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신동빈 회장, 형 신동주 '화해제스처'에 답하지 않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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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신동빈 회장, 형 신동주 '화해제스처'에 답하지 않는 까닭
  • 문주용 기자
  • 승인 2019.06.20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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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부회장, 26일 일본홀딩스 주총서 '셀프 이사 선임' 추진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 안정화 실현"은 갈등이전과 비슷한 논리
롯데그룹 "가족간 화해와 경영 복귀는 별개문제" 선그어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김솔이 기자]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갈등을 빚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간의 경영 복귀 추진에 '화해와는 별개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화해 제스처'를 취한 신 전 부회장의 진정성에 의심이 깔려 있는 모습이다. 신 전부회장이 '하나의 롯데'를 깨려는 의도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판단도 엿보인다.    

신동주 전부회장, 한일 롯데 경영권 안정화 하자?

신 전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앞서 '셀프 이사선임'을 밝힌 20일에도 그런 입장은 여전했다. 

신동빈 롯데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오는 26일 일본에서 개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주의 이사 선임 건'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회 진출을 통해 경영에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 

이 주총은 대부분 이사들이 임기만료로 이날 자리에서는 기존 이사중 연임 또는 신규이사 임명의 표결이 될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임기 만료로 연임 표결 대상이다. 

신동빈 롯데회장(왼쪽)과 신동주 전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회장(왼쪽)과 신동주 전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 연합뉴스

신 전 부회장의 '셀프 이사 추진'이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갈등을 재연하려는 뜻을 담았는지는 확실치 않다. 

신 전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이날 "신동주 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지속적으로 시도해온 '화해 제안'의 연장선"이라고 했다. 이어 "신동주 회장이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그룹 전체를 위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과거 응어리를 풀고, 향후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 안정화를 실현하자는 화해의 뜻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눈길 가는 대목은 '한 · 일 롯데그룹 경영권 안정화'라는 표현이다.

SDJ코퍼레이션은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다양한 경로로 수 차례 화해 제안을 시도했고 대법원에 신동빈 회장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롯데그룹 경영 안정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실행한 바 있다"며 "신동주 회장은 6월 말 정기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 화해 제안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답변을 계속 기다릴 예정"이라고도 했다.

롯데그룹 "이전에 부결된 신 부회장, 왜 이사하려 하나"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지휘하는 롯데그룹은 이같은 신 부회장의 '셀프 선임' 추진에 대해 부정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홀딩스의 이사진 교체는 홀딩스의 주주들이 결정할 문제로, 한국의 롯데그룹이나 신동빈 회장이 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화해 제스처를 보이는 것은 알지만, 한편으로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들에게 한마디 얘기하면 자신이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형제간 화해는 해야겠지만,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신 명예회장을 통해 경영권 갈등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신 부회장이 크게 바뀐건 없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

특히 신동주 부회장이 언급한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 안정화 실현'이라는 표현은 매출 4조원 수준인 일본 롯데는 자신이 맡고, 매출 100조원 수준인 한국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경영하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경영권 안정화를 하자는 것인데, 신동빈 회장이 받아들이기 어려워보인다. 

일본 롯데 본사의 롯데 간판. 사진= 연합뉴스
일본 롯데 본사의 롯데 간판. 사진= 연합뉴스

신영자 전이사장도 경영권 갈등 후회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아직은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부회장의 화해 제스처에 화답할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또다른 관계자는 "신 부회장과 신영자 전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신 회장에게 그룹을 분할해 주요 계열사를 하나씩 떼어달라고 요구하며 경영권 갈등을 일으켰다"며 "'하나의 롯데'를 강조한 신 회장은 롯데그룹 미래에 관련된 형제간 인식차가 컸던 만큼 가족간 감정적 화해만으로 없던 일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 경영권 분쟁 판세는 충분히 신동빈 회장에게 기울었다. 신 전부회장으로선 법정 싸움에서는 더 이상 해볼 도리가 없다는 것,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내에서도 동조자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신동주 부회장과 같은 배를 탔던 신영자 전이사장도 올해 78세의 고령인데다 '과욕을 부렸다'며 후회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신 전이사장은 지난해 10월 징역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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