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젊은 세대, '복고풍' 버블티에 다시 열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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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젊은 세대, '복고풍' 버블티에 다시 열광하는 이유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6.2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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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리바이벌 붐과 맞물려...대만, 수학여행지 인기와도 연관성
KOTRA 일본 도쿄무역관
일본에서 다시 붐이 시작된 타피오카 음료(버블티). 자료=인스타그램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수년 전부터 일본의 젊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았던 ‘타피오카 음료’가 올 상반기 들어 다시 절정의 인기를 달리고 있다.

KOTRA 일본 도쿄무역관은 일본의 골든위크(4월 말~5월 초) 후 새롭게 타피오카 음료 전문점 오픈이 이어지고 있고 지금은 편의점, 패밀리 레스토랑, 회전초밥의 디저트 메뉴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타피오카 음료 메뉴를 도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타피오카 인기, 90년대 리바이벌 붐 영향

이러한 타피오카 음료의 인기는 패션, 음악 등의 분야에서 90년대 리바이벌 붐 ‘Again 90’s’이 일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부터 일본 방송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명 ‘(부모로부터) 물려입는 패션’에 대해 자주 소개하고 있다. 아침 정보방송에는 부모로 부터 옷을 물려 입는 것은 물론 조부모의 옷까지 물려 입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속속 등장한다.

또 일본 고교생 댄스부 대회에서 우승한 오사카 소재의 토미오카 고교 댄스부의 ‘버블댄스’가 화제를 불러 모으면서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빌린 버블세대의 정장과 화장을 하고 춤을 추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려 큰 인기를 얻는 사례도 적지 않다.

90년대 한때 인기를 얻었다가 사라졌던 그룹 ‘Da Pump’의 9 복고풍 사운드곡 ‘USA’ 노래가 2018년 최고의 히트곡이 됐고 한국의 80년대 복고영화 ‘써니’는 일본에서 90년대를 재현한 영화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 일왕 퇴임, SMAP 해체 등도 한몫

이처럼 일본에서 90년대 리바이벌 붐이 분 것에는 2017년 헤세이 아키히토 일왕의 퇴임을 결정하면서 헤이세이 시절(1989년~2019년)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진 배경이 있다. 또 90년대 대표적인 인기가수 아무로나미에의 은퇴, 인기그룹 SMAP의 해체 등이 사람들에게 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타피오카 음료 역시 리바이벌 품목 중 하나다. 90년대 중후반에 처음으로 중국 차에 코코넛 밀크, 하얀색 타피오카가 유행했다. 특이하게 타피오카 음료는 이후 2007년 대만의 밀크티 베이스에 검은색 타피오카가 들어간 음료로 재차 인기를 누렸다가 사라졌다가 최근 대만의 주요 차 음료 체인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새롭게 3차 붐이 일어났다.

일본 고교생의 수학여행지 인기 추이 비교. 자료=일본 전국수학여행연구협회

타피오카의 인기는 최근 약 10년간 일본인의 대만 여행, 대만 음식에 대한 인기가 급격히 증가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일본 여행업협회가 2015년 발표한 해외 인기 여행지 랭킹에서 그간 하와이가 부동의 1위였으나 대만이 하와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눈여겨 볼 점은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장소로도 대만이 당당히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중국이 1위, 한국이 2위, 대만이 11위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지난 10년간 대만 수학여행 학생 수가 크게 증가해 11배 이상 증가했다.

◆ 日 중고생 수학여행지 압도적 1위 '대만'

여행을 다녀온 나라에 대한 호감이 그 나라 상품의 호감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10대 대상 마케팅 전문기업 주식회사 AMF가 발표한 ‘여중고생(JCJK) 유행어 랭킹 2018’ 중 상품부문에서는 ‘타피오카’가, 유행어 부문에서는 ‘타피루(타피오카가 먹고 싶다는 뜻의 신조어)’가 1위를 기록했다.

와타나베 나오미. 사진=인스타그램
와타나베 나오미. 사진=인스타그램

SNS상의 인플루언서 영향도 컸다. 일본 인기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는 800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뚱뚱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패션, 화장품 등 다방면에서 그녀의 추천 상품이 젊은 여성들에게 크게 영향을 준다.

일본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를 둔 혼혈인 와타나베 나오미는 이러한 사실을 당당히 밝혀 왔다.

대만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한편 지난 2018년 대만에 큰 지진이 왔을 때 공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는 등 대만과 일본 사이의 친선대사 역할을 해왔고 실제로 대만 관광청에서는 2016년에 그녀를 대만 관광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그녀는 방송이나 SNS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대만음식이나 음료를 자연스럽게 소개하기도 하는데 타피오카 음료도 그 중 하나였다.

◆ 개그우먼, 인플루언서가 인기에 불지펴

와타나베 나오미 말고도 파워 인플루언서 료쿤그루메도 타피오카 인기에 불을 지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인기를 일시적인 붐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도 있다. 일본의 제 3차 타피오카 음료 붐을 이끈 대만 차 체인점 ‘공차 재팬’은 하라주쿠나 오모테산도 등의 세련된 분위기에 퀄리티 높은 차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객단가를 싱가포르나 대만의 2배로 설정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높여 놓았다.

공차재팬의 쿠즈메 대표는 “성인 소비자를 겨냥한 가격전략으로 10대 등 젊은 층에게는 다소 문턱이 높은 브랜드화를 통해 인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 밝혔다.

KOTRA 도쿄무역관은 “일본 주류 방송에서 한류의 영향력은 매우 줄어들었다” 며 “한류가 떠난 방송 채널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화류(대만류)”라고 지적했다.

 

● 이 기사는 KOTRA 일본 도쿄무역관(작성자 타카하시요시에)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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