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락의 채권을 부탁해] ①우리 이미 채권 사본 적 있다: 정기예금과 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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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락의 채권을 부탁해] ①우리 이미 채권 사본 적 있다: 정기예금과 채권
  •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애널리스트
  • 승인 2019.06.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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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에 대한 기본 이해, 3회에 걸쳐 소개
채권, 은행 정기예금처럼 원금+이자 체계
이표는 이자지급 방법, 스프레드는 신용도 따른 알파 이자
공동락 채권 애널리스트
공동락 채권 애널리스트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 애널리스트] 채권과 관련한 교육을 진행할 때 필자가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채권에 투자해 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이다. 다소는 의도된 질문이지만 참석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한결같다. 채권이 너무 어렵고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며 쭈뼛쭈뼛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며, 간혹 투자 경험이 있다고 손을 들더라도 그 인원은 열에 하나 아니면 둘이다.

한마디로 채권 투자의 저변이 넓지 않다는 것으로 채권시장에 상당한 시간에 종사한 필자에게 묘한 승부욕이 발동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필자는 질문을 살짝 바꿔서 다시 묻는다.

은행 정기예금과 채권 뭐가 다를까

여러분들 중에서 은행에 정기예금을 한번이라도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이다. 이에 참석자들은 종전과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며 활기까지 보인다. 뭐 결과는 아시다시피 은행 정기예금은 한번도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필자의 채권 교육은 바로 이 순간부터 시작된다.

은행에 정기예금을 맡기고 나중에 이자와 원금을 받는 것과 채권에 투자해서 이자와 원금을 받는 것이 뭐가 다르냐고 하면 그때부터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도 채권(정확히는 채권과 유사한 구조를 지닌 금융상품)을 사 본 적이 있다는 공감을 보낸다. 이후 강의 분위기는 순탄하다. 난 이미 채권을 사 본 경험이 있고, 그 내용을 강사가 정리해 준다고 생각하면 괜히 편하고 질문도 술술 나온다.

그렇다. 채권은 한마디로 돈을 빌려주고, 빌린 사람에게 추후에 원금에 얼마를 더해 언제까지 돈을 돌려 받기로 한 약속을 증서로 남기는 것에 불과하다. 다만 그 증서가 보다 정교화됐느냐(사실 그다지 더 정교하지도 않음)가 다를 뿐이란 것을 알고 나면 이미 채권 교육이나 강의의 목적은 절반 이상 달성한 것이다.

은행에 가입한 정기예금을 한번 살펴보자. 우리가 은행에 정기예금을 가입할 때 통장(요즘은 인터넷으로 예금을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실물 통장이 없는 경우도 많다)에 인자되는 내용은 크게 3가지다.

가장 먼저 돈을 맡긴 규모가 얼마인지에 대한 것(채권에서는 이를 원금이라고 한다), 그 다음은 나중에 그 돈을 돌려받을 때 얼마의 이율을 더해서 줄 것인지(이자 혹은 금리) 그리고 끝으로 그 돈을 언제 돌려받을 것(만기)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처럼 은행 정기예금으로 시작한 채권 강의에 좀 더 기술적인 부분을 더해보자.

흔히 은행에 정기예금을 가입할 때 가장 보편적인 경우는 1년 정기예금이다. 따라서 1년 정기예금을 기준으로 추후에 가입자가 돌려받는 원금과 이자는 정확히 1년이 경과한 이후에 돌려받게 되는 돈이다. 가입자의 입장에서 보면 1년 동안 그 돈을 소비하지 않은 보상으로 돌려받는 대가가 이자인 셈이다.

채권 이자, 돈 소비하지 않는데 대한 보상

그런데 채권은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 정기예금과 다르다. 물론 1년이 지나고 나서 이자와 원금이 지급되는 채권(1년 이표)도 있지만 현재 국내 채권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은 국채의 경우 6개월 이표, 회사채의 경우 3개월 이표다.

여기서 이표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자를 표해서 지급한다는 의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채권 이표, 이자지급 방법 표시한 것

앞서 정기예금과 같이 1년이 지나서 이자를 지급한다고 할 때 6개월 이표는 1년에 줄 이자를 1/2로 나눠 처음 6개월이 지나고 나서 이자를 지급하고, 나머지 1/2은 그 기한(만기)이 종료된 시점에 지급한다는 의미 밖에 없다. 같은 방법으로 3개월 이표는 1년에 줄 이자를 1/4로 나눠 각각 첫 3개월이 경과한 이후 두번째, 세번째 그리고 네번째인 만기일에 지급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가 발행한 국채 실물.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 실물. 1999년 발행했고 상환이 2019년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1년이 지나서 이자를 지급하는 것과 6개월이나 3개월이 지나서 이자를 지급하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좋을까? 강의가 이 정도로 진행되면 참석자들은 굳이 복잡한 산식이나 계산법을 사용하지 않고 거의 본능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다.

당연히 1년이 지나고 이자를 주는 것보다 앞서 나눠서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훨씬 좋고 이왕이면 그 이표 기간이 더 짧으면 짧을수록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고 느낀다. 비록 적은 이자라도 먼저 돈이 지급되면 그 돈을 다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거창한 표현을 빌리자면 투자자들은 앞서 지급된 이자를 종자돈으로 다시 투자할 수 있는 `복리` 투자의 기회를 확보한다.

이 정도에 이르면 1년에 같은 n%의 이자를 지급한다는 정기예금이나 채권이라도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에 따라 실제로 투자자들이 느끼는 실효수익률은 차이가 날 수 있다.

지금까지 필자는 만기가 1년인 정기예금을 기준으로 이표, 복리 등의 개념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만기를 좀 더 다양화하거나 늘려보자. 은행 창구에 가서 정기예금을 가입할 때 우리는 보통 1년짜리 정기예금보다는 2년이나 3년 정기예금의 금리가 더 높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이를 채권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다시 정리하면 채권은 만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기간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표현으로 대체할 수 있다(금리가 만기가 길어질수록 낮아지는 경우도 최근에는 심심치 않게 나오고는 있으나, 본고에서는 편의를 위해 일반적인 경우로 논의를 한정한다).

그렇다면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주지한 바와 같이 채권이든 정기예금이든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소비하고 싶은 욕구를 참는 대가로 이자를 보상받는다. 따라서 만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욕구도 더욱 커지는데 금리의 기간구조를 보상하기 위해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아진다.

크레딧과 스프레드, 신용도 따른 이자+ α(알파)

다음은 투자자들이 돈을 맡기는 은행(채권으로 말하면 채권 발행자)마다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금리에 대해 알아보자. 보통 은행에 예금을 맡길 때 우리는 이른바 시중은행이라고 불리는 일반적인 은행에 비해 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길 때 높은 금리를 기대한다.

물론 예금을 맡길 때 원리금이 합산해서 5000만원 이하라고 한다면 법적으로 투자자들은 모두 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왠지 모르게 시중은행에 비해 저축은행에 돈을 맡길 때는 금리가 높게 마련인 동시에 저축은행에서 주는 금리가 시중은행과 같거나 혹은 낮다면 굳이 예금을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이같은 행태는 은연 중에 우리가 채무자(여기서는 은행)의 평판이나 신인도 등을 의식해 차별화된 반응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좀 더 그 범위를 확대하면 우리가 국가에 돈을 빌려준다고 할 때(국채 투자) 기대하는 수익과 일반 기업에 돈을 빌려준다고 할 때(회사채 투자)에 기대하는 수익률은 결코 동일하지 않다. 전자(국가)는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준다고 하더라도 후자(일반 기업)는 그보다 높은 금리에 돈을 빌려준다는 것인데, 이는 다름아닌 돈을 빌리는 쪽의 신뢰도(크레딧)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미 국채를 내다팔지 주목받고 있지만, 시장애 내놓는 순간 채권값이 떨어져 자산이 감소하게 되는 모순에 빠져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발행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사진=연합뉴스

 

통상적으로 크레딧은 스프레드로 표시된다. 만일 국채가 n%에 발행된다면 동일한 만기의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은 (n+α)%의 금리를 지불한다고 할 때 채권 발행이 가능한데, 여기서 말하는 α가 바로 크레딧 스프레드다. 또한 크레딧 스프레드는 신용도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는데, 그 과정은 앞서 언급한 평판이나 신인도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은행에 가입하는 정기예금이 일종의 채권이라는 가정 하에 원금, 이자, 만기 등의 기초적인 개념을 확인했고, 이에 더해 이자지급 방식에 따른 이표, 만기에 따라 금리가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금리의 기간구조, 채무자의 신뢰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크레딧 스프레드 등을 살펴봤다. 

다음은 채권 매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 변동의 위험에 대해 언급하도록 하겠다.

● 공동락은 대신증권 Research & Strategy 본부에서 이코노미스트 겸 채권 애널리스트로 재직중이다. 이데일리 채권전문기자로 출발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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