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보사, 은폐·조작 없다" 주장 반복…식약처"허가취소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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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보사, 은폐·조작 없다" 주장 반복…식약처"허가취소 방침"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6.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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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품목허가 취소 확정 때 코오롱과 소송전 우려
식약처·제약업계 "품목허가 취소 가능성 낮다"
속도 내는 인보사 사태 관련 검찰 수사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때 손배소 봇물 이룰 듯
18일 식약처에서 '인보사 사태' 관련 코오롱 측의 입장을 청취하는 청문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식약처에서 '인보사 사태' 관련 코오롱 측의 입장을 청취하는 청문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인보사 사태'가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18일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허가 취소'와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의 입장을 청취하는 비공개 청문회를 실시했다.

청문회에는 식약처 관계자와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 사장을 대신해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연구소장 등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 변호사 및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코오롱 "은폐·조작 없다" 주장만 반복

식약처 관계자는 18일 <오피니언뉴스>와 통화에서 "청문회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잘 몰랐다' '조작 및 은폐는 없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라면서 "코오롱 측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해 일주일 안에 처분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그동안 인보사 품목허가 제출 자료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내용을 조작하거나 은폐하지 않았으며 성분이 바뀐 사실은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취소에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강조해 왔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앞서 "식약처가 청문회를 거치기도 전에 허가 취소가 완료된 것처럼 발표해 투자자 피해를 유발했다"며 "청문회에서 허가취소 절차에 대한 회사측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적극적 해명에도 인보사 허가취소 처분이 번복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받지 않은 성분이 포함된 절차적 하자가 있는 만큼 행정처분이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의약품 행정처분 사례에서 청문회 이후 허가취소 처분이 번복된 사례가 없다"며 "'잘 몰랐다' 내지는 '조작이나 은폐는 없었다'는 코오롱 측의 주장을 입증할 새로운 증거가 없는 만큼 번복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 사장이 인보사 판매 중단을 선언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 사장이 인보사 판매 중단을 선언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인보사의 주성분 중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293유래 세포)로 확인된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인보사의 허가취소 처분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약사법에 따라 1년 동안 인보사 허가를 다시 신청할 수 없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허가취소 처분이 확정 후 대책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행정소송이나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코오롱티슈진 상장 관련 투자 사기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코오롱티슈진 상장 관련 투자 사기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속도내는 검찰 수사, 코오롱 관계자 줄소환 예고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취소 처분이 확정될 경우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이 인보사에 대한 거짓 정보로 코오롱티슈진을 상장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의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을 비롯한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 등 코오롱그룹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찰 문턱을 넘을 전망이다. 이들은 인보사 관련 거짓 정보가 드러나기 전 보유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이 전 회장을 비롯해 이우석 사장,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 이관희 전 코오롱티슈진 대표 등 인보사 개발과 코오롱티슈진 상장에 관여한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검찰은 이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며 이 전 회장을 피의자로 수사한다는 방침을 기정사실화 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19년 동안 인보사를 개발하도록 지시하는 등 인보사 개발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또 코오롱티슈진 최대주주인 (주)코오롱의 최대주주이자 코오롱티슈진의 주요 주주로 코오롱티슈진 상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 등이 인보사 개발을 전면에 내세우며 코오롱티슈진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긴 뒤 막대한 상장 차익을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상장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관희 전 코오롱티슈진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가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관희 전 대표가 현재 재직 중인 회사 홈페이지
이관희 전 코오롱티슈진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가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관희 전 대표가 현재 재직 중인 회사 홈페이지

동시에 검찰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 임직원 역시 인보사 관련 허위 사실이 드러나기 전 주식을 대부분 처분해 상당한 차익을 실현한 것을 수상하게 여기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관희 전 코오롱티슈진 대표를 이번 수사의 '키맨'으로 보고 우선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관희 전 대표는 이 전 회장의 신일고교 동기로 20여년 전 인보사를 이 전 회장에게 소개한 장본인이다. 이 후 이 전 회장과 이관희 전 대표는 인보사 개발부터 코오롱티슈진 설립과 상장까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은 이관희 전 대표가 인보사의 주요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은폐했으며 이를 통해 이 전 회장이 코오롱티슈진 상장으로 상당한 차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보사 관련 소송은 줄을 잇고 있다. 투여 환자, 소액주주, 손해보험사까지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9일 한국거래소가 코오롱티슈진 상장 폐지 여부를 심사하는 절차를 시작하면서 관련 소송은 더욱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만약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보유주식이 휴지조각이 된 5만9000여명의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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