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강 국면 부동산시장 언제 회복되나...불안 심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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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 국면 부동산시장 언제 회복되나...불안 심리 '여전'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6.19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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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커지고 저금리에도 소비심리 '바닥'
엇갈린 전고점 돌파시기 빠르면 2.3년, 최장 5년도
부동산 114, '10년후 대한민국 부동산 포럼' 열어
한 남성이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붙은 집값 시세표를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남성이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붙은 집값 시세표를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사야할 것인가, 팔아야 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며 드는 가장 큰 고민은 단연 매입 내지는 매도 시점이다. 한 두 푼도 아니고 수억원에 달하는 주택을 사고 팔면서 자산 가치가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밤잠을 설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특히 요즘처럼 주택시장 동향이 '시계 제로'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쌀 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을 거 같은 기대감이 드는 한편 가치가 더 하락할 것 같은 걱정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집, 사야할까 팔아야할까.

부동산114 주최로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19일 열린 '부동산 포럼 2019'를 통해 해법을 찾아 봤다. 이날 포럼은 '10년 후 대한민국 부동산'을 주제로 국내 주택·부동산 시장의 중장기 전망과 현안을 짚어보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주택가격매매 변동추이. 자료=국토교통부

◆하락 국면 접어든 부동산 시장

2015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5년의 주택동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하락'이다. 2015년 이후 주택거래량은 꾸준히 하락세다.

더욱이 아파트 가격은 2009년 이후 9년간 상승세를 유지하다 2018년부터 전국 평균 -0.1%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입주예정물량은 전국 39만2000호, 경기 14만호, 서울 4만3000호 수준이다. 이 중 신규 공급물량이 집중된 서울과 경기지역에서는 가격 급락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미분양 주택 역시 2016년 이후 증가세다. 지역간 편차가 심화되고 있다.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모두 6만2147호로 2018년 말 대비 5.6% 증가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같은 기간 66.6%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도 늘고 있다. 3월말 기준 모두 1만8388호로 2018년 12월 1만6738호 대비 9.6% 늘었다. 미분양 물량의 대부분은 공급이 많았던 60~85㎡의 중소형주택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아파트가격 변동 추이 및 아파트 입주물량 변화량. 그래픽=부동산114
아파트가격 변동 추이 및 아파트 입주물량 변화량. 자료=부동산114

KDI 송인호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이날 포럼에서 "올해 주택보급률이 10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소멸위험지역은 지방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5대 광역시 인구는 이미 2016년 이후부터 감소하고 있어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과잉과 부동산 방치 및 공가의 문제가 향후 사회적 이슈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 시점에서 중요한 주택정책방향은 신도시개발이 아니라 구도심의 재생 및 활력화에 초점을 둬야 하고 거점도시의 전문화를 통해 인구소멸가능성을 방지하는 데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분양 창구에서 지
분양 상담 창구가 상담을 기다리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늘어나는 유동성, 저금리에도...'소비 심리' 바닥  

정부의 주택정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수요관리정책과 공급정책의 혼용이다. 정부는 다주택자 등의 투기적 수요 억제 중심의 수요안정책을 주택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다.

수요관리정책은 서울과 대구, 광주 등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인 가격상승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주택시장 경기후퇴와 맞물려 비교적 안정세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지난해 9·13대책 후 종합부동산세 강화, 대출규제 강화 같은 강력한 수요억제책 추가 실시와 3기 신도시와 같은 수도권 내 신규택지공급(총 30만호, 5개 신도시 건설 등)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9.13 대책 후 부동산 시장의 주요 요인의 변동폭을 살펴보면 모두 감소세다.

주택매매시장 소비자심리지수. 그래픽=국토연구원
주택매매시장 소비자심리지수. 자료=국토연구원

올해 발간한 국토연구원 정책세미나 자료를 보면 ▲주택매매가격 변동폭은 전국 0.7%포인트, 서울 3.6%포인트, 수도권 1.7%포인트로 줄었다. ▲주택거래 변동폭 역시 전국 5만2000호, 서울 2만8000호, 수도권 4만8000호 감소했다. ▲가계대출 변동폭도 전국 2조8000억원, 서울 1조6000억원, 수도권 2조2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폭을 살펴보면 전국 6000억원, 수도권 3000억원 증가한 반면 서울은 5000억원 감소했다.

전국과 수도권은 입주물량 증가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반면 서울은 3중 규제지역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둔화됐다. 

주택매매시장에서의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하락하고 있다.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4월 현재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보합국면에서 하강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실제 지수로 보면 지난해 9월 전국적으로 122였던 소비심리지수는 4월 91.9로 떨어졌다.

서울만 놓고 봐도 같은 기간 147이었던 소비심리는 97.9로 하락했다. 전세시장 소비심리 역시 같은 기간 전국 100.6에서 81.7, 서울 110.7에서 84.3으로 대폭 하락했다.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소비하려는 의도가 강하다는 뜻이다.

서울아파트 구매력 지수와 아파트 가격 변동 추이. 그래픽=국토연구원
서울아파트 구매력 지수와 아파트 가격 변동 추이. 자료=국토연구원

정부의 수요관리정책과 위축된 소비 심리에도 주택가격 상승과 공급에 대한 불안감으로 여전히 국지적 주택시장의 변동성 증대와 위성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수욱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은 "갈 곳을 잃고 표류하는 풍부한 유동자금이 저금리로 내수경기 위축 속에 재건축시장 중심으로 주택경기 호조를 이끌 수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으로 저금리 기반 주택담보대출 역시 여전히 증가세다. 이는 주택가격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위험 과소 평가 및 수요자의 조바심에 따른 수요, 주택담보대출의 지역간 전이 등을 통하 투자수요 및 캡투자 가세 가능성이 혼재된 시장"이라고 현 부동산 시장을 진단했다. 

KEB하나은행 손정락 박사는 국내 주택시장의 중장기 이슈로 부채관리의 문제가 점차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손 박사는"DSR 등 가계부채 관리수단이정교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점차 약화될 수 있다"면서"부동산 중심의 가계자산구조, 타국 대비 월등히 높은 자영업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주택 매입부담을 완화하고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대출 및 상환능력 관리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이 관계자의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견본주택을 찾은 사람들이 관계자의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 하강 국면 '인정'...반전 시기는 '엇갈린 의견' 내놔   

이수욱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1986년 주택매매시장 관련 통계작성을 시작한 이후 6번째 순환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봤다.

그는 "저점에서 고점으로 이동하는 확장기(확장, 회복국면)와 고점에서 저점으로 움직이는 수축기(수축, 둔화국면) 모두 주기가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다만 제 6순환 국면에서는 고점에서 저점으로 이동이 3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순환기 고점과 저점의 변동폭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주택매매가격은 2005년 3월 이후 변동성이 둔화 추세로 과거에 비해 가격 급등이나 급락 가능성이 적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지표상 가격변동성은 안정되고 있지만, 높은 주택가격을 감안할 때 지표로만 해석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주택매매가격은 1991년 1월~1995년 9월, 1996년 3월~1999년 8월까지 두 번의 추세 하락을 제외하고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확장과 수축 등 순환변동은 있지만 절대적인 주택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 아파트 순환국면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 순환국면 전망. 자료=부동산114

현재 부동산 시장이 고점을 지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데는 부동산 업계의 이견은 크지 않다. 다만 하락세가 얼마간 지속될지를 두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한국감정원지수는 고점에서 저점으로 향하는 주기를 1년9개월로 본 반면 부동산114 등 민간업체는 2년으로 봤다. 반대로 저점에서 고점으로 향하는 주기는 한국감정원이 2년3개월, 부동산 114는 5년으로 분석했다. 

한국감정원과 부동산114 모두 현재 부동산 시장이 2018년 3분기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고 봤다. 9·13 대책 이후 전국 주택매매시장은 둔화 내지는 수축국면으로 전환했고, 서울은 확장국면에서 둔환국면으로 바뀌었다. 지방의 경우 대전과 광주, 전남은 둔화국면, 그 이외 시도는 수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순환 국면. 자료=KB국민은행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순환 국면. 자료=KB국민은행

현재 저점인 부동산 시장은 언제쯤 반등해 고점을 찍을까. 이수욱 연구원은 빠르면 2021년, 늦으면 2025년 내지는 2029년을 고점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국 주택시장은 2019년 저점을 통과한 후 고점은 짧은 순환국면 가정시 2021년과 2025년, 2029년에 걸쳐 발생하고, 긴 순환국면 가정 시에는 2022년과 2033년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인구 감소와 저성장의 영향으로 주택매매가격은 중장기적으로 하락 및 변동률 축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 순환 국면 전망. 그래픽=부동산114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 순환 국면 전망. 자료=부동산114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의 최자령 파트너는 주택시장의 중장기적 트렌드 변화에 대해 "1~2인 가구의 지속적 확대, 시니어 1~2인 가구가 중심이 되면서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집적 현상이 확대되고 도심 및부도심부의 집적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또 지금까지는 주택가격 상승에 의한 기대치로 투자수요가 많았다면 이후 중장기적으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거주의 질을 중심으로 수요가 변화하고 서비스형(식음, 청소 등) 부분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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