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공고한 혈맹관계 과시...북핵 문제 변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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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공고한 혈맹관계 과시...북핵 문제 변수될까
  • 최원정 글로벌에디터
  • 승인 2019.06.2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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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에서 김정은과 시진핑이 무대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통신
20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에서 김정은과 시진핑이 무대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통신

 

[오피니언뉴스=최원정 글로벌에디터]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공고한 혈맹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전날 최고의 의전을 받은 시 주석은 일정 이틀째인 21일에는 평양 시내 북ㆍ중 우의탑을 참배하며 양국간 우의를 다졌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시진핑 주석은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다음주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미협상 재개를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 푸틴 대통령까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향후 북핵 문제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한반도 문제 해결 위한 중국 역할 강조 

시 주석의 이틀째 일정 첫 방문지는 북ㆍ중 우의탑으로, 이 곳은 북한과 중국이 혈맹관계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념물이다. 평양 모란봉 인근에 위치한 우의탑은 6ㆍ25 전쟁에 참전한 중공군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것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고위급 인사들이 대부분 빼놓지 않고 참배를 한다. 북한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에 맞춰 이달초부터 우의탑 보수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차례 이상 대면하며 지속적으로 우의를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평양 목란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최한 환영만찬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여러 사람이 바라고 지지하는 대세”라며 “평화로운 대화의 기치를 지속해서 높여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 실현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또 시 주석은 회담에서도 "북한이 자신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와 경제 발전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 역시 시 주석의 방문에 대해 "조중친선의 불변성과 불패성을 온 세계에 과시하는 결정적 계기로 되며 새로운 활력기에 들어선 조중 두 나라 사이의 친선관계를 더욱 공고 발전시켜나가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하며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중국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황제급’ 의전으로 대내외 혈맹관계 과시 

이틀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역대 최고의 수준의 파격적인 의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은 전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대대적인 환영행사로 시작해 이후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의 성대한 환영 의식으로 이어졌다. CCTV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축사에서 “가장 존중하는 중국 귀빈’이라고 칭하며 파격적인 의전을 이어갔다. 시 주석이 머무는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은 이전까지 거론된 적이 없는 장소로, 이번 시 주석 방문에 맞춰 새로 마련된 외빈 전용 숙소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날 의전의 하이라이트는 북중 정상 부부가 함께 관람한 축하공연인 ‘불패의 사회주의’로 북한이 세계적으로 우위를 갖고 있는 매스게임 공연이다. 10만여명이 동원되는 매스게임은 시진핑을 방북을 앞두고 특별히 맞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을 극진하게 대접함으로써 북한과 중국의 전략적 밀월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편 하노이에서 미국과의 회담 결렬로 손상된 체면을 만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잡한 미국의 속내…일단은 침묵 

북한과 중국의 이 같은 행보에 미국은 일단 침묵을 지키고 있다. 평소 일어나는 사안들에 대해 실시간으로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양자회담을 벌여왔던 미국이 중재자를 자처하는 중국의 등장이 반가울 리 없다. 특히 중국과는 최근 무역협상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이 서로를 지렛대로 활용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읽히기에 미국으로서는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특히 시 주석이 북한에 대해 ‘힘이 닿는 한 돕겠다’는 매우 강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만큼 앞으로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중국의 역할 확대를 막기 위해 북미협상 재개를 위한 전략을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공개 강연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유연한 접근’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북중 관계 변수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오는 28~29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회담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한국 등 과거 6자 회담 당사국 정상들이 만나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활발한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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