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로 확장 전략' 통했다
상태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로 확장 전략' 통했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6.17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스템반도체 확장 선언 2주 만...퀄컴에 납품계약
경영성과로 검찰 수사 등 내부 동요 막기나서
퀄컴-엔비디아 등 주요 반도체 설계 업체와 잇따른 계약
파운드리 글로벌 1위 TSMC 추격전 본격 가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삼성전자 IM부문 사장단들과 경영진단 회의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삼성전자 IM부문 사장단들과 경영진단 회의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비중 확대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퀄컴과 엔비디아 등 주요 업체와 납품 계약을 성사 시켰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부문 세계시장 점유율 1위 TSMC 추격전을 본격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주만 또 위기 선언한 이재용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4일 수원 사업장에서 무선사업부를 비롯한 IT·모바일(IM) 사장단을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 전날 열린 'IM부문 글로벌 전략회의'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의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IM부문은 모바일 사업을 맡는 무선사업부와 5세대(G) 이동통신용 장비를 만드는 네트워크사업부가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한다. 이 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5G 이후 6G 이동통신, 블록체인, 차세대 인공지능(AI) 서비스 등 미래 성장동력을 점검하고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협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보다 하루 앞선 13일 이 부회장은 지난 1일에 이어 또다시 반도체·디스플레이(DS) 경영진과 만나 시스템반도체 투자 계획을 챙기고 대외 리스크를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17일에도 삼성전기 경영진을 만나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5G 통신모듈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물론 경쟁력 강화도 직접 챙겼도. 

이재용 부회장이 연이어 주요 부분 사장단들과 경영진단 회의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이 높아지는 위기경영 인식 속에 연이어 주요 부분 사장단들과 경영진단 회의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은 위기 상황" 발언 수위 높이는 이재용

반도체(DS)와 IM 사업부는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 244조원의 77%에 해당하는 187조원, 영업이익의 93%인 55조원을 벌어 준 '캐시 카우'다. 그러나 최근 거세지는 미·중 무역분쟁과 메모리 반도체 불황 등 악재 탓에 위험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과 업황 부진 등 최근 경영환경이 좋지 않다"며 "릴레이 사장단 회동은 그룹 수장으로서 주요 투자 내용을 챙기고 임직원에 공동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인식을 반영해 이 부회장의 발언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DS부문 사장단 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단기적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14일 IM부문 사장단 회의에선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며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사업지원TF 역할도 커졌다. 이 조직은 지난 2017년 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 중장기 전략 수립과 사업부서간 이해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신설됐다.

주요 업무는 지난해 발표한 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와 고용 전략 및 4월 내놓은 133조원 시스템 반도체 투자 계획의 사업지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30년 글로벌 파운드리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30년 글로벌 파운드리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도내는 삼성전자의 2030년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퀄컴과 엔비디아, IBM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의 차세대 칩세 수주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대만 TSMC와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수주전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퀄컴은 지난해 7나노 공정을 먼저 시작한 TSMC에 스냅드래곤 855 생산을 맡겼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6나노 공정 양산에 삼성전자가 나서기로 하면서 스냅드래곤 865를 삼성전자에 의뢰했다.

엔비디아도 차세대 그래픽 프로세서(GPU) '암페어'를 삼성전자의 7나노 극자외선(EUV)으로 옮겼다. IBM 역시 서버용 CPU를 삼성전자에 의뢰했고,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과 차량용 반도체 양산을 논의 중이다.

또 최근 모바일 그래픽 협력을 체결한 AMD도 GPU와 중앙처리장치(CPU)를 삼성전자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48.1%로 1위, 삼성전자가 19.1%로 2위다. 삼성전자가 최근 주요 업체들로부터 대량 수주에 성공하면서 올 2분기 1위 TSMC와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