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랐는데"...SK하이닉스도 반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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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올랐는데"...SK하이닉스도 반등할 수 있을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6.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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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업황 ‘다운 사이클’…화웨이 악재 겹쳐
SK하이닉스, 화웨이 매출 비중 높아…실적 불확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파운드리 수혜 가능성 부각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SK하이닉스는 하락세가 두드러진 반면 삼성전자는 반등 기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다만 낙폭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달리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수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는 반등 움직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14일 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한달 전인 지난달 15일(4만2550원) 대비 3.4% 올랐다. 반면 이날 SK하이닉스는 6만3100원에 장을 마감, 같은 기간 15.3% 내렸다.

◆ 미·중 무역분쟁 영향…글로벌 IT주 직격탄

지난달부터 미·중 무역분쟁이 ‘전쟁’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글로벌 증시 정보기술(IT)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무역협상은 커녕 상대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압박의 고삐를 죄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16일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에 대해 사실상 자국 기업과의 거래를 전면 차단, IT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 화웨이가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화웨이에 직접 제품을 공급하지 않더라도 화웨이발(發) 수요 공백에 따른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다운 사이클(하향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까지 제대로 겹쳤다. 당초 올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던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양국 간 마찰이 심화될 경우 수요 회복 시기가 미뤄질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화웨이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 40%~50%를 담당해온 마이크론의 재고가 늘어나면서 머지 않아 경쟁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분기의 경우 화웨이가 공급 차단을 대비해 재고 축적에 나설 수 있지만 3분기부터는 그야말로 ‘수주 절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 SK하이닉스 실적 불확실성 확대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SK하이닉스에 대해선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서버용·모바일용 D램을 공급한다.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의 비중이 10% 초반대로 알려졌다.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에 따른 파장이 불가피하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SK하이닉스의 ‘실적 바닥’ 시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아직까진 성수기를 맞는 올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서 SK하이닉스 실적이 점차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올 하반기 실적 악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례적으로 SK하이닉스가 올 4분기 영업적자 27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은 각각 2조원, 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처럼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 '실적 바닥' 시점에 대해 엇갈리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올 2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82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조5739억원)보다 15%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전분기(1조3665억원)와 비교해도 39.5%나 줄어든다. 지난 3월 만해도 2분기 영업이익이 1조9882억원으로 예상됐으나 석달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6개월 전 전망치는 4조8876억원에 달했다.

이달 들어 유진투자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현대차증권 등 주요 증권사 네 곳이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내림폭이 가장 큰 곳은 하이투자증권으로 기존 10만4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24.0% 낮춰 잡았다. 현대차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기존 9만2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9만원에서 8만3000원으로 하향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기존 10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내렸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반등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고객사들의 재고는 줄어들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상태이고 서버용 D램 수요는 대기 상태로 전환됐다”고고 진단했다.

◆ “SK하이닉스 낙폭 예상보다 커”

반면 최근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을 고려하면 오히려 ‘낮아질 대로 낮아진’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분석이다. 또 2분기 실적 시장 예상치가 꾸준히 낮아지면서 ‘어닝 쇼크’ 가능성도 줄었다.

키움증권은 최근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을 2분기 시장 예상치보다 늘어난 1조원으로 전망,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서버용 D램의 경우 북미 고객사를 중심으로 수요 회복기 감지되고 있고 모바일용 D램의 경우 갤럭시·아이폰 신제품 출시에 따라 화웨이의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낸드의 경우 모바일 성수기 수요 증가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침투율 상승에 따른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D램 수요가 9개월 만에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낸드는 2년여 만에 가격이 상승 반전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려가 높았던 2분기가 지나가는 와중에 화웨이 제재 등 예상치 못한 사안이 터지면서 주가 조정이 크게 나타났다”며 “3분기 초에는 우려 대비 양호한 실적으로 연초와 같은 주가 상승 흐름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삼성전자, 화웨이 제재 반사이익 예상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에 직면해있다. 실적을 이끄는 반도체·부품(DS) 부문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6조2333억원)보다 3%, 지난해 1분기(14조8690억원)보다는 59.3% 감소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외 사업부문의 수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었다. 특히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장기적으로 화웨이 스마트폰 수요를 일부 흡수, 화웨이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의 제재에도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과의 거래를 지속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는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등이 삼성전자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도 화웨이와 경쟁하던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트 장비 판매량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흑자 전환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달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면서 평면(Rigid) OLED 가동률이 양호했다는 분석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돋보인다”며 “또 미국이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화웨이의 최대 경쟁사가 삼성전자인 만큼 미·중 무역분쟁이 역설적으로 삼성전자에 수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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