사업 자금 및 무료 컨설팅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이점 때문에 아마존 AOL 애플 이베이 페이팔 스카이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도 유럽 본부를 룩셈부르크에 설립한 것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스타트업 지원기관중 한곳인 LHoFT 내부 전경. 사진=KOTRA 브뤼셀무역관
스타트업 지원기관중 한곳인 LHoFT 내부 전경. 사진=KOTRA 브뤼셀무역관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성공한 스타트업도 등장하고 있다. 구인구직 어플리케이션 기업 Job Today는 룩셈부르크에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영국, 스페인으로 사무소를 확장중인데 현재 266명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3년에 설립된 환경기술 전문 스타트업 APATEQ는 유전 및 해양오염지역에서 석유와 물을 분리해 낼 수 있는 시스템 및 산업용수 재활용 처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월드이코노믹포럼에서 2016년 기술 선도 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EU 집행위에서 주최한 Startup Europe Awards에서도 베스트 기업으로 뽑혔다.

룩셈부르크의 법인세는 2019년 기준 대기업 26%, 중소기업 21%로 주요 다국적 기업들의 유럽 본사 및 지사로 룩셈부르크를 선호하고 있다. 또 기업 친화적 정책으로 사업체 인·허가 절차가 쉽고 신속하게 진행되어 내·외국인 개인 및 기업의 투자 유도가 용이하다.

룩셈부르크가 스타트업의 핫스팟으로 뜨는 비결에 대해 스타트업 육성을 담당하는 현지 관계자는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여러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고학력 인력이 풍부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정치·경제 상황, 훌륭한 ICT 인프라, 기업에 대한 다양한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KOTRA 브뤼셀무역관은 “룩셈부르크 정부의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 노력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이 기사는 KOTRA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작성자 박진아)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