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한진重' Vs. 느긋한 '신세계-KT&G'...동서울터미널 인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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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한진重' Vs. 느긋한 '신세계-KT&G'...동서울터미널 인수전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6.13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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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매출 1조4000억 예측
재무구조 개선 급한 한진중공업, 매각으로 선회
실적 부진 신세계, 매매가 낮추기에 안간힘
KT&G 첫 외부 대규모 부지 개발 참여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 연합뉴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개발매출만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의 알짜배기 땅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각을 놓고 팔려는 한진중공업과 사려는 '신세계-KT&G 컨소시엄'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세계-KT&G 컨소시엄은 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 채권단과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와 KT&G가 각각 3000억원과 5000억원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대출 및 투자 받아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입 및 개발을 진행한다. 외부 차입금 이외 추가 발비용은 각 사가 부담한다. 

총 투자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KT&G가 부동산 개발을 맡고 신세계가 자사의 유통매장을 입점 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는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보유했던 한진중공업이 맡는다. 

◆'재무구조 개선' 발등에 불 떨어진 한진중공업

동서울터미널 부지 개발을 위한 걸림돌은 없다. 1978년 문을 연 동서울터미널은 시설노후와 용량 초과, 혼잡한 주변교통 환경 등으로 꾸준히 재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런 필요에 한진중공업은 지난 2017년 8월 서울시에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개발사업을 제안했다. 현재 지상 1층에 있는 터미널의 승·하차장과 주차장을 지하화(1~3층)하고 시설 규모도 현재의 12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착공 시기는 올해 상반기로 예정했다. 

한진중공업은 애초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직접 개발하려 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2년 연장했다.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비주력 자산을 매각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매각 대상에는 장부가액으로 3400억원 규모인 동서울터미널 부지도 포함됐다. 여기에 총수인 조남호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동서울터미널 부지 개발을 강행할 구심점마저 잃었다.

결국 한진중공업은 지난 4월 투자설명서에서 동서울터미널 매각으로 상반기에 39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개발 이익보다 재무구조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신세계와 KT&G의 첫번째 컨소시엄인 스타필드 수원점 전경. 사진=신세계
신세계와 KT&G의 첫번째 컨소시엄인 스타필드 수원점 전경. 사진=신세계

◆느긋한 신세계-KT&G 컨소시움

신세계-KT&G 컨소시엄은 느긋하다. 신세계 편에서 보면 최근 1인가구 증가와 새벽 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업체의 공세로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필요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의 올 1분기 매출 1조795억원, 영업이익 5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1조2922억원)과 영업이익(611억원) 모두 각각 16.5%, 8.2% 하락했다. 실적 부진 속에 신세계는 매입가를 낮춰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담배공장 부지 등 자산 소유의 부동산 개발 이외 처음으로 외부에서 대규모 부지를 매입해 개발하는 KT&G 역시 급할 게 없는 건 마찬가지다. 

신세계와 KT&G 관계자 모두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개발 방향이나 투자규모에 관해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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