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퀀텀점프?...몇가지 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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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퀀텀점프?...몇가지 변수들
  • 문주용 기자
  • 승인 2019.05.31 11: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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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채형석 부회장, 인수가 무리하게 부르지 않을 듯
안재석 대표, 올해초 "그룹 퀀텀점프 위해 실질적 투자 늘릴 것"
인수금액과 조건, 경쟁자, 호남지역 정서 '변수' 많아...PE 참여도
매각 시기, 금호산업 일정보다 늦춰질 가능성 적지 않아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기 위해 국내 1위 LCC(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을 자회사로 둔 애경그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29일자에서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조만간 삼성증권을 인수합병(M&A)주관사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와관련,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관계자는 "아직 그 단계까지 가진 않았다"며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 1위인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준공한 애경그룹 통합사옥. 준공식에서 안재석 AK홀딩스 사장은 '그룹의 퀀텀점프'를 천명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준공한 애경그룹 통합사옥. 준공식에서 안재석 AK홀딩스 사장은 '그룹의 퀀텀점프'를 천명했다. 사진= 연합뉴스

 

 채형석의 '자전거'와 안재석의 '퀀텀점프' 가시화하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국내 2~3개 대기업중 가장 먼저 거론됐던 애경그룹이 마침내 움직임을 가시화한 것으로 투자시장에서는 관측했다. 

그동안 애경그룹은 두가지 점에서 인수가능성이 점쳐졌다.

먼저 과거 기업재무구조개선 약정(MOU) 체결로 인연을 맺었던 산업은행과 특별한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부진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애경그룹의 참여를 독려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이는 애경이 그리 서두를 필요가 없는 이유다.

또 하나는 LCC입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이라는 국적 항공사를 인수, 국내 2위 항공사로 도약할 절호의 호기를 놓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항공사업이 노선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제산업인 만큼, 대형 국적항공사 도약에 필수인 장거리운항노선을 받아내기 쉽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이 건재하다면 추가노선 확보는 더 어렵다. M&A를 통한 퀀텀 점프 전략을 수립했다면, 인수전 참여를 서두를 수 밖에 없다. 

시기상 움직일 때가 되긴 했다. 금호산업이 한영회계법인을 통해 내달말까지 실사를 거치면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7월중 투자설명서(IM)을 발송한다는 일정이다. M&A주관사를 통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수희망가를 산정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애경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에는 M&A전문가로 꼽히는 안재석 AK홀딩스대표이사가 실무적인 작업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머리속엔 이미 인수가격과 인수후 시너지효과가 그려져 있을 터.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사석에서 "가격이 맞다는 안할 이유는 없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자신감 이면에는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와 안재석 AK홀딩스 대표의 전략기획능력과 안목을 크게 신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채 총괄부회장은 과거 임원들에게 "자전거를 모는 것처럼 기업은 한순간이라도 멈추면 쓰러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채 부회장의 매제인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법정 대응으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만큼, 이석주와 안재석 양 대표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 채형석 총괄부회장. "자전거를 모는 것처럼 기업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임직원들에 강조한다. 사진= 연합뉴스
애경그룹 채형석 총괄부회장. "자전거를 모는 것처럼 기업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임직원들에 강조한다. 사진= 연합뉴스

애경그룹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앞으로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며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오겠느냐"라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적으로 지휘할 안 AK홀딩스 대표가 주목받는 것은 그의 이력때문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삼성증권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삼성증권 차장으로 있다가 2006년께 애경그룹의 AK네트워크로 옮기면서 애경맨으로 변신했다. 그룹 자회사인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을 거쳐 그룹에 신설된 기획조정실로 옮긴후 ▲분당 삼성플라자 인수하고 다시 재매각하는 과정 ▲제주항공과 애경산업의 증시 상장등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는데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지난 2015년말 AK홀딩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2016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2017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1년마다 승진하는 등 이 제주항공대표와 함께 채 부회장의 전폭적 신임을 받고 있다. 

채 부회장과 함께 지주사 대표이사인 안 대표는 지난해 8월 AK그룹 통합사옥 '애경타워' 완공식에서 애경그룹의 '퀀텀점프'를 강조했다. 기업이 M&A나 혁신을 통해 비약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물리학에서 온 용어다. 그는 "젋고 활기찬 공간에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임직원이 역량을 발휘해 애경그룹의 퀀텀점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초 그룹 임원워크샵에서 또 한번 '퀀텀점프' 화두을 꺼내 예사롭지 않은 결의를 보였다. 안 대표는 “애경그룹이 퀀텀점프하려면 실질적인 투자를 늘리고 인력을 보강하는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안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퀀텀점프' 기회로 생각진 못했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내파(內破)중인 것을 발견하진 못했을 것이다. 당시만해도 '퀀텀점프' 화두는 동남아 지역에 있는 크지 않은 저비용 항공사 인수를 염두에 뒀을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느닷없이 찾아온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퀀텀점프'의 기회를 지켜만 볼 리 없어 보인다. 그룹오너인 채 부회장의 '자전거론',  안재석 대표의 '퀀텀점프론'는 이제 구체적인 목표를 향하고 있다.  

애경그룹, 제일 강한 인수후보 될까

채 부회장은 그러나 '짠돌이'로 알려져있다. 대외관계에서도 다방면의 사교를 즐기지 않고 허투루 돈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격이 맞으면 봐야지"라는 발언에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격을 얼마에 제시하느냐에 달렸다는 입장이 감지된다.

애경그룹의 자금능력은 크게 문제될 것같지 않다. 자회사인 제주항공은 지난 연말 현재 현금및 현금성자산 2227억원을 들고 있다. 상장후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그대로 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룹의 또다른 주력사인 애경산업 역시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 등으로 현금성 자산을 1300여억원을 쥐고 있다. 지주사인 AK홀딩스도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으로 현금성 자산을 5114억원이나 들고 있다. 여기에 올해말 EBITDA(이자·법인세전 영업이익)는 ▲AK홀딩스 4410억원 ▲애경산업 1008.8억원 ▲제주항공 2442.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이고, 최근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으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프라이빗에퀴티(PE)와 컨소시엄을 형성한다면 무리한 인수참여는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에 그룹의 모든 현금을 동원해선 안되지만, 자금 능력이 부족하다 말할 정도는 아니다. 투자시장내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격이 1조원 가량일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한 얘기다.

투자시장 관계자는 "애경이 단독으로 매각 지분 100%를 전량 인수하겠다고 한다면 부담스럽겠지만 PE와 함께 인수하려 한다면 충분한 자금 규모"라고 평가했다.

컨소시엄 인수방식이라면, PE쪽에서 재무적투자자(FI), 애경그룹이 전략적투자자(SI) 역할을 맡아 각각 60~70%, 30~40%씩 자금 출연한 후, 3년뒤에 FI가 SI에 지분을 매각하는 우선매수 풋콜옵션 조항을 두면 된다. 3~4년뒤에는 깔끔하게 정리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벌어서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면 된다.

금융당국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사전 시나리오가 없을까. 투자시장에서는 '호남지억 정서'를 감안한 시나리오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지원을 결정하던 4월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이동걸 산업은행회장이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사전 시나리오가 없을까. 투자시장에서는 '호남지억 정서'를 감안한 시나리오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지원을 결정하던 4월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이동걸 산업은행회장이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금융당국, 다른 시나리오 없을까...또다른 '진성 후보'는  

애경이 인수에 성공하기에 쉽지 않은 배경도 있다.

먼저 '특혜' 시비다. 금호산업 뒤에 있는 산업은행과 인수희망자는 이 논란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 시비를 잠재우려면 비싼 가격에 팔아야 한다. 매각자측에서 더 많은 인수후보를 띄워서 가격경쟁을 시키고, 인수희망자는 '특혜'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일정한 가격 부담은 각오하는 것이다. 

또다른 부담은 비즈니스 관점이 아닌 '정치성'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호남지역 대표기업이라는 각인이 분명한 만큼, 호남지역 정서가 비호남 인수희망자에게 마음을 열어줄지 의문이다. 애경그룹을 포함해 인수후보들이 예민해 하는 대목이다.

투자시장 관계자들은 이 부분을 가볍지 않게 본다. 한 관계자는 "내년이 총선인데, 호남지역에서 반발하는 정서가 생기는 약재를 만들까 싶다"며 "그래서 시장에서는 산업은행뒤에 당국의 시나리오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애경은 그룹 성장사에서 가볍지 않은 정치 수난을 겪은 바 있다. 그 이후 정치권과 말도 섞지 않을 만큼 극도로 조심해왔다. 애경그룹에 있어 '정치적 논란'은 가장 부담스런 이슈다.

PE의 참여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정적 시각도 변수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서 자꾸 대기업 인수후보 가능성을 띄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다른 투자시장 관계자는 "PE가 인수, 회사를 구조조정해서 인력을 감축시킨 후 3년뒤에 재매각하는 결과를 원치 않는 것으로 안다"며 "때문에 대기업이 나서길 선호한다는데, 요즘 토종 PE들은 인력감축보다는 'Value Add'를 통해 재매각하는 사업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어 PE 참여를 봉쇄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 PE간 컨소시엄 구성방식은 특혜시비, 정치적 논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시장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시각은 일정상 7~9월 1차 입찰에서 인수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1차 입찰에서 산업은행과 금호산업 등 매각자측이 높은 가격 조건을 제시할 것인 반면, 인수희망자는 부채 탕감을 전제로 요구할 것이란 예상이다. 한두차례 입찰 무산후 제 가격이 형성될 즈음 '진성 후보'도 드러날 전망이다. 

그때 애경그룹이 진성후보중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까. 조심스럽지만 '더 센 후보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이 알려진 것보다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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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항공사 2019-05-31 14:40:48
가격이싸면 대한항공 아시아나도 저가항공이다
고로 저가란 가격이 저렴하단의미고

항공사구분은 FSC와 LCC로 나뉘고
세부내용알고싶음 공부해라 해서 남주냐?

LCC (저비용항공사)라고 꼭 FSC (풀서비스)
항공사보다 운임이 싸야될 이유는 없다.
그이유는 항공요금은 다양한 상황에서 탄력적
융통성있게 요금제를 운용하기 때문이다.
예매시기,공석발생,이벤트등등

명확한건 LCC가 FSC의독과점해소 상호경쟁
요금합리화로 거품빼고 가성비 높이고
요금안정에 기여하고있다는 중요한사실이다.

항공용어정리 2019-05-31 14:43:01
기자야
●가격 항공요금구분 : 저가 /고가 ...
●항공사구분: FSC 풀서비스/ LCC저비용
(그리고 해외 미국등의 예로 사우스웨스트같은 LCC도 엄청나게 큰 대형항공사? )
●국적기는 대한민국 항공사 면 전부 국적기
●항공사규모: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FSC 댄공과 아시아나가 대형항공사로 불리는데?
아니다 미국등 LCC항공회사가 규모가 엄청난
대형항공사도 있어
비행기 기단종류 와 크기보다 보유대수등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언론 보도관련 전문가들이 좀 공부와 노력으로 용어사용
신중 신뢰를