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의 외교 인사이트] 시진핑 주석 방북으로 본 북미관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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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의 외교 인사이트] 시진핑 주석 방북으로 본 북미관계 전망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 승인 2019.06.1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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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분쟁 넘어 전방위 미국의 對중국 압박 거세져
시진핑 방북은 대미관계 회복위한 승부수
미국 대선 개막, 미중·북미관계 새로운 변수로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시진핑 주석의 평양방문이 결정됐다. 올해 북중수교 70주년을 맞이해 시진핑 주석의 방북설은 진작부터 흘러나왔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3월부터 벌써 네 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고, 당시 시진핑 주석을 평양에 초청한 바 있었다.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무르익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미중관계를 고려하면 시진핑 주석의 방북은 쉬운 결정만은 아니었다.

실제 북중 정상 간 만남 이후 미국의 대중국 압박은 거세졌었고, 이를 의식한 시주석은 북한과의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북한은 갈등사안으로 전락하고 있었으며, 중국은 이 같은 갈등국면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북한을 미중관계와 연계시키려 들지 않았었다.

한층 거세진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  

최근 미중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점점 더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다. 최근 미 국방부에서 발간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대중국 압박을 전방위적으로(whole-of-government) 예고하고 있다.

무역전쟁 이외에도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게 금융 및 인프라 건설 등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예산 편성 및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군사분야에선 오바마 행정부 시절 추진했던 공해군 전투개념(AirSea Battle)을 포기하고 통합군 체제로 정비했다. 또 3차 상쇄전략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분야에서도 대중국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이미 중국 화웨이의 5G장비사용을 막기 위한 동맹국 및 파트너국가들을 상대로 압박 및 제휴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오는 20일~21일 양일간 북한을 방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일본으로 건너가 G20회의에 참석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6월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습. 사진=AP, 신화사,연합뉴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오는 20일~21일 양일간 북한을 방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일본으로 건너가 G20회의에 참석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6월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습. 사진=연합뉴스(AP, 신화사).

中의 아킬레스건 '대만' 카드 꺼낸 미국      

그러나 중국에게 그 무엇보다도 뼈아픈 것은 대만 문제다.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미국은 대만을 국가로 칭하였으며, 대만관계법 강화 및 대만에 대한 무기수출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대만은 중국에게 있어서 핵심이익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추진할 경우 선제타격도 가능하단 입장이며, 미국이 대만 독립을 위해 대만과 공조할 경우 이에 대해 무력으로 맞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이처럼 중요한 대만문제를 건드리면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더 이상 존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급해진 시 주석 노림수...'북한을 대미관계 협상카드로'  
   
시 주석 입장에선 현 상황에서 북한문제로 인한 미국의 중국 때리기를 우려할 여유가 없어졌다. 현재까지 한반도는 중국에게 갈등사안이 아니었지만, 이제 시 주석에게 북한 문제는 풀어야할 대미관계의 협상카드가 돼버렸다.

대만문제까지 건드린 미국에게 중국은 북한문제를 가지고 협상에 임하려는 것이다. 협상이 안될 경우 중국은 북중관계 강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향후 시나리오는 아직 불투명하다. 중국은 G20회의에서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지고 미국과 거래하여 무역분쟁을 무마시키려 할 것이다.

이 같은 중국의 입장이 미국측의 요구와 맞아 떨어진다면 향후 미중 무역분쟁은 잠시 협상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동시에 북미 간 실무협상의 시작도 이루어질지 모른다. 물론 이것이 북한 비핵화를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변수 '미 대선' 개막   

반면에 중국이 북한카드를 가지고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면 별 소득없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주요 관심사는 중국의 부상을 막는 것이며, 북한문제로 인해 중국 때리기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은 대선국면으로 돌입한다. 플로리다에서 트럼프의 대선출정식이 있다. 현 국면은 미국 입장에서 북한문제에 점점 더 소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하노이 이전 정책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빅딜을 고집할 것이며, 제재는 유지될 것이다. 더 이상 톱다운 방식에만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시진핑의 방북 소식이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김현욱 박사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국립외교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현재 민주평통상임위원도 겸임하고 있다. 앞으로 국가간 외교 전쟁과 정책, 관계에 대한 주제로 칼럼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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