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반등 어려울 것...미국 원유생산 증가로 공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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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반등 어려울 것...미국 원유생산 증가로 공급 확대
  • 최원정 글로벌에디터
  • 승인 2019.06.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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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본격화 할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도
원유를 채굴하는 미국의 유전.
원유를 채굴하는 미국의 유전.

 

[오피니언뉴스=최원정 글로벌에디터]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며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원유 재고는 늘고 있어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경기둔화로 수요는 줄지만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늘면서 공급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정책을 연말까지 이어가려는 움직임이지만 유가는 하락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역전쟁 장기화로 경기 둔화가 본격화할 경우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0.73달러(1.4%) 떨어진 53.26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도 1달러(1.6%) 떨어진 62.29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4월말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완전히 금지하면서 브렌트유는 70달러를 훌쩍 넘기고 WTI 역시 70달러를 눈 앞에 뒀지만 다시 50~60달러선으로 내려앉았다. 한 달여만에 15% 가량 하락한 것이다. 

현재 국제원유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다. 에너지 연구기관인 라이스타드 에너지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연말까지 하루 1340만 배럴선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 원유생산량은 하루 1250만 배럴로 추정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전인 페르미안이 위치한 텍사스의 하루 생산량만 연말까지 50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서부 텍사스의 페르미안 유전을 중심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베네수엘라 정정불안과 이란 제재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이 촉발시킨 경기 둔화 가능성까지 겹치며 하반기 추가저인 유가 하락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모임인 OPEC+는 6월말까지 하루 120만 배럴의 원유 생산량 감축 목표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연말까지 연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산 원유 금수제재 유예 불가를 발표한 후 급격한 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에 협조를 구하겠다며 OPEC에 증산 압박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은 당시 유가 상승은 일시적일 수 있다며 증산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실제로 한 달만에 유가가 안정세를 찾으며 OPEC+는 감산 조치를 6개월 연장해 연말까지 이어가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합의한 120만 배럴 감축 조치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러시아가 감산 연장에 찬성하지 않는 모습이다. 유가가 국가재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동 산유국들과 달리 러시아는 미국이 공급을 늘려 원유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을 더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아라비아의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감산을 결정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는 “향후 5년간 페르미안 유전이 글로벌 원유 공급 증가의 핵심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스타드 역시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2020년말에는 하루 1430만 배럴로 2008년의 세 배 가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유가가 크게 떨어질 경우 생산량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과 반대로 OPEC의 생산량은 계속 줄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하루 생산량이 2990만 배럴로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경기 지표가 유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유가를 움직였던 지정학적 리스크는 미국 원유 생산량의 증가세로 인해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무역전쟁 장기화 등으로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어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경우 현재의 50~60달러 선도 무너질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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