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코드] 제목과 흥행의 함수관계②…색다른 제목으로 주목받은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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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코드] 제목과 흥행의 함수관계②…색다른 제목으로 주목받은 영화들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06.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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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강한 임팩트 영화들, 스케일로 승부하는 영화들
궁금증을 유발하는 기발한 제목들
촌철살인과 과유불급...그 사이에서 흥행이 결정된다
​영화 '대탈주(The Great Escape. 1963)' 사진 스틸 컷​
​영화 '대탈주(The Great Escape. 1963)' 사진 스틸 컷​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원작을 각색했다면 수월할 지 모른다. 제목을 짓느라 고심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각본을 쓴 작가, 감독, 제작사 관계자들 까지 모두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여 만들어낸 제목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의 뜻이 애매모호할 때도 있고 제목으로 상상했던 것에 비해 내용이 시시하거나 실망스럽기도 하다.

어떤 제목들이 촌철살인 혹은 과유불급인지 살펴보자.

 

◆제목은 간결하게 메세지는 정확하게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 나는 고백한다(I Confess, 1953)’는 간결한 제목으로 히치콕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낸다. 그 후 개봉된 나는 결백하다(To Catch A Thief, 1955)’ 원제는 다르지만 국내 개봉 제목은 히치콕 감독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냈다. 같은 제목의 국내 영화로는 남정임 주연에 강수연이 딸로 나오는 나는 고백한다(1976)’가 있다.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 2007)’ 역시 강한 임팩트를 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그리고 공포물의 시즌 여름만 되면 지금도 떠오르는 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I Know What You Did Last Summer,1997)'는 그 속편이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I Still Know What You Did Last Summer, 1998)’ 였고 급이 좀 떨어지는 3나는 항상 네가 지난 여름에 한일을 알고 있다 (I'll Always Know What You Did Last Summer,2006)' 까지 나왔다.

이쯤되면 곰탕도 아니고 우려먹고 또 우려먹은 느낌이다. 1, 2편에 반해 3편은 크게 성공해지 못했다.

공포물도 아닌데 국내 들어와 제목이 바뀐 코미디 영화 '나는 네가 캠퍼스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Tormented, 2009)’도 있다.

 

◆궁금증을 더해주는 제목들…궁금하면 극장으로?

물어보는 건지 감탄문인지 모르지만 관객을 궁금하게 만드는 제목들이 있다.

일본 고전 숙녀는 무엇을 잊었는가(淑女れたか,1937)'. 과연 무엇을 잊었을까.

엘리자베스 테일러,버트 랭카스터 주연의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Who's Afraid Of Virginia Woolf,1966)’는 미국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작품을 각색한 것으로 원제 그대로 번역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는가','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사진=네이버 영화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는가',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사진=네이버 영화

흥행을 거둔 이란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Khane-ye Doust Kodjast?, Where Is The Friend's Home?, 1987)’도 원제를 그대로 번역한 것.

잘 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Gray Matters, 2006)’ 역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지만 독일 코미디 영화 왜 남자는 경청을 못하고 여자는 주차를 못할까?(Why Men Don't Listen And Women Can't Read Maps, 2007)’는 '지도를 못 보는 여자'를 '주차 못하는 김여사로 만들어 버린 찜찜한 케이스.

 

◆임팩트가 이쯤은 되야…지금도 기억되는 제목들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 다이얼 M을 돌려라 (Dial M for Murder, 1954)' 만큼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을까. 이에 영감을 받은 듯한 고(故) 이만희 감독의 다이얼 112를 돌려라(1962)’ 역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역시 히치콕 감독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 1959)’는 지금도 논란이 되는 작품. ‘North by northwest’북북서가 아니라 노스웨스트 항공을 타고 북으로라는 주장이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다이얼 M을 돌려라 라이터를 켜라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다이얼 M을 돌려라', '라이터를 켜라',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사진=네이버영화

 

장항준 감독의 라이터를 켜라(2002)’는 이런 영화들의 고전적 느낌을 살린 제목이고 류승완 감독의 긴 제목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2008)’는 박노식 주연ㆍ감독의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1976)’의 오마주 라고.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사진=네이버영화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사진=네이버영화

 

가장 쇼킹한 제목은 칠레 영화 기관총을 든 미녀의 목을 가져와라(Traiganme la cabeza de la mujer metralleta, Bring Me the Head of the Machine Gun Woman, 2012)’로 원제를 그대로 살렸으나 제목이 너무 오싹하다.

 

영광, 진실, 결투, 복수무게감 있는 단어를 제목으로

주제곡이 MBC ‘주말의 영화시그널로 기억되는 영광의 탈출(exodus,1960)’은 폴 뉴먼, 에바 마리 세인트 주연의 대작이다. 역시 폴 뉴먼의 상처 뿐인 영광(Somebody Up There Likes Me, 1956)’ 멋진 제목으로 기억되는 영화.

설국열차에서 길리엄역을 맡아 열연했던 영국배우 존 허트 주연의 영광의 챔피언(Champions, 1983)’도 밋밋한 제목이 멋지게 변신한 케이스.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에 자주 쓰이는 단어는 진실’. 마돈나의 다큐멘터리 영화 진실 혹은 대담(Madonna: Truth Or Dare, 1991)’은 제목처럼 대담하지만 진실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외 흥행작으로는 토미 리 존스 주연의 남자의 진실(The Executioner's Song, 1982)’, 우마 서먼 주연의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 (The Truth About Cats & Dogs, 1996)’, 애니메이션 빨간 모자의 진실 (Hoodwinked, 2005) 등이 있다.

'싸움'과는 무게감이 다른 결투는 무협영화, 서부 영화 제목에 빠질 수 없다.

고전 중의 고전 ‘OK목장의 결투(Gunfight At The O.K. Corral, 1957)’,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조용한 결투(かなる決鬪, 1949)’, 중국영화 중원대결투(黃河大俠: Yellow River Fighter, 1988)’ 등은 이미 제목에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위 부터 시계방향. '암흑가의 세사람','조용한 결투','복수는 나의 것'.사진=네이버 영화
위 부터 시계방향. '암흑가의 세사람','조용한 결투','복수는 나의 것'.사진=네이버 영화

 

느와르 영화에 빠질 수 없는 단어는 '암흑'과 '복수'.

알랑 드롱이 주연한 암흑가의 세 사람 (Le Cercle Rouge, 1970)’, ‘암흑가의 두 사람 (Deux Hommes Dans La Ville, 1973)’은 원제는 다르지만 연작처럼 제목이 지어졌고 스티븐 시걸의 ‘복수무정 (Hard To Kill, 1990)’, 이경규 주연ㆍ감독의 국내 영화 ‘복수혈전(1992)’은 제목만은 A급이다.

일본 영화 복수는 나의 것(復讐するはにあり,1979)’은 원제 그대로 번역된 반면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2002)’은 미스터 복수에게 동정을(Sympathy For Mr. Vengeance)’로 번역된 것은 흥미롭다.

 

우린 스케일로 승부한다...블록버스터의 선구자들  

1950년대 초 도입된 시네마스코프(일명 와이드 스크린)는 특히 전쟁영화, 액션영화를 더 넓은 화면으로 디테일하게 볼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대작들은 제목부터 스케일이 다르다.  

당대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대탈주 (The Great Escape, 1963)’는 명작의 반열에 올라있고 패튼 대전차 군단(Patton, 1970)',대열차작전(The Train, 1964)’, '알프스 대탈주(Hannibal Brooks, 1969)'등은  국내 개봉 제목이 스케일을 한 단계 올려준 작품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그린 지상 최대의 작전(The Longest Day, 1962)'은 소설 The Longest Day’을 원작으로 한다. 연합군의 상륙에 대비하던 독일 롬멜장군이 상륙 24시간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그 날이 모두에게 가장 긴 날이 될 것'이라고 말한데서 인용된 제목이라고. 개봉 당시엔 일본 제목 '사상최고의 작전'이었다.

어린이 관객을 위한 영화들은 일단 대소동이 일어나야 한다.

바나나 대소동(Going Bananas, 1987)’, ’크리스마스 대소동(National Lampoon's Christmas Vacation, 1989)’, ‘꿀벌 대소동(Bee Movie, 2007)’ 등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단어를 제목으로 하여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들.

그런데 가장 긴 영화제목은 무엇일까? 기네스북에 오른 가장 긴 제목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코미디 영화 "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1964)’로 알려져 있는데, '인터넷 무비 데이터 베이스(IMDb)' 사이트에는 연작으로 나온 좀비 영화 'Night of the Day of the Dawn....'이 가장 긴 제목으로 랭크되어있다.

전체 제목은 'Night of the Day of the Dawn of the Son of the Bride of the Return of the Revenge of the Terror of the Attack of the Evil, Mutant, Hellbound, Flesh-Eating Subhumanoid Zombified Living Dead, Part 3 (2005)' 

국내영화로는 남기웅감독의 대학로에서 매춘하다 토막살해 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라고 한다.

반면 IMDb 사이트에 올라온 가장 짧은 제목은 'B(2015)'라는 스페인 범죄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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