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태의 스타트업 칼럼] '답이 있는' 팀 빌딩(Team 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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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태의 스타트업 칼럼] '답이 있는' 팀 빌딩(Team Building)
  •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 승인 2019.06.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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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구성해 함께 하는 스티트업, 사람이 전부일 수도
구성원 배신 막으려면 장기적 신뢰, 문화 만들어야
리더는 권력자 군림하려는 유혹 벗어나야...통제 필요
밀레니얼 세대가 팀주축인 시대..시니어-주니어 소통 중시해야
이정태 멘토
이정태 멘토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스타트업 멘토링을 하다보면,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나 경험치 말고는 딱히 뭔가 당장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전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른바 ‘답이 없는 문제들’이 몇 가지가 있다.

특히, 팀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팀 빌딩), 팀을 구성한 뒤 파트너와 팀원들에게는 지분을 얼마만큼 배분하는 게 좋은가, 개발 외주 업체는 어떤 업체를 어떻게 선정하는 게 좋은가 등의 문제는 뾰족한 정답이 정해진 게 아니고 방향이나 내용도 제각각이어서 답변하기가 난처할 때가 많다.

참고가 될 만한 다양한 사례들을 얘기해주고, 그야말로 ‘잘’할 것을 당부하는 것 말고는 딱히 가이드를 제시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다른 부분들도 쉬운 게 없지만, 사람에 관련된 문제는 언제나 어렵다.

알다시피, 사업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혼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직을 꾸려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다. 잘 알고 지내는, 초기 투자를 하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는 이렇게 얘기하기도 한다. 자신들이 투자결정을 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게 두 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사업 아이템에 관한 것이고, 또 하나는 팀 구성에 관한 것이다. 사업아이템은 말 그대로 시장과 고객에게 얼마나 매력적이고 사업 확장성이 있느냐를 따져보는 것이다. 팀 구성은 본인들이 하고자 하는 사업을 잘 진행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팀인지, 왜 이 팀이 다른 팀보다 더 나은지를 평가해보는 것이다.

스타트업 팀 구성, 사업 아이템보다 중요

이와 관련해서, 약간 극단적이지만, 두 가지 조합을 생각해보자. 사업아이템은 좋은 데 팀 구성이 약한 스타트업과 사업아이템은 평범한데 팀 구성이 좋은 스타트업 중에서 투자할 곳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심사를 하는 사람마다 선호가 달라지긴 하겠지만,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된다. 덧붙이기를, 사업아이템이야 우리가 바꿀 수도 있고 지원할 수도 있지만, 팀은 갈등이 생기거나 깨지면 수습하기가 매우 어렵고 사업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것이다.무릇 사람의 중요성이야 많은 기업가들이 역사를 거쳐 다양한 방식으로 강조해왔다.

이병철 회장, 역술인 옆에 둔 이유도

20세기 후반 세계 최고의 전자기술기업이었던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 회장도 최종적으로는 ‘결국 기업은 사람’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 뒤를 이은 삼성의 이병철 회장이 인재제일을 외치며 유명한 역술인을 직원 채용 시 활용했다는 일화도 전설 같은 얘기로 전해진다.

큰 기업들의 사례 말고도 벤처들의 흥망성쇠를 살짝만 살펴보더라고 사람의 중요성, 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일만한 일들이 많다. 일례로, 벤처기업이 코스닥 상장 후 사업부진으로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기획영업 부문과 기술개발 부문 간의 갈등이 심화돼 적대적 M&A가 시도되는 상황까지 비화돼 급기야 회사가 문을 닫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스타트업 기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와 같이 할 것인가' 이다. 팀을 제대로 구성해 도전하는 것이 좋은 사업아이디어 보다 우선이다. 이미지= 연합뉴스
스타트업 기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와 같이 할 것인가' 이다. 팀을 제대로 구성해 도전하는 것이 좋은 사업아이디어 보다 우선이다. 이미지= 연합뉴스

 

조직이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사람의 문제는 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더군다나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말할 나위가 없다. 가진 것이라고는 팀 구성원들의 역량이 전부인 스타트업에게는 팀 파트너와 팀원들 간의 상호 신뢰는 절대적이다.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동아리로부터 시작된 싸이월드 창업도 석박사과정의 학생신분이라는 동일한 입장에서 의기투합한 것이었다. 같은 공간, 같은 입장으로부터 나온 신뢰가 바탕이 됐다. 그러나 실제로 일을 하면서 다양한 갈등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에는 깊게 생각지 못했던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초기의 관계는 변할 수밖에 없었다. 많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다. 신뢰를 이해하는 방식도 서로 달랐던 것이다. 

싸이월드도 창업자간 신뢰 컸지만 갈등 겪어

오랫동안 신뢰를 연구해 온 미국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데스테노는 자신의 저서 “신뢰의 법칙‘에서 '시점간 선택(intertemporal choice)'이란 관점으로 신뢰의 문제를 바라본다. 게임이론에서 말하는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처럼, 단기적 이익과 장기적 이익 사이의 교환이 일어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어떨 때에는 단기적 이익을 크게 생각하고, 어떨 때에는 장기적 성공에 비중을 두게 된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 자신은 미래의 자신과의 약속조차 지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때로는 확신하지 못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에서 개미는 미래의 이익을, 베짱이는 당장의 이익에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마음은 이런 상반되는 힘들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것이다.

배신은 단기적 보상 극대화 의도..저항장치 만들어야

이쯤에서 보면, 배신이란 행위는 단기적 차원에서의 보상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다만, 단기적 욕망에 저항하는 장치를 만들어주면 장기적인 메커니즘을 선호하게 된다고 한다. 예컨대,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것도 그런 장치 중 하나라고 한다. 게다가 신뢰는 좋은 의도와 능력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졌더라도, 그 분야에 전문적인 능력이 없으면 조언을 하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인 것과 마찬가지다.

때문에 신뢰도 반쪽자리가 될 경우가 많다. 데스테노 교수는 특히 능력에 주목한다. 능력 없는 선량함은 신뢰를 오히려 저버리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스타트업이든 어떤 조직이든 신뢰기반의 팀 구성을 제대로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처음 세팅된 대로 계속 될 수 없음을 추론할 수 있다. 따라서 팀 빌딩은 예민하게 진행할 수 밖에 없고, 다양한 부대장치들이 필요하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서로가 배신하지 않게 하려면, 단기적 이익과 장기적 성공 전략 사이의 균형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핵심에 ‘투명성’이 있다. 관계가 투명해지려면, 우선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마치 연인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서로를 ‘확인하는 과정’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작은 양보’는 이럴 때 필요하다. ‘고마움’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투명성과 문화 만들고 계약서 만들어야

투명성에서 중요한 것이 계약 개념이다. 우리는 계약의 개념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을 계산적이라고 생각해서 드러내지 않으려는 문화가 있다. ‘우리는 한 배를 탔어. 끝까지 함께 가자.’는 식의 선한 의지에 기댄 의기투합을 앞세우지만, 애초에 우리가 기대는 신뢰라는 개념이 이익 균형을 추구하는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나와도 갈등할 수도 있는데, 하물며 타인하고는 갈등이 생기는 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갈등을 전제로 한다면, 갈등 발생 시 다툼의 해결 기준을 서로 합의해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주주간 계약서, 근로계약서, 양해각서, 확약서 등은 이런 계약개념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 기본 문서이다. 중요함을 알면서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스타트업들에게는 아쉬운 일들이 너무나 자주 일어난다.

팀으로 같이 일하다 결별할 경우, 서로 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규정해 놓지 않아 다툼이 지속되는 건 비일비재하고,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서로 생각이 달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투자자하고도 마찬가지이다.

투자자는 단순히 돈만을 투자하는 주체가 아니다. 팀 빌딩에서 빠져서는 안 될 주체 중의 하나이다. 이들과의 갈등과 불만도 적지 않다.

스타트업 기업은 구성원들이 단기적 보상유혹에 매달리지 않고 장기적 신뢰관계를 형성할 때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진= 연합뉴스
스타트업 기업은 구성원들이 단기적 보상유혹에 매달리지 않고 장기적 신뢰관계를 형성할 때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진= 연합뉴스

리더는 자신을 믿지말고 권력자 되려는 유혹 벗어나야

또한, 리더는 자기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지 말아야 한다. 우리 마음의 본질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위선적인 성향이 있고, 자신의 감정조차 예측하기 힘들며, 자신의 직관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권력자가 되어 군림하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권력이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니다. 자신의 렌즈로만 세상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통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건강한 조직으로 진화하기 보다는 점점 병들어가기 마련이다. 주위에서 그런 사례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기업가 정신 없는 기업가들의 모습과 겹치는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데스테노 교수는 신뢰가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경고한다. 신뢰는 가슴팍에 ‘나를 이용하시오’라고 팻말을 다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용하려고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지력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형성해 갈 수 있다면 진정한 성공의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정하고 신뢰성있는 관대한 리더들이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는 연구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주니어-시니어간 디테일한 합의과정 만들어야

이제 스타트업의 주축은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라고 하는 청년 세대이다. 그 이전 세대들과 확연하게 구분된다고 하는 세대이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는 생각하는 방식과 소통하는 방식이 다르다. 국민대 이은형 교수가 쓴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과 임홍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를 보면, 과연 20-30대와 50대 이상이 진정성있는 소통이 가능할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시니어는 ‘꼰대’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야 하고, 청년들은 ‘세상물정 모르는 새내기’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  세대 간 결합을 통해 성공확률을 높이고자 한다면, 신뢰가 형성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시적인 보상과 자신의 성장, 일과 삶의 균형, 수평적 의사소통, 선택의 자유를 중요시하고, 심플하고, 재미있고, 정직함을 추구하는 이 젊은 세대들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신뢰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어렵다. 서로 간의 신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세심하고 디테일한 합의과정이 만들어져야 한다. 단순히 자금만 주어진다고 해서 효과적으로, 성공적으로 팀 세팅이 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과정을 세밀하게 잘 구성해서 성공사례를 만들어내고 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세대 결합 모델은 가족 창업의 범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많은 걸 가지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신뢰의 역할은 더욱 실질적일 수 있다. 팀 빌딩이 신뢰 기반으로 제대로 구축하려면 세심하고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더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 미래의 자신에 대한 신뢰도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람이니까.

서로가 충분하지 않다는 전제하에 서로의 직관과 감정까지도 다룰 수 있는 틀을 잘 만든다면 진화된 형태의 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21세기 중반 언저리에는 이런 블록체인 기반 조직이 대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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