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중국 상하이무역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중국이 지난 달부터 중고차 대외 수출을 정식으로 허가했다.
이에 따라 연간 1300만대를 넘는 중국내 중고차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고 나아가 신차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 한국의 중고차업체들의 수출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KOTRA 중국 상하이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안부, 해관총서와 공동으로 ‘1차 선정도시에서의 중고차 정식 수출 업무 개시 허가’를 발표했다.

◆ 베이징 등 10곳서 중고차 수출 허가
상무부는 지난해 7월부터 공안부, 해관총서 등과 중고차 수출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 합동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지난달 6일 최종 중고차 수출 특별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승인했다.
수출 허가 공고문에는 ▲수출업체 엄격한 선발 ▲중고차 거래 등록 및 말소 수속 필수 이행 ▲수출 상품의 품질과 안전 확보 ▲수출 차량 사후보장제도 실시 ▲감독 관리 강화 ▲서비스 개선 등의 세부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에 중고차 수출 허가 1차 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모두 10곳으로 베이징, 텐진, 상하이, 타이저우, 지닝, 광동성, 청두, 시안, 칭다오, 샤먼 등이다. (아래 그림 참조)
중고차 수출시장 목표 국가로는 주로 일대일로(一带一路) 프로젝트 관련 국가와 개발 도상국들을 포함하며 그 외 동남아,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미 국가들이다.
◆ 中 중고차시장 매년 성장...잠재력은 훨씬 커
중국의 중고차 거래량은 신차 판매량과 더불어 매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관련 시장 규모 역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중고차 거래량은 1382만 대로 신차 판매량(2808만대)의 절반에 약간 못미친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선 중고차 거래량이 신차 판매량의 2배 수준이고 중고차 수출량이 총 거래량의 10%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 중고차 수출의 발전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유통협회는 현재 중국의 중고차 유통시장은 빠른 발전기에 속해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중고차 거래량은 15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수출 정식 개시 허가에 따라 예상되는 중고차 수출량은 2018년 거래량을 기준으로 추산해도 최소 1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 부진한 신차 판매에 활력소 기대
중고차 수출 허가는 신차 판매 시장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의 신차 판매 시장은 1990년 이래로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중국의 자동차 보유량은 지난해 2억 대를 넘어 전세계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나, 인구 대비 자동차 보급률은 아직 여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경기 불황 ▲보조금 감축 ▲환경 규제 강화 등의 원인으로 신차 판매량이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차량 취득세법 제정 시행, 일부 차량 보조금 지원 등의 소비 촉진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2810만 대 정도가 팔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무부 산하 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중고차 수출허가가) 국내 신차 시장 소비 촉진, 자동차 산업의 업그레이드, 대외 무역의 질적 발전 등 다방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보유한 차량을 팔 때 현재 내수 중고차 시장보다는 높은 가격에 중고차 수출 시장에 매각하게 되면 다시 신차를 구입하게 되면서 신차 시장 소비 촉진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한국 중고차 수출업체들도 해외 시장에서 중국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OTRA 상하이무역관은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관련국에 판매되는 한국기업의 자동차 수출량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며 “관련 한국 기업은 중국 기업과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시점에 중국의 중고차 수출을 통해 신차의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한국 자동차의 대 중국 수출에는 긍정적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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