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리포트]美 증시'식물성고기'바람...'비욘드미트' 한달 새 4배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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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리포트]美 증시'식물성고기'바람...'비욘드미트' 한달 새 4배 폭등
  • 권혜미 뉴욕통신원
  • 승인 2019.06.04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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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버거패티 제조업체...상장 첫 날 25달러→80달러로 직행
"식물성 고기, 기존 육류 대체하긴 역부족" 의견도 나와

[오피니언뉴스=권혜미 뉴욕통신원] 햄버거를 먹는 상상을 해보자. 불맛을 먹으믄 육즙 가득한 패티를 베어물자 느껴지는 감칠맛, 촉촉한 고기 촉감과 풍미가 느껴지는가. 고기 버거 광고가 불러일으키는 이미지와 나레이션을 그대로 재현한 식물성 고기(plant-based meat)기업들 실적이 올 들어 급신장 하고 있다.    

지난 달 초 뉴욕 증거래소에 비욘드 미트 (Beyond Meat)라는 식물성 버거 패티, 소세지 등, 콩으로 만든 식물성 고기 생산 업체가 주식을 상장해 2억 4000만 달러 (2조 8000억 원)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소고기 맛을 완전하게 구현한 식물성 고기 제조 회사에 등장에 투자자들도 열광했다.

주당 25달러에 시작한 비욘드 미트는 상장 첫날 8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그 이후 5월 한달 동안 비욘드 미트의 주가는 상장일 대비  4배나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시장 가치를 50억 달러(약 6조원)로 추산하고 있다.

유사 혹은 대체 고기로 불리는 식물성 고기 패티가 미국 햄버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돼 한달새 주가가 4배나 급등한 식물성 햄버거 제조업체 '비욘드 밋'의 제품 광고. 사진=비욘드 밋 홈페이지 캡쳐. 권혜미 뉴욕통신원.
유사 혹은 대체 고기로 불리는 식물성 고기 패티가 미국 햄버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돼 한달새 주가가 4배나 급등한 식물성 햄버거 제조업체 '비욘드 밋'의 제품 광고. 사진=비욘드 밋 홈페이지 캡쳐. 권혜미 뉴욕통신원.

3년 전에 홀푸드(Wholefood)를 통해 등장한 비욘드 미트는 버거킹과 협업을 통해 세이트 루이스 매장에서 테스트를 해본 결과, 전국 평균 보다 18% 높은 매출액을 발표했다. 또 캐나다의 팀 홀튼 (Tim Hortons)과 미국의 델 타코 (Del Taco) 등 레스토랑 체인에 식물성 고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정통 패스트푸드업체, 식물성고기 대열 합류   

채식주의자들의 증가와 건강상의 이후로 육류 섭취를 줄이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콩이나 두부 등을 원료로 만든 식물성 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고기 생산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문제 의식이 공론화된것도 식물성 고기 수요 급증에 일조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 가스의 14.5%가 육류 생산에 의해 발생하고 있고 이 중 쇠고기의 생산은 식물성 식품의 생산보다 온실 효과 증가에 최대 100배 가량 더 영향을 주고 있다.

비욘드 미트에 따르면 자사의 식물성 고기 생산 시 실제 소고기 패티 생산 때보다 물을 99% 적게 사용하고, 온실 가스 생산은 90% 줄어든다.

식물성 고기 시장이 커지는 것을 대형 식품 업체들이 가만 두고 볼리는 없다. 켈로그와 네슬레(Nestlé)와 같은 대형 식품 업체도 식물성 고기 브랜드를 앞다퉈 출시를 시작했다. 네슬레는 캘리포니아 기반의 스윗 어스 (Sweet Earth)라는 회사를 지난 2017년 인수해 올해 가을 미국 시장에 어썸 버거(Awesome Burger)라는 식물성 고기 패티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월스트리저널은 지난달 31일 ‘식물성 고기 시장의 성장세가 지난 몇년 동안 우유 대체제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닮아 있다’고 보도 했다. 과거에 채식주의자와 락토스를 소화 시킬 수 없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던 아몬드나 캐슈넛 우유같은 우유 대체제가 2004년에는 전체 미국 우유 시장의 6% 밖에 안됐지만 2018년에는 15%로 성장했다.

현재 미국의 고기 대체제 시장은 전체 육류 시장의 5% 정도지만 10년 안에 4백 억 달러 정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바클레이 은행도 식물성 기반의 고기 시장은 향후 10년 안에 전 세계 고기 시장의 10%인 1400억 달라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마켓 리처치 회사인 유로모니터 (Euromonitor)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비욘드 미트는 미국 육류 대체제 시장의 2% 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의 거대 식품회사인 켈로그가 소유한 식물성 고기 브랜드 모닝스타(MorningStar)는 미국 시장의 17%를 차지하지만 2013년 33%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또 다른 식품 대기업인 크레프트 하인즈(Kraft Heinz) 브랜드 보카(Boca)는 2013년에는 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4%로 줄어 들었다.

기존의 냉동육이 아닌 냉장고에 보관하는 신선 식품 영역에 상품을 공급하는 유통 방식과 육고기 맛을 비슷하게 구연하는 혁신적인 상품 경쟁력으로 비욘드미트를 포함한 새롭게 등장한 스타트 업에 기존 대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해 식품 기업인 코나그라 (Conagra)가 인수한 가데인 (Gardein)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 가데인은 지난 2013년 미국 육류 대체 시장의 6%의 점유율을 보였으나 2018년에는 11%로 볼륨을 키웠다. 가데인은 소고기 맛을 내는 버거 패티, 한국식 치킨윙, 비건 스테이크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실리콘벨리에서 시작된 임파서블 푸드 (Impossible Food)의 활약도 눈에 띈다. 지난 2011년 7500만달러의 투자금을 받았던 임파서블 푸드는 지난달 24일 3000만 달러 투자를 추가로 받았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 회사는 렌딧 창업자 알렉시스 오하니언(Alexis Ohanian), 가수 제이 지(Jay-Z)와 케이티 페리(Katy Perry), 테이스 선수 세레나 윌리암스 (Serena Williams)와 같은 건강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유명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이끌어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케이티 페리는 지난 메트 갈라쇼에서 임파서블 버거 직원 유니폼 의상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임파서블 푸드는 미국 패스트 푸드 체인인 버거킹과 화이트캐슬에 버거 패티를 납품하고 있다.

식물성고기, 기존 시장 판 뒤집긴 '역부족'  

그렇다면 식물성 고기 시장의 약진이 실제로 육류 시장에 타격을 줄까.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식물성 고기처럼 대체 고기를 홍보하는 비영리 단체인 Good Food Institution의 애널리스트 작 웨스톤(Zak Weston)은 “개도국의 식생활이 서구화 되면서 지난해 전 세계 육류 소비가 되려 증가했다”고 말했다.

VOX 뉴스에 따르면 미국인의 32.9%로는 식물성 고기의 소비를 적극적으로 원한다고 응답한 반면 여전히 23.4%로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식물성 고기가 유행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육류를 대체하기에는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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