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미중 무역갈등에 대체 투자로 주목...'디지털 금(?)'
상태바
비트코인, 미중 무역갈등에 대체 투자로 주목...'디지털 금(?)'
  • 최원정 글로벌에디터
  • 승인 2019.05.31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피니언뉴스=최원정 글로벌에디터] 비트코인이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5월초 타결을 눈 앞에 둔 듯 했던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며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새로운 대체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5월 들어서만 60% 이상 상승하며 30일(현지시간) 908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에 비해서만 두 배 가량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5% 가량 떨어졌다. 

비트코인 5월 시세 추이.
비트코인 5월 시세 추이.

 

비트코인은 2010년에서 2017년까지는 1000달러 선에서 머물렀지만 2017년 2000% 가량 폭등하며 2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2018년에는 폭락해 400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이처럼 어마어마한 변동성을 보여준 리스크가 큰 자산이지만 최근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가 커진 시점에 위험자산을 대체할 ‘안전 자산’으로 각광받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 안전자산인 금이 강세를 보여주는 것처럼 위험자산에 몰려있던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에 중국 위안화 약세가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의 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바트 스미스 서스퀘하나(Susquehanna)의 디지털자산 부문 대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헤지 수단으로, 또는 중국에서 자금을 이동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유입된다는 분석했다. 

물론 아직까지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으로 원활하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도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디지털 시장의 금과 같은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암호화폐 거래은행인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비트코인은 결제 수단이 되지 못할 것이다. 단지 금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커런시 그룹의 배리 실버트 최고경영자(CEO)도 “과거에도 위기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했다. 브렉시트 발생시 비트코인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각광을 받으면서 기존 자산운용업체들도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다시 확대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시장에 적극적이었던 피델리트는 자회사인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Fidelity Digital Assets)을 통해 기관투자자 고객들을 위한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여전히 지배적이다. 암호화폐 전문 운용사인 비트와이즈(Bitwise)는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물시장에서 비트코인 거래량 95%가 허위”라고 주장했다. 

닥터둠으로 불리는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는 지난 5월 한 토론회에서  “비트코인은 암호화폐라는 이름으로 불릴 자격조차 없다”며 “모든 거품의 어머니이자 아버지”라고 비판했다. 

바트 스미스는 “암호화폐는 리스크가 크고, 그만큼 수익도 큰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당신이 그 리스크를 이해하고 있고, 수용할만큼의 리스크를 감당하고 있는가이다”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